어느 영화잡지를 읽다가 요사이 가장 잘나간다는 시나리오 작가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서른 근처에 그는 막노동 판에 나가 아무 생각도 없이, 아무 미래도 없이 노가다 판에서
일을 했답니다. 그 바닥에서 뼈가 굵은 노인들과 소주를 사발로 들이키며 허름한 인생의 바닥을
들여다보았답니다.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인생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가만히 한번 지켜보았던 것 같다고...'


나 또한 요사이 내 인생이 과연 어떻게 진행될까?
이 화두는 젊을때나 나이든 지금까지도 변함이 없는듯 싶습니다.
모든 일손을 놓고 가만히 내 시간들을 들여다 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잔인한 4월은 어김없이 내게 생각의 혼란과 무능함을 깨우쳐주는군요.
지금 내게 작은 문제가  생기기도 했지만 그 문제와 관계없이 가끔은 이런 생각들을 통해
자신에게 더 많은 것들을 요구하고 이행 하고자하는 나의 채찍질하는 방법이기에
이글을 읽으시는 블러그 친구분들  혹시 하는 생각을 하실까봐 넋두리 처럼 말을 잇습니다.


하지만
내가 원했던 삶을 살아가지 못하는 것은 두고두고 피곤한 일이라는 걸 알면서도
아직은 아니라고, 좀 더 지켜보자고 내안의 누군가가 속삭입니다.


사실,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원치 않는 삶을 사는 사람보다 열두배는 더 고생하고 스무배는
더 노력해야 한다던 어느 여성 영화감독의 말이 목에 턱턱 걸려들기도 합니다.
젊은 시절부터 시간을 아껴 지겨운 공부를 반복했던 친구들에 비하면나는 그리 노력 없이도
별 탈 없이 그럭저럭 잘도 흘러 왔습니다.


직업 선택이 잘 되었던 잘 못되었던 나름대로 그 분야에 한 일가를 이루고 나름의 전문가라
생각하며 잘 살아온 한 평생이였으니.. 그리 후회도 없습니다..
그러니 누군가, '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군... 정신차려!' 하고 죽비로 뒤통수를 사정없이
갈겨줬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사는 게 세상 탓이기 보단 내 스스로의 탓일 공산이 큽니다.
네온처럼 확실한 불빛을 내쏘으며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지도 못하며 먼지들에 가린 별처럼
보는 사람 없어도 제 빛을 발하며 묵묵할 줄도 모르는. 제길... 아까보다 더 내 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레이 브라운이  아주 오래전에 국내에서 공연을 했다 하더군요. 못가본게 아쉽기는 하지만...
그는 찰리 파커와 디지 길레스피, 마일스 데이비스와 공연했으며,
그 유명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멤버였고 엘라 피츠제렬드의 남편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재즈 역사의 후반부 동안 언제나 재즈의 중심이었고 이름 있는 연주자들은 누구나 다 한번쯤은
그의 베이스를 배경으로 발을 구르고 어깨를 들썩여 보았을 것입니다.


풍만한 덩치와 풍부한 음색, 넉넉한 웃음과 공간 가득한 유머스러움까지.
제몸처럼 악기를 연주하고 다른 연주자들을 받쳐주고 밀어주고 다독여주는 그의 손가락.
상상해 보건데... 그의 손가락을 '개구리 발바닥' 아니, '개구리 손바닥'처럼 생겼다고
말해야 할것 같습니다.


앞으로 베이스 연주자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그의 손가락이 얼마나 개구리와 닮았나는
보아둘까 싶을 지경입니다. 어쨌든 베이스 위에서 춤추던 그의 손가락은 오래도록
기억되지 않을끼 싶습니다. 오늘 뮤직에세이의 추천곡은 오래 전부터 사랑했던 음반인데
레이 브라운의 베이스가 손에 잡힐듯이 들리는 음반입니다.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앨범보다는 이 음반에서 그의 연주가 더 두드러집니다.
재즈가 얼마나 흥겹고 즐거운지 알게 해줄 음반이라 자신합니다.
밀트 잭슨은 가장 유명한 비브라폰 연주자 - 비브라폰은 커다란 실로폰처럼 생겼어요 - 중에 하나입니다.


그 유명한 MJQ(Modern Jazz Quartet)의 중심인물이었으며 현존하는 재즈의 거장 중에 하나입니다.
레이 브라운과 마찬가지로 이름난 연주자 중에 그와 더불어 공연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거에요.
저는 특히 어깨가 들썩여지고 발을 구르게 되는 첫번째 곡과 마지막 수록곡을 좋아합니다.


누군가에게 제가 좋아하는 곡을 테잎에 녹음해 선물해 준다면 마지막 수록곡은 이 앨범의
여섯번째 곡 'THAT`S THE WAY IT IS '가 될 것입니다. 밀트 잭슨이 연주 말미에 멤버들을 소개해 주며
마지막에 인사를 하거든요.

 

** THAT`S THE WAY IT IS -

MILT JACKSON QUINTET featuring RAY BROWN

 

 

 

 

시간이 날때면 만화책을 많이 보는데 가끔은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만화를 다시 한번
볼때가 있습니다. 최근에 이현세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다시 한번 봤습니다.
15권짜리 새 판형으로 나온 거였는데 별 기대도 없이 봤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만화이기도 하고 젊은시절 달달 거리며 외우다싶이 해서 말 입니다.
공포의 외인구단에 나오는 대사의 백미라면 바로 이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초등학생 오혜성이 엄지에게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라고
말할 때는 지금의 감성으로는 조금 받아드리기 힘든 어의없음을 솔직히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콩알딱지만한 것들이 나도 못해 본 말을... ㅡㅡ;;;
나이가 들어 다시 보니 감성적으로 조금 다르게 느껴짐은 어쩔수 없나봅니다.
어릴때 볼때는 그리 멋진 말이더니.. 애효~~


하지만 읽고 있자니 과연 대단한 만화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만화가 나온 건 그 엄혹한 1980년대 초반이었는데 이런 만화는 그 이전엔 당연히
없었고 그 이후에도 찾기가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다른 만화와는 전혀 다른데 모두들 전혀 다른 이중성을 지니고
있으며 모두들 컴플렉스에 헉헉 대고 무언가에 끊임없이 집착하며 또한 배신을
밥 먹듯이 하고 질투의 화신들이고 승리를 위해 온갖 치사한 짓들도 하고 하여간
모두들 반쯤은 미치광이들로 보입니다.


다른 만화와는 다르게 공포물도 아니면서 읽다보면 오싹하기도 하고 비극적 결말이
손에 잡힐 듯이 보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우리 다같이 죽자' 그러는 거 같습니다.


80년대 중반쯤에 영화도 만들어지고 노래로도 만들어지고 해서 까치의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라는 말이 연인들 사이에 유행어처럼
돌아다녔는데 실재 만화를 보면서 오혜성의 그 말을 듣고 있자면 등골이 오싹해 집니다.


광기어린 눈으로 쏘아보며 이미 결혼한 여자에게 그런 말을 하는 걸 우리들은 흔히
병적인 집착이나 혹은 스토커라고 부릅니다.
한마디로 까치는 내가 예전에 기억하고 있듯이 언제나 멋지고 여자를 무지 사랑해 주고
공도 잘 던지고 기타도 잘 치고 쌈도 무지하게 잘하던 그 까치가 아니었습니다.


내가 본 까치는 무지막지한 스토커일 뿐이었습니다. ㅡㅡ;;;
나이가 들어간다는건 그만큼 세상과 더불어 산다는 얘기의 반증일까요..?
순수하게 봐져야할 글의 대목에서 난 왜 그런 생각들이 떠올랐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여간 이런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이런 결말로 끝나는 만화를 보는 건 쉽지 않습니다.
한국 만화에서는 특히 그런데 이런 캐릭터와 분위기와 결말을 어떤 사회적 상황과
연결시켜야만 설명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암울한 분위기는 군사정권이라는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듯하며 예정된 파멸은
얼핏 그 군사정권의 몰락을 암시하는 듯 합니다.
대표적인 예로 외인구단의 감독으로 나오는 손 감독은 강함과 승리만을 신봉하는데
특유의 군바리 정신으로 밖에 난 볼수가 없었습니다.


외인구단의 훈련도 야구에 관한 건 별로 없고 삼청교육대 에서나 볼 수 있는
지옥훈련들이 었습니다. 절벽을 기어오르고 떨어져 내리고 발에 족새를 차고
모래사장을 뛰어 다니고 채찍으로 맞으면서 그들은 외인구단이 된것 이였으니 말입니다.
하여간 그들은 야구를 잘하기 위해 야구와는 전혀 관계 없는 것들만 잔뜩 골라
고생을 실컷 하고 갑자기 야구의 도사들이 되는 거였습니다.


복잡한 캐릭터의 양상은 당시군사정권의 일반 시민들의 복잡하고 착잡한 심리상태를
보여주는것도 같습니다. 그당시만해도 옳은 소리 한다고 잡아가는 세상이었으니
속에선 울화가 치밀고 소주라도 한잔 들이키면 무언가라도 때려부숴야 속이 시워해지는
그런 시절이었을 때니 충분히 그런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땡뉴스에 늘 주인공처럼 훤한 라이트 하나 달고 나오던 전두환이가 대통령이었던 시절이였으니..
말로 다할수 있겠습니까?


하여간 공포의 외인구단은 이래저래 의미심장한 만화고 한국의 만화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문제작인 것은 틀림 없는 거 같습니다. 팔십년대는 거쳐온 나나 여러분들은 아마 그 누구도
까치와 엄지의 '난 네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거 같습니다.


근데 왜 내가 이렇게 만화 얘기를 장황하게 하는 걸까요?
내가 멀 안다고... ㅡㅡ;
하여간 나이들면 는 자기 일도 아니면서 참견도 많아 집니다.


늙으면 꼭 새벽잠이 없어지는것 처럼 말 입니다.
하지만 뭐, 더 이상 재미있는 것을 찾을게 없고 옛날 생각도 나고 그러신다면
이현세의 이 만화책을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흠... 엉뚱한 만화 얘기를 하다 정작 하고픈 얘기를 소홀히 다루는듯 싶습니다.
만화하니깐 애니메이션이 생각나고 애니메이션 하니깐 또 미야자키 하야오가 생각나고
또 '센과 히치로의 행방불명'도 생각나고 예전에 해적판으로 봤던 그의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며 '붉은 돼지'며 코난이며 토토로며 하여간 동글동글하고 재미나던
그의 캐릭터들이 잔뜩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바로, 아주 당연하게도, 데이브 브루벡 콰르텟의 이 앨범이 생각 납니다.
초기의 디즈니 에니메이션은 백설공주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동화들을 영상으로
옮기는 작업을 했었는데 그 에니메이션들은 또한 아주 멋들어지고 근사한 음악들을
배경으로 깔고 전개되었습니다.


이 음반은 한창 잘나가던 데이브 브루벡이 그 디즈니 영화의 스탠다드 곡들만을 뽑아
하나의 앨범으로 녹음한 것 입니다. 트랙의 리스트를 보면 알겠지만 곡의 제목만 봐도
괜히 행복해지고 가슴이 설레곤 합니다. 여성분들이 누구보다 더 좋아할 거 같은데


Someday My Prince Will Come...이라는
제목 하나 만으로도 여성분들은 벌써 달콤해졌으리라 생각이 드는데요?... ^^
음악은 더 달콤하고 매력적이며 흥겹고 아름답습니다.
조금쯤 가볍고 봄바람처럼 살랑살랑 대는 재즈를 찾고 계시다면 이 음반을 들어보기를
강력하게 권합니다. 더 이상의 훌륭한 선택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아, 데이브 브루벡에 대해서 잘 모르신다면 조금 오래됐습니다만 
KTF 광고를 기억해 한번 해 보세요. 하긴 KTF없어진지가 오래되어 기억이 안나신다면 어쩔수없지만...
왠 젊은이가 롤러브래이드를 타고 거리를 달립니다.
중년의 아저씨는 그런 그를 보며 인상을 찌푸리고 나중에 알고보니 그는 거래처의 사장이더라...
뭐 이런 광고였는데 그 광고에 쓰였던 멋들어진 음악은 데이브 브루벡의 'TAKE FIVE'라는 곡으로
"TIME OUT"이라는 앨범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재즈 역사에 남는 기록적인 히트반인데 재즈에서 최초로 5/4 박자를 시도한 음반으로
이름 높습니다. 라이너 노트의 첫 문장은 아마 이렇습니다.
'아마도 외계인들이 지구에 와서 재즈를 듣는다면 재즈라는 음악은 전부 4/4박자 인줄로만 알 것이다
' 뭐 이런... 그만큼 재즈에서 4/4박자는 보편적이라는 말이 되겠습니다.


어쨌든 데이브 브루벡은 재즈계의 슈퍼 스타 중에 한명이고 그의 음악은 보통 쿨 재즈로분류 됩니다.
상당히 차분하면서 정교하고 예술적이면서도 대중적 입니다.
데이브 브루벡과 오래도록 그의 사이드맨이었던 폴 데스먼드의 색소폰 소리도 같이 들어 보았으면 싶습니다.


Dave Digs Disney = Dave Brubeck Quartet
Original Release Date: June 29, 1957(Columbia)

1. Alice in Wonderland
2. Give a Little Whistle
3. Heigh-Ho! (The Dwarfs' Marching Song)
4. When You Wish upon a Star
5. Someday My Prince Will Come
6. one Song
7. Very Good Advice
8. So This Is Love

 

 

 

 

 

4월 첫날 블러그에 글을 올리고 무심히 잘지냈습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귀차니즘때문이라 말씀드리는것이 정답일겝니다.
귀차니즘이매너리즘이되고 매너리즘이 오래되니 폐인모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오랜 시간 생각없이 지내다가 주위분들이 블러그에 소식 한자락 안전하냐고
물어보는데 단순히 제 생활 에피소드를 적기에는 겸연쩍기도하고 민구스러워
뭘 얘기하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자그마한 에피소드를 적을 뮤직에세이가 좋겠다
생각이들어 두서없이 글을 올려봅니다.


음악이라는 쟝르는 자그마한 추억과 즐거움을 주는 것 같습니다.
노래는 희망없는 시대의 소시민들에게 위안을 주기도 합니다.
희망없는 시대에,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은 노래를 부릅니다.


국밥집에서 막걸리 한자배기에 젓가락으로 노래 한자락 휘감아 올리던 그 흥겨움,
그들의 삶은 작은것이지만 작은 삶안에 행복이 있어 보입니다.
일터에서 돌아오는 고된삶은 그 막걸리 한사발로 대신함으로 그 다음날의 희망을
갖는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사랑이 함께하는 자리에서 부르는 노래도, 그 사랑이 떠나간 자리에서 부르는 노래도
크게 다른 의미는 아니라 생각 합니다. 서동의 노래는 선화공주를 얻기 위한
속임수의 노래 였지만 우리네 보통사람들이 부르는 사랑의 노래는 영원히 함께 하기를
영원히 변함없음을 전하는 노래가 아닌가 생각 하며 신나는 재즈곡을 소개 할까 합니다.


혹시 재즈씬에 현악기가 왜 없는 지 아세요?


물론 기타도 있고, 때로는 클로르 볼링과 같은 cross over 쟝르에는 첼로나 바이올린,
가끔씩은 하프까지도 있긴 하지만, 재즈에는 현악기가 없는 게 보통이지요.
초창기엔 재즈는 주로 장례식이나 아니면 축제 때, 마칭 밴드의 연주곡으로써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행진하면서 신나게 연주 할려면 아무래도 현악기는 좀 어려웠겠지요,
뭐 그런 이유로 재즈씬에 현악기가 사용되지 않게 되었다네요.
그러니 재즈는 태생부터가 흥겹고 즐거움이 명제인 음악이랄 수 있겠네요.


아들이 초등학교 때로 기억을 합니다.
아빠의 재즈 감상에  넌더리(?)를 치는 아들이 희안한 숙제를 가지고 왔습니다.
집에서 뭐던지 "신나는 음악"을 하나씩 테잎에 녹음해 오는 게 숙제 였습니다.


그당시 저는 마치 재즈음악을 듣는것이 멋인것처럼 폼을 잡고 음악을 듣던 시기입니다.
그러다보니 짧은 지식에 어떤 음악을 녹음해 학교에 가지고가면 폼이날까 생각했었습니다.
생각 끝에 리 모건 (Lee Morgan)의 "The Sidewinder"라는 음악을 일단 들려줬습니다.


간만에 우리집 오디오가 제 목청껏 불어 재끼고, .....잠시 후 난리가 났습니다.
큰애, 둘째애, 저까지 모두가 손뼉을 치고, 큰애는 아예 되지도 않는 트위스트로
방바닥을 비비고, 아닌 밤중에 난데없는 춤판이 벌어졌었지요.


다음날 우리집애가 저희 반  "신나는 음악 콘테스트"에서 GOD니 핑클이나 신화니 하는 것들
다 제치고 학생과 선생님 만장일치로 1등을 했답니다.
기분, 째지(Jazzy)게  조--았던 기억이 문득 스쳐가네요. 작은 음악하나가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전할 수 있다는게 얼마나 멋진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아빠의 미친 재즈 듣기에 나름 명분을 얻었던 기분좋은 한때였습니다.


그래요,
요즘 계속 별것도 아니지만 북한 핵문제에 언론에서 더 사람들을 긴장시키고
불안한 경제문제는 물가를 더 부채질 하고 자꾸 마음이 움추려드는데요.
계속 추락하는 기분을 그냥 UP 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고른 신나는 재즈곡 들어보시고
기운을 얻으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Lee Morgan의 "The Sidewinder"
1963년 Bluenote에서 제작된 동명 음반의 타이틀곡입니다.
질주하는 트위스트 리듬 속에 리 모건의 트럼펫이 완전히 불을 뿜습니다.

 

10대 후반에 자신만의 사운드를 구축하며 비범한 연주를 들려주었던 리 모건(Lee Morgan)의
대표적인 음반입니다. 재즈 음반으로는 드물게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였으며 록적인 리듬을
도입하여 보다 대중적인 사운드를 만들어 내었던 곡이라고 하네요.


한때 뜨겁게 사랑했던 연인의 총에 목숨을 잃기 전까지 제2의 클리포드 브라운(Clifford Brown)이라는
칭송을 받으며 정열적인 연주활동을 펼쳤던 리 모건의 생애는 한편의 영화와 같은 드라마틱한 면이
있었습니다. 비록 삶의 마감은 비참했지만 살아서는 뛰어난 재능과 열정으로 최상의 연주를 들려주며
한 세대를 풍미한 걸출한 트럼페터였음을 이 앨범에서 여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타이틀곡인 'The Sidewinder'는 친근한 선율과 리드미컬한 비트의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많은
인기를 누렸는데.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멜로디의 단순함과 단조로운 리듬의 변화는
당시 유행하던 펑키 재즈의 경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함께 참여한 조 핸더슨(Joe Henderson)의 테너 색소폰연주는 리 모건과 경합을 벌이듯
불꽃튀는 연주를 들려줍니다. 라틴적인 분위기의 'Gary's Notebook'에서는 2관이 함께 펼치는
유니즌 플레이가 인상적이며, 미디엄 템포의 'Totem Pole'과 복잡한 구성을 보이는
'Hocus-Pocus'에서도 리 모건의 트럼펫이 제시하는 주선율과 멤버들간의 조화로운 연주가
활기차게 연주되고 있습니다.


60년대에 주춤하던 재즈의 열기를 다시 지핀 이 앨범은 불운한 천재의 유작이지만,
재즈의 영역을 대중에게로 접근시킨 명작이기도 합니다.

 

 


 

 

 

80년대 대학을 졸업하고 처음 사회에 진출...
광고회사에 어찌저찌하여 입사를 했지만 광고에 광자도 잘알지못했던
나로서는 엄청난 고민끝에 외국에 잠깐 나가 마케팅이라는 걸 배워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대학에서 공부를 아주 잠시 한 적이 있습니다.


불행히도 내가 다니던 학교는 캠퍼스가 없어 점심 시간을 워싱턴스퀘어 파크의 벤취에 앉아
핫도그와 네스티로 점심을 먹는일이 다반사였던 기억이 납니다.
워싱턴 스퀘어파크의 벤취는 핫도그나 케밥 등 간단한 점심을 즐기기에 아주 적합한 장소 입니다.


그리고 무엇 보다도 공원에 앉아있다보면 기가막힌 미인들도 가끔 감상할수 있었는데,
그때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잘 차려입은 팔등신 미인이
지나가면 남자들은 힐끔 쳐다보며 희죽희죽 미소를 짓습니다.


그러나 같은 여자들은 대부분 넋을 잃고 쳐다 봅니다.
같은 여자인데 왜 넋을 잃고 쳐다보는지?  이 상황을 어찌 해석해야 하는 것인지?
남자들은 본능적으로 성적인 관점에서 쳐다보겠지만 여자들은 섹쉬한 느낌의 여자를 보면
자기와 비교하는 습성 때문에 그런게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 갑자기 4월의 첫날...
점심을 먹기 위해 직원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젊었던시절 
너무도 힘든 시절을 보냈던 뉴욕의 한모퉁이 공원에서 먹던 햄버거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고.
그리고 내게는 4월이라는 봄의 계절적 잔인함을 잊을 수가 없기도 합니다.
사업의 실패로 가장 힘들고 외로웠던 날이 4월이기도 하지요.

 

그 4월의 첫날 입니다. 올해는 슬픈 기억의 4월이 아니길 바랄뿐입니다.
추억으로 돌아가면 슬픈 현실이 아른거려 중략 할까 합니다.


오늘 점심은 무얼 먹으러 갈까?
선택할수 있다는것이 그러면서도 택할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어쩌면 또 하나의 스트레스 입니다.
회사가 커서 대형 구내식당이 있다면 선택할 고민없이 배식판에 담아주는 대로 받아먹으면
그만이겠지만...물론 그경우 애초에 맛이란것을 기대하지도 않을 것이기에 음식에 대한
불만도 없을것이고.. 주는대로 먹자 할 입장이겠지요.
머리카락이나 바퀴벌레가 음식에서 기어나오지 않는한...


하지만 돈을 내고 무언가를 사먹어야 할 입장에서는 한정된 금액에 건강과 식도락의
의미를 가지려면 많은 갈등을 점심때마다 해야 합니다, 블러그 친구분들은 점심때
갈등하시지않고 바로 음식점을 찾아 가셨는지요?  직원들과 우왕좌왕 갈등을 하다가
결국 도시락 전문점에를 찾아가 사무실 근처 공원에 앉아  재미있는 식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날이 조금 으슬거려 식사 후 따뜻한 커피로 몸을 데우는 일만없었다면 참으로 금상첨화였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웃 투 런치하면 떠오르는 재즈 뮤직션이 있습니다.
에릭 돌피 (Eric Dolphy).... 바로 그입니다.
에릭돌피는 재즈에서는 드물게 플롯을 연주했습니다.
에릭 돌피의 사진을 보면 일단 폼이나지 않습니다.


마른체격의 흑인에 염소수염...
그래서 그런것인지 많은 앨범이 있지만 앨범에 그의 사진을 대부분 실지 않는걸 보게 됩니다.
그의 사진이 실린 앨범으로는 그의 생애 마지막 앨범인 라스트 데이트가 아닐까 생각이 들며
그의 앨범을 한장만 손꼽으라면 대부분 라스트 데이트를 추천하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 앨범이 좋습니다.
몽크에게 헌정된 첫 트랙 HAT AND BEARD 는 유머러스 하면서도 긴장감 넘치며
짜임새 있어 보이는 음악을 들려 주기 때문 입니다. 재즈 초보가 에릭 돌피의 앨범을
소문만 듣고 구입했다가 돈 아까와 후회 막급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60 년대 임펄스 시절의 콜트레인을 좋아 하시는 애호가 라면 에릭돌피의
전작 콜렉션에 도전하는 분들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WARNING.... 점심 식사후에 곧바로 그의 베이스 크라리넷 연주를 듣는다면 소화불량에
걸릴수도 있습니다. 오늘 올려놓은 곡은 바로 Out to Launch 입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글을 쓰려고  블러그 문을 두드립니다.
마치 어딘가에 홀린것처럼 습관처럼 찾아와 잡문을 쓰고 혼자 감탄 하고
그러기를 거의 몇년이 다 되어 가는듯  싶습니다.


나의 열정도 이젠 가라 앉을만 한데 제어가 잘 안되는건 뭣때문인지?
오늘 아침엔 하늘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듯 내려준 봄날의 햇빛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건만 나의 일과가 시작 되면서  몇칠 밤잠을 설치며 준비한 중소기업청
클라이언트 영입 작업중 몇 개가 무위로 끝나면서 오후부터 무겁게 가라앉기 시작 합니다.

 

그렇다고 기죽을 내가 아닙니다.

18개 어플라이한 것 중에 몇개이니 분명 맥시엄 클라이언트를 얻을수 있을 겁니다.

요즘 법정소송에 신경쓰다보니 일 마무리가 잘못되었는가 봅니다.


너무도 한심스럽게 몇개를 놓친 자책땜에 오늘은 쉬자는 기분으로 멍하니
음악을 듣기 시작 했는데 황당한 일이 벌어 졌습니다.
책상서랍속에 버려진 CD 한장.. CD를 구입한 지 벌써 해가 바뀌었는데
오늘에서야 처음 표지를 봤다는 사실 입니다.


내가 원래 무언가 구입을 해서 어딘가에 처박어 두는 습관이 있긴 하지만...
그리고 소스라치게 놀라고 너무 재밌어서, 혼자 꼭 미친 사람처럼 내 책상앞에서
낄낄거리고 있습니다. 마음의 울적함이 언제 달아났는지 모르게....감동스럽다고나 할까?
"역시 Monk다!"라는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다름 아닌 텔로니우스 몽크 (Thelonious Monk)의 1968년작 "Underground" 입니다.

 

 

표지는 정말 어지럽고 유머와 해학이 가득차 보입니다.
수류탄과 다이나마이트가 나뒹굴고, 시한폭탄이 폭발을 기다리며,
끝도 없는 전선이 어지럽게 실타레로 엉켜 있는 지하방이 그 배경인데....
그 속에 나찌의 장교 하나가 포박되어 앉혀져 있고, 술병이 가득 놓인 사이로 몽크가
피아노를 치고 있는 장면 입니다, 총을 맨 레지스탕스의 모습으로.......
그러곤 흘끔 노려 봅니다, "왜, 그러면 안돼?"하는 표정으로 말 입니다.


처음 표지를 보며 깜짝 놀라고 나서 괜히 혼자 생각했습니다.
이 표지 그림에서 몽크가 말 하고 싶은 건 뭘까하고.
글쎄, 나찌즘으로 표현된 기존의 질서와 통념, 혹은 사회적이거나 음악적인 권위주의에
대한 저항이 아닐까? 그도 아니면 재즈라는 또 하나의 틀 속에, 그 형식 속에 갇혀 버린
불쌍한 재즈의 자유에 대한 해방의 걸개 그림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속지를 슬쩍 읽어보았습니다.
망연자실.
그러곤 어이없이 또 혼자 낄낄거려야 했습니다, 부끄러워 하면서.....
그건 참 어이없고 겉치례의 현학으로 꽉 채워진 내 허약한 감성에 대한 비웃음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습니다.


속지의 내용인즉슨,
몽크는 원래 2차대전 당시 나찌에 저항하는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일원이었다 합니다.
그러한 몽크 자신의 경력과, 또 그러한 비감성적 배경에서 성장한 몽크적 음악에 대한
스스로의 선언적 채색 작업이 바로 이 표지의 그림이라고 얘기 합니다.


그러니 결국 그냥 몽크의 모습이랄 수 있습니다, 과거든 현재든.......
하기사 과거에 자유로운 현재가 있을 수 있남....
그걸 두고, 뭐 기존의 음악적 메너리즘과 견고한 틀에 대한 저항적 표시 운운 하였으니,
나 스스로가 가소로울 수밖에..... (쌩뚱~허탈~)


하여튼 이 표지는 한마디로 작품 입니다.
속지 내용을 보니, 음반이 발매된 1968년도에 표지 부문 글레미상을 수상하였다고 합니다.
그만큼 멋있고, 깊이가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몽크이니까 할 수 있는거라 생각 했습니다.
멋있다라고 감탄을 할수밖에....


하지만, 진짜로 멋있는 건 사실은 이 음반에 담긴 음악 입니다.
유머가 가득하고, 그러나 감동의 깊이는 거의 까마득 합니다.
수록곡 모두가 다 좋지만, 4번째와 6번째 트랙의 "Boo Boo's Birthday"와
"Green Chimneys"가 내겐 가장 땡기는듯 싶습니다.


두 곡 모두 즐거운 경쾌함이 가득  합니다.
터치는 너무나 가볍고, 흡사 따뜻한 봄날 나비가 춤을 추며 나는 듯..
"Boo Boo's Birthday"는 계속 됩니다.  여기 "Boo Boo"는 그의 딸 "Barbara"의 별명 입니다.


그래서 더욱 가볍게 곡은 날아가고 있습니다. 당연히 행복함이 있고 귀여움도 있습니다.
"Green Chimneys"는 어깨춤이 절로 나게  합니다.
경쾌하게 시작되고, 흥겨움이 배경이 되고, 정체 모를 흥분 혹은 호기심으로 가득 합니다.
어린애들이 운동장에서 고무줄 뛰기도 하고, 축구도 하고, 구석에서는 개구쟁이들이
멱살잡이라도 하고 있는 느낌 입니다.


리듬은 당연히 스윙하고 있으며, 다소는 왈츠의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여하튼 흥겹고 즐겁습니다. 속지를 보니, 글쎄, "Green Chimneys"는
다름 아닌 "Barbara"가 다닌 초등학교라고 써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곡의 해설은 더 이상 필요 없다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음반은 몽크의 소편성 퀄텟 연주의 마지막 앨범이며, 어쩌면 "몽크"다운 몽크 재즈의
마지막 음반 입니다. 몽크가 가장 에너제틱하게 질주하는, 미친 듯 제소리로 아우성치는
바로 그 때의 음악 입니다. 가볍지만 치열하고, 해학적이며 더욱 관조적이고....

 
그건 바로 몽크 음악의 극상의 드라이브가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님들도 한번 감상 하시면서 나처럼 낄길 거리며 웃음으로 하루를 지내시면
어떨까해서 추천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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