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잊혀진것들이 생각나는 비오는 날..

두부장수종치네 2011. 11. 30. 18:42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이면..
야들야들 속살보이는 야동이라도 보면서 눈을 호사를 해야 정신건강에 이바지 하는 길인데
꼭 이렇게 비가오고 냉혹스러운 날은 지난날 별로 유쾌하지못한 이별의 상흔이 스물스물
덧대인 상채기처럼 다시금 나를 휘어 감는다.

 

냉정하게 까였던 일방적인 이별... 사랑이야기라면 얼마나 좋을까만?
곰곰히 곱씹어보니 정말 까인날들이 누군가를 알아간 날보다 더 많은 듯싶다.
이 개같은 날의 젊음이 이나이에 와서 젖은 아궁이 연기 오르듯 매케하게 오르는 이유는 뭐냐 말이지..?

 

 

  .

      간

          .

            낭

                .

                  비


더 이상 시.간.낭.비 말자구 냉혹하게 얘기하던 여자...
그 말 한마디에 그여자에 대한 내마음이 낭비로 전락해 버렸던 오래전 시간이
하루종일 비실비실 내리는 비오는날에 연기처럼 떠올려지는건 심약한 나의 감성때문일 것이다.


"사랑해..." 라는 말이 표현되어지는 순간 사랑이 시작된다고 어디선가 들은것처럼...
'시간낭비'라는 말이 던져진 순간 실제로 그리 되버린 기분을 느꼈더랬다.
지금은 얼굴조차 기억 나지않는 여자. 기억에서 멀어지는것이 복수라면
아마 멋지게 복수를 하긴 한것 같은데..끈쩍 끈쩍 고약처럼 생각이 나는걸 보면
내 복수는 아직 끝나지 않은 듯 싶다. 아~이런 뒤끝 질긴 놈 같으니??...


시간낭비란?...
어떤 목표나 목적에 나름대로의 시간을 정해두고 거기에 대한
가능성이 없을때 내놓는 말이 아니던가?


사람이 사람을 알아가는데...
밀고 당기는 연애를 하는것도 아닌데...
가끔씩 생각날때마다 자문을 해보면 그 여자는 왜 그 말이 왜 필요했을까 싶다.

 

그 여자는 나를 남자로 보고 사랑을 했던 것일까?
내가 자기 자신을 사랑했다고 믿었던 것일까? 
굳이 거기에 대해 따지고 싶지 않았던 나의 성정에도 문제가 있었던건 아닐까?


다만 누군가의 표현처럼 코드가 맞지 않아서라고 위로할 뿐이다.
그 뒤에 숨겨진 또 다른 의미가 있다는걸 어쩜 난 알고 있었기 때문일지도...
그렇게 모진말로 상처를 줘야 했던 그녀 또한 아픔의 표현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그렇게 내뱉어진 표현에 나는 그만 엉뚱한 말로 대응했던 기억..
아~~쑤발, 이런날 이래서 술이 필요한 건지 모르겠다.
왜 말이 그렇게 나왔는지 기억도 없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뜨겁다.
과거를 기억해내면서 가끔 자신도 모르게 얼굴 붉어지는 경우가 바로 이런 경우다.


" 솔직히 무엇때문에 그러는지 모르겠어?...
  어쨌든 미안하다..시간낭비를 하게 해서..."


마치 복날 대비해 묶어 놓았던 개새끼가 혹시 끌려갈까 무서워 마냥 꼬리말고
깨갱거리는 목소리로 그녀의 말에 대항하듯 한 말이...
겨우 무엇때문에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한마디. 마치 죄지은 놈처럼....


그래 내가 모를 수도 있겠다 싶다. 여자의 마음을 남자가 어찌 알겠어 하는
항변을 해보고 싶어진다. 겉으로 보여지는 단순한 마음을 어찌 읽어낼 수 있을까?
무언가 마음이 상해 그런말을 내어 놓은것까진 알겠는데
그 원인이 아직도 세월이 무삼히 흘렀지만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아니...알듯 그렇지만 이해가 잘 안된다 해야 할까?


누군가를 알아간다는건 친구가 되어간다는건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이해해주는 과정이라 생각이 드는데
그녀도 나도 친구라는 관념보다는 어쩌면 다른 이면의 것들을 더 욕망스럽게 나타냈는지 모를일이다.
그래서 여자 남자 친구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을 하는가 보다..


그렇게 이론적으로만 이해했을뿐..
그녀도 나도 이해하기보단 이해해주기를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길들여지는게 아니라 서로를 길들이려 했는지도...


지금에 와서는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 만난다는게 만만하지가 않다.
한해가 갈수록 보여지는 나보다 꽁꽁 숨기려는 내모습이 많아지니...
그 속내를 들어내 놓을때쯤이면 이미 지쳐 있는지도 모르겠다.

 


    람

        과
                          사

                        람

                      의

 

                                                           
만남은 열정과 패기로 덤벼들여
단기간에 승부를 보고 결과를 확인해야 하는 사업이 아니라
서로를 음미해가는 과정이라는걸 그당시 이해할 수 있었던 나이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 블러그 친구들과도 많은 교류를 가지고 있다.
블러그 친구들과 교류를 하는것은 연애를 하고자 함이 아니다.
좀 더 마음을 열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행복의 조건들을 찾아가자는데 의미가 있다고
나는 생각하고 그리 실천하고 싶어진다.


어린 시절 욕망과 짧은 식견이 전부였던 그 시절, 내것만이 옳고 내것만이 정답이였던 시절,
좀 더 현명한 혜안을 가졌더라면 친구를 사귐에 있어 시간낭비라는 말은 적어도 듣지 않았을텐데
오늘같이 비가오고 마음은 귀곡산장 산발한 처녀귀신처럼 난봉한 마음이 들때 블러그 친구들이여!! 
설령 내가 한말이 정답이 아니더라고 적어도 내 생각이 그러하다는걸 한번쯤 생각해줬음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