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외로움은 자극제이다..

두부장수종치네 2013. 7. 3. 18:12

 

 

부끄럽게도 내 부실한 몸뚱아리에대한 얘기를 한번더 해야할 것 같다,
지난, 아주 정확히 얘기하자면 심장내과 CT촬영의 결과를 듣고 온 그날,
태연한 척은 했지만, 마음속 긴장감은 대단히 팽배해 있었나보다.
그날부터 앓기 시작한 감기 몸살이 오늘까지 연속적으로 몸을 괴롭힌다


중간에 건강을 걱정해주신 분도 있고해서 이럭저럭 잘 버팅기고 있었는데
그렇게 몸이 아프다보니 나를 집요하게 짓누르던 것 하나가 있는데 외로움이었다.
내가 왜 이렇게 외롭게 지내는가 생각하니 참으로 한심하다.
그러면서도 그 외로움이라는 것이 묘하게도 싫지 않은 것은 무엇인지?
그렇다고 그닥 반길 정도로 좋은 것도 아닌 것이 참으로 뭐라 말하기 어려운 것이다.


보통 영화나 책을 보면 대개 나처럼 혼자서 떠났다가 반드시 누군가를 만난다.
윤대녕의 『달의 지평선』의 주인공처럼, 구효서의 「카프카를 읽는 밤」의 주인공처럼
자꾸만 묘령의 여인네를 만나는 것이다. 한번 만나는 것으로 모자라 자꾸만 마주쳐서
기어코는 둘을 붙여놓는 것이다. 작가란 그런 작자들이다.
자기가 겪은 그대로를 써서는 작가가 되기가 어려운 것이아닌가 하는 생각이든다.


토이라는 그룹이 있다. 그들의 연주곡 중에서 '길에서 만나다'라는 곡이 있는데
그 곡을 들으면서 운전을 하면 정말 누군가를 만나게 될 것 같은 느낌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좀처럼 없다. 어딘가에 차를 세워두고 커피를 마시며 
한참동안 멍때리고 있다가 듣고있던 카세트의 B면을 들으며 되돌아오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 영화나 책이나 음악에서는 모두가 누군가를 만나지만,
현실 속의 나는 누구도 만나지 못하고 떠나던 모습 그대로 되돌아온다.
하지만 내 삶은 아직 계속된다.


그래서 나는 아직은 좀더 외로워도 되는 것이 아닐까 위로를 해본다
생각해보니 거참 그럴싸하다. 조금은 마음에 들지않지만 외로움은 자극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