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0월의 마지막 날..

두부장수종치네 2011. 10. 31. 18:33

 

 

 

10월의 마지막날..
마지막날이라고는 하나 특별하게 이슈가 없는 그저 그렇고 그런날이다.
예전에는 마치 가을을 졸업하는 날처럼 그 아쉬움을 달래려 친구들, 혹은 후배들에게
연락하여 시간을 보내곤 했는데 귀차니즘때문인지 만나는 것 조차 시들해진 듯 하다,


오늘 광고주에를 들어가야 하는데 연락은 안오고해서 그간 제대로 훓어 보지 못했던
친구 블러그를 탐방하게 되었는데 오늘은 유난히 다른날보다 포스팅한 글들이 더 많이
올라온 듯 싶다, 한달을 마감하는 마지막 날과 첫날은 각오를 다지는 것일까 아니면 가는
세월에 회한을 가져서 그럴까? 풍성한 블러그가 되어 읽을 거리를 제공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런것과는 관계없이 내가 주목하는 블러그는 자기 이야기를 진솔하게 쓴 사람들의 블러그이다.
최근에 만난 사람들 블러그의 오랜 흔적을 흟어 가는것도 그렇게 재미나 날 수가 없다.
한참 재미붙여 보고있는데 신경질 적으로 전화벨 소리가 울린다. 이럴때 울리는 벨소리 별로다.
아니나 다를까 오늘 집행한 신문광고 때문에 잠깐 들어와 협의할게 있다고 연락이 와서 가게 되었다.


광화문.. 정동길.. 덕수궁.. 시청...
수없이 많은 인연과 추억들이 얼키고 설킨 장소로 내게는 다가온다.
오늘같이 시월의 마지막 날엔 이용의 시월의 마지막 밤보다 詩처럼 내게 다가오는
이영훈 만들고 이문세가 부른 광화문 연가 노래가 절절히 다가온다.


이영훈이 죽고난 후 썼다는 작은 글 속에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


많은 시간이 흐르고서야 알았다.
연애 시절 그렇게 많은 고궁을 다니고 같은 곳을 여러 번 갔는데도
불구하고 한 번도 그와 가 보지 않은 궁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그의 음악에 늘 나오는 덕수궁이었다는 것을.
그래서 작곡가의 아내로 산다는 것은...가끔씩 외로운 일이었다.
그의 가사들은 어쩌다 한 번씩 비수가 되어 내 가슴을 파고들었다.
덕수궁을 떠올리게 하는 슬픈 그의 가사는 더욱 나를 슬프게 한다.

                                 - 김은옥(故 이영훈 작곡가의 아내)


이영훈의 애절한 연가 속에도 이런 명암이 있었다는걸 알았다.
그녀는 끝내 덕수궁에 가지 않았다고 하는데 남편이 고인이 된 후 덕수궁 옆 정동길에
그의 노래비가 세워졌을때 그때는 덕수궁에 가보았을까? 잘 모르겠다.


요즘은 그것도 하나의 서민정책이라고나 할까?
덕수궁 돌담길에 떨어진 낙엽을 청소부들이 수거를 하지않고 그대로 방치를 해놓는걸 보니
모르긴해도 로맨틱한 운치를 한껏 느끼라 서울시가 일반 시민들에게 배려하는게 아닌가싶다.


덕수궁 돌담길의 떨어진 낙엽을 갖은 똥폼 잡고 밟고 걸으며 생각해보니
얼만 안된사이 작년과는 다르게 변한 것이 참 많다, 
나도 모르는 어느 사이에 나는 아내도 없고, 또 가족들과 같이 살던 집도 없어지고,
그리고 애지중지하던 아이들과도 멀리 떨어져 그 어느 바람세인 쓸쓸한 거리 끝을
헤매고 있는 나를 보고있다.


스산했던 목련꽃 처럼 마음이 송이송이 떨어져 내리던 날
나는 침묵했고 절망했다. 그 침묵의 틈새로 절망은 광기로 변하여,
내 육신과 영혼을 조각조각 내고 있었다. 어쩌면 격정 탓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집착 탓이었을지도 모르겠다.좀 더 차분했어야 했을 것이다.
마음의 매듭을 풀어야 했을 것이다.격정은 종종 인내를 무시하는 것 같다,.
집착은 삶을 구속하는 것인지 모른다.
달려가고 싶고,.. 안아보고 싶고.. 아주 오래도록 곁에 머물게 하고 싶고..
요컨대 두 개의 삶이 아닌 하나의 삶이기를 집요하게 꿈꾸었는지 모르겠다.


가만히 돌이켜보면 집에서나 사회생활 속에서 명암이 있었을 것이다.
때로 내게는 밝은 면이 가족들에게는 어두운 면이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생각을 별로 해본 적이 없다.
가족들은 늘 이해하고 믿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미안하다.


오늘 시월의 마지막날에 괜시리 가족들에게 미안해진다.
전화를 걸어 일일히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했다.
미안하다.. 내가 못나서.. 결국....@%#@$%*&^ 괜한 서글픔이 전해진다.


지금...
내 가슴이 꽉 메고 내 눈에 뜨거운 것이 핑하고 괘이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또 내 스스로 화끈 낯이 붉도록 부끄러것은 무엇인가?
내 슬픔과 어리석음에 눌리어 죽을 것 같은 느낌의 자책은 무엇일까?

 
그동안 나는 습내 나고 추운 눅눅한 방에 낮이나 밤이나 뜻없는 고통에 파묻혀,
문밖에 나갈 생각도 안하고 자리에 누어 머리에 손깍지 벼개를 하고,
내 슬픔이며, 어리석음이여를  소처럼 연하여 새김질 하며 살지 았않나싶다.


고개를 들어, 허연 창문을 바라보거나 또는 눈을 떠 높은 천정을 응시하며
내 어지러운 마음에 또 하나의 슬픔과 한탄을 되내이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윽박지르며 그동안 자중자애하기를 실천토록 해왔다.


세월이 조금 지나, 가라앉을 것은 차츰 앙금이 되어 가라앉고보니, 외로운 생각이든다.
앞으로 바람은 더욱 세게 불테고, 추위는 점점 더해 올것인데...
그래도 오늘 시월의 마지막날에 내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진심으로 전한날..


진부하지만 사랑은 오래도록 인내하며 기다리는 것.. 가라앉히고 비워가면서
그렇게 기다리는 것.. 기다리다 돌이되어도 그 고통의 무게를 감내하면서
그렇게 기다려야 하는 것 그런것이 아닐까 하는 교훈을 얻은 오늘 시월의 마지막 날이다.

 

 


Tdhaikovsky / The Seasons Op. 37b                                                     
 October : Autumn S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