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정리...
꽃은 열흘을 붉지 못하고 달도 가득 차면 이지러지는 법인가?
사람은 사회를 구성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꼭 어떤 횡적 종적 구성을 갖추고 상하 관계를 만들어 살아 가지는 않더라도
작은 단위에서 출발하는 사회적 구성 관계, 여기서 인연은 시작된다고 본다.
그 인연을 잘 이끌어가려면 때론 자기 합리화도 필요하고 때론 자존심도 필요하고
때론 결핍된 욕망들을 배제해야만 인연의 틀을 잘 만들어 숙성시키고 존립을 위한
관계가 성립된다고 생각을 한다, 요즘 몹시도 두렵고 적응하지 못할 숙제 하나가
덩그러니 남아 나를 괴롭혀왔다.
어찌 선택해야 할 것 인지를 집요하게 묻고 또 묻고, 우유부단한 나는 갈팡질팡..
그간 나를 괴롭히며 심적으로 부담감이 컸었다. 몇 년간을 쌓아온 우정이라면 우정이고
애정이라면 애정이고.. 아마도 부드럽고 세밀한 붓 놀림으로 그려진 한편의 그림 같은
추억들이 쌓여있어 더 마음에 갈등을 가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세련되지 못한 갈등구조의 조잡스런 오해가 분명 있을 테지만 뒤집어 놓고 보면
어쩌면 아주 진솔한 마음의 인간 내적 갈등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이것을 풀어버리자니 상대의 못된 버릇 하나를 키우는 것 같아 일부러 나서서 그 갈등을
해소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기지를 않는다.
결국 인연의 상승과 확장이란 마음크기가 갈등을 오래 겪다 보니 아무것도 아니라는
무상 감에 마음이 아플 뿐이다. 결국은 얄팍한 이기적 마음을 가지고 서로에게 기대고
지금껏 자기 존재를 드러낸 것이 아닌가 반성을 해볼 뿐이다.
있는 듯 없는 듯 불편하기 짝이 없어도 곁에 있어 경작할 수 있는 것이 좋은 것인지
쭉정이 나무처럼 화덕에 불을 질러 땔감으로 연소시킴으로 마음 속 고통스러움을 없애고
망각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지금 결론은 없지만 행복한 끝맺음을 하기 위해 가끔은
온통 신경을 조이고 옭아매는 것들에 대해 가위질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애써 정리하려고 풀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싹뚝...하고 잘라 버리면 더 간단할 때가 있다.
오늘 마음 속 희망했던 것들이 분노로 변할 수 있다는 생각에 생각의 틀을 싹뚝 하고
잘라냈더니, 그랬더니 마음이 거짓말처럼 편해졌다.
그리고 무관한 관계로 돌아서니 마음이 참 가벼워짐을 느낀다.
애정도 아니고 우정도 아니고 그냥 평온한 눈길로 바라보니 참 평안하다라는 생각이다.
아주 오랜만에 잔잔한 기분을 느낀다. 틀로 짜여진 이야기는 언제나 포장이 되는 것이지만
드러내놓고 보면 진실이란 알맹이는 참으로 수수하고 보잘것없다는 것을 느낀다.
마음의 진실이란 아주 단순해서 있는 그대로 전달하면 결핍된 그 무엇이 있는 것 같다,
되도록 온전히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생기고 먼저 다가가 화해를 요청하지 못함에
깊은 반성도 해보지만 굴곡시키거나 변주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듯 하여 이만 채색을
멈추려 한다.
劇은 갈등과 삶의 매듭의 정수를 교묘히 얽고 풀어내 제한된 시간 속에
답을 주지만 우리네 삶은 눈에 확연히 들어나는 해답을 금새 주지 않는 것 같다.
이제 내 마음을 짓눌렀던 갈등을 이제 해소하려 한다,
언제고 그 답이 아름답게 풀어졌으면 하고 내심 기대를 하면서 아픔을 접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