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늘 바람이 제법이다
마음이 스산하다.
가을이구나를 느끼게 한다. 
 
젠장~
바람은 바깥에서만 부는게 아니고
가슴 밑바닥부터 불기 시작 하는 것 같다.
바람 부는 날은 세상이 흑백으로 그려진다. 
 
흑백으로 그리는 것이 컬러로 그려내는 것
보다 더 객관적이고 사실적 이라고
그림 그리는 친구가 내게 얘기해준 기억이 있다. 
 
시각을 편안하게 만드는 색채도 없고
강렬히 반응하게 만드는 색채도 없고
칼라만큼 다양한 이야기가 없기 때문일까?

빛과 어둠이 조율된 하나의 대상.
삶의 양상을 그려내는 직선적 성향의 흑백.
감정의 이입이 없는 흑백의 깊이와 넓이는
편할 것 같지만 다가가기 두렵다.

객관적인 삶의 실체가 두려워지기
시작 하는 날,  카루소의 노래는 어떨까?
위대한 성악가 엔리코 카루소를 추모하는 흑백 같은 노래

루치오 달라의 카루소일까.
루이치아노 파바로티의 카루소일까?
절대 음감의 소유자 가수들..

그들이 뿜어내는 카루소의 느낌은
얼굴을 묻고 목놓아 울 수 있는 작은 가슴 같은
공간이 허용되는 아름다움이랄까?

격한 감정을 억누르며 그리움을 표현하는
어둠 속에서 비춰지는 작은 밝음을 보는
서정적 아름다움을 주는 것 같다.  
 
어쩌면 붉은색 와인 같은 처절함이
더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루치오달라의 카루소를
리메이크 한 루이치아노 파바로티의 음성으로

카루소를 들어본다 
 
카루소 노래가사/ 
 
그는 목소리를 맑게 하여 노래를
다시 시작하네. 당신의 목소리는
아주 들떠서 나는 잘 안다네 
 
여기 하나의 사슬이 있어
그것이 풀리면 피가 흐르는 것을 
 
바다의 엷은 빛도 사라지고
아메리카의 밤을 생각하며.
나는 홀로 등불을 들고 방황하네 
 
하얀 뱃자국이  솟아 오르며
음악 속의 회한을 느낄때면
피아노 소리는 고조 되는데 
 
달빛이 구름으로 부터 흘러나오는
것을 보면서 그모습  부드럽지만
죽음을 닮고 소녀의 시선을 응시하면
그것이 바다와 같은 청록빛 
 
예기치않게 흐르는 눈물이
그를 숨막히게 하고  당신의 목소리는
아주 들떠서 나는 잘안다네
여기 하나의 사슬이 있어 그것이
풀리면 피가 흐르는 것을, 
 
ㅡ 중략 ㅡ

 

 

 

 

정말 오랜만에 뮤직에세이를 써봅니다.

작년 말에 글을 쓰고는 조용히 지내온 듯 싶네요. 어쩌다가 그리 됐는지 흑흑...


세상 끝에 오는 소리처럼 가을의 바람이 아침 저녁으로 새로움을 전해 줍니다.

언제 여름이 있었냐는 듯.. 하나님의 여름은 내게 과중한 전기료만 잔뜩 빚으로 남기신 채

묵묵부답이시지만 계절이란 일관된 충실 측면에서 보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셨나 싶습니다.  


그렇게 가을은 시작되고 8월의 마지막 날비가 내리기 시작 합니다.

엷은 풀 물을 바르듯 도로 위에 내 몸 위에, 내 눈썹 위에 조용히 마음을 적시며 내리고 있습니다.
비.. 왠지 그 비로 인해 쓸쓸하다는 느낌이 밑에 가라앉았던 외로움을 위로 솟구쳐 올려 보내는 것 같습니다.   

옷을 벗은 듯 갑자기 부끄러움이 드는 것은 무엇일까요?

 
무력하고 쉬이 절망하는 내 성격 때문일까요?

삶의 원리에 지쳐 쓰러지길 반복하는 내 생활 때문일까요?

심한 강박 관념이 조금은 허세를 보이며 위장하며 살고 있어서 그런 걸까요?


특별히 외로움을 극복해 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자연스럽게 그 외로움도 편안함으로

만족하게 만드는 것은 모순의 덩굴에서 가끔은 나를 지극하게 사랑해주는 사람들 때문이라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일까? 사무실 안 열어 놓은 창 틈 사이로 차 오가는 소리와 형광의 빛들이 평화롭고

아름답게 느껴 집니다. 아마도 마음 속에 달고 따뜻한 마음이 나를 간질이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가을의 시작을 여는 좋은 날 브람스 곡을 하나 들어볼까 합니다

세상에 너와 나가 존재하는 이상 서로 조화롭게 살아가길 하나님께서 요청하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이런 상생의 개념에 잘 어울리는 곡 하나가 브라암스 곡입니다.

'Concerto for violin, cello and orchestra in a minor op.102' by Brahms  

사람은 쓸쓸한 존재이고 그 쓸쓸함을 보듬고 살아가지만 우리의 심장을

울리고 공감하는 것은 바로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조용히 지하수처럼 맥을 이어 끊기지 않게 하는 것이 바로 사랑함이라 생각을 합니다.

그런 존재들이 만나 함께 걸어 가는 것이 바로 사랑의 원천이고 화합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적어도 사랑은 점유를 탐하지 않고 서로 나누는 것이 아닌가 싶고요. 

그런 의미의 합당한 곡이 브람스 곡이 아닌가 싶습니다.

흔히 double concerto를 얘기하면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들지만

브람스도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멋진 곡을 썼답니다.

2악장에서 절묘하게 흐느끼는 두 악기의 조화는 브람스 음악의 진수라고도 얘기합니다. 


자, 볼륨을 좀 높이고 귀 기울여 보시죠.

Oistrakh와 Rostropovich가 연주하는 곡입니다. 

사실 이 곡은 브람스가 자신의 다섯 번째 교향곡으로 구상하고 있었던 음악이었다고 합니다.   


브람스가 이 곡의 형태를 협주곡으로 바꾼 것은 그의 친구이자

바이올리니스트였던 요하임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요하임' 하면 우리가 브람스를 이야기할 때 소금처럼 끼는 사람이죠.

당시 브람스는 요하임과 별로 사이가 좋지 않았고 브람스는

그와의 화해를 위해서 이 곡을 협주곡 스타일로 바꾸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클라라는 이 곡을 가리켜 '화해의 협주곡 '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브람스의 이 이중 협주곡은 낭만주의 음악세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곡으로 모든 악기 중에서

가장 선율적이며 가장 변화가 풍부한 바이올린과 첼로가 독주 악기로 쓰이고 있으며

이들의 조화와 호흡이 아주 아름다운 곡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것 중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입니다

그 사랑의 의미를 깊이 나누는 비 오는 8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으면 합니다.

벌써 제 어머님이 돌아가신 지 1주기가 다가오고 있네요.

돌아보면 왠지 슬픔이 앞을 가리고 없음의 존재가 왜이리 큰 것인지 새삼 힘들게 느끼지만

내게 주셨던 어머님의 사랑이 세상을 살면서 힘이 되고 용기가 된 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천국에서 잘 계시리라 믿고 싶습니다

추석 전에 어머님 계신 곳에 찾아뵐께요. 편히 계시길 바랍니다.

 

 

 

Oistrakh, Rostropovich - Brahms - Double Concerto in A minor, Op 102


 


 


 


 


8월의 한낮..

뜨거운 섬광이 나를 쉽게 지치게 하지만 코발트 빛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서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섬의 풍광.

하늘과 바다의 빛이 하나처럼 펼쳐지는 곳..

푸른 물결 사이 바둑 돌처럼 섬과 섬이 서로를 대치하고 있지만

그것 조차도 정겨움으로 다가옴은 여행의 흥분 때문일까? 


거제 외도와 해금강.

물 맑은 바다..

너무 맑아서 일렁일 때마다 동그라미 파장이 여러 겹 이는데

그 안에 존매든의 코렐리 만돌린(captain Corelli’s Mandolin)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나는 그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열병이 도지고 있다.


열병이 가당 키나 한 것일까?

지나가는 것들은 회한과 추억이 쌓여 옷을 벗은 듯 부끄러움이 앞서는데

망각증에 걸렸으면 하는 일에 무엇인가를 더 보태려 선명하게 떠오름은

마음 끄트머리를 태우는 일임이 분명하다.


누군가 여름은 하나님을 잃는 계절이라고 말한 기억을 새삼 떠올리며

나 역시 하늘을 껴안아 보겠다고 줄타기하며 여행 길에 오르지 않았던가?

넘어오는 바람으로 몸을 씻으며 긴 날 땀과 소망을 꿈꾸며 내 속의

것들을 털어 버리는 여행이 되길 바랬다.


내 안에 타인을 몰아내고 나 자신과 온전히 친해질 수 있는 여행길..

빌딩의 숲. 줄을 선 자동차. 개미처럼 점 찍은 사람들..

희구하는 미래가 이곳에 있음에도 일출에 밀려 여명이 사라지는 것처럼

나는 파도 치는 바다 기슭에 여름을 벗어 던져 버리려 여행을 선택했다.


삶을 에워싼 모든 것들이 순조롭게 생각처럼 되지 않는 다는 전제 위에

삶에 열애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분발하는 작은 여정이 격조 있게

다가와 나를 들뜨게 한다. 나를 둘러싼 많은 인연들에게 민폐 끼치지

않도록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쉬는 타임.

이 편안함에 감사 드리고 내 영혼이 쉬 임에 나와 사랑을 나누는

모든 이들에게 더 없는 행복을 드리고 축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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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은 사뭇 다른 느낌의 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
지독히도 괴롭히며 나를 쫓아 숨막히게 적시던 빗방울.

나에게 엉겨 붙으며 몸을 감싸는 빗방울이 가끔은 포근한
느낌의 고통을 주는 듯하여 즐겁다..  
 
아마도 변태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겠지.
그렇게 치부하고 설명을 강요하지 않았음 좋겠다. ㅋㅋ

그러던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오늘은 하늘이 높다.  
 
내리쬐는 햇빛이 나를 덥게 하고 다시금 욕망이 꿈틀거린다.
많은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는 인천 공항 로비에 나는 서있다.

하나도 바쁠 것 없는 표정으로 이동하는 사람들..
솔직히 쪼금 그들이 부럽다.
아니 엄청 부러워 시샘이 난다.  
 
비상하는 기체에 몸을 묻고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여유로움이

그저 부럽기만 하다. 새처럼 자유롭게 비상하는 사람들 속에
나는 고립된 섬을 느낀다.   
 
폐쇄된 마음 공간, 절연된 섬 속에 결연과 개방을 마음껏 열어

젖히려고 안간힘을 쓰는 내 모습이 어쩌면 여유로움을 만들려는
나름의 고육지책은 아닐까?  
 
휴대폰이 울리고 있다.
내가 맞을 사람이 도착했나 보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서유석의 노래가 흘러 나온다 
 
돌보지 않는~~ 돌보지~~ 돌보지~~ .  
 
다시 육중한 콘크리트가 버무려 올라가는 건물들 그 건물들

사이로 정겨운 삶의 터전이 풋풋한 얼굴로 나를 반긴다.
그래 내가 있을 곳이 여기인 것이지..  
 
오늘 하루도 뜨겁지만 내일이면 그를 준 사람 조차

잊어버린 아이처럼~~ 돌보지 않는~ 돌보지~ 돌보지~~
욕망을 덜어내는 것.. 그것이 진실을 바라보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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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가 어느 날 호랑나비가 되어 꽃을 탐하고 놀던 꿈을 깨고 보니
내가 장자인지 호랑나비인지 모르겠더라는 짧은 우화 하나가 생각난다.  
 
현실과 꿈의 본질..
아마도 꿈이란 자신의 욕망을 투영하는 것이 아닐까?
추억도 마찬가지리라..  
 
어쩌면 정교한 질서를 가진 것들이 마음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여러 파편이 얽히고 설켜서 추억이라는 덩어리로 조합되어 소망 또는 욕망의
논리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실체.. 이미지.. 실체, 영상..   
 
그 경계 안에 얼마나 많은 깊이가 감추어져 있을까?

기억은 과거라는 궤적 안에 현재를 세우고 그 위에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상처가 덧나기도 하고 찢어지기도 하는 것 같다.

망각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복이라고 생각했던 지난 시간이 지금 내 마음을 비추고 있다.   
내 추억도 사실 욕망의 이미지에 다름 없다는 사실에 깜짝 놀래며 기억의 편린들이

오늘은 덥게만 느껴진다. 

 
오늘은 케이윌의 꽃이 핀다라는 노래 한곡으로 월요일을 마감해야 겠다. 
 
바람꽃이 날리고 해가 길어져 가고 이젠 이 길을 밤새 걸어도 걸어도
손 끝이 시리지가 않아  
무거운 너의 이름이 바람에 날아오르다 또 다시 내 발끝에 떨궈져
아직 너도 날 떠나지 않는 걸까 
 
아주 가끔은 널 잊고 하루가 지나고 아주 가끔은 너 아닌 다른 사람을 꿈꿔도
나의 마음에선 너란 꽃이 자꾸 핀다.  가슴에 no no no no  아픈 니가 핀다 .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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