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형 언어란 것은 세상 돌아가는 형편에 발을 맞추기 위해
그 흐름의 동조자가 된 사람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공유하는 언어에 가깝다.
필히 익혀져야 하는 측면이 있지만 대개가 뻔하고 때로는 가식적인 태도를 요구하기도 한다.
적절하고 발전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는 명목으로 시장바닥의 룰이나 흥정에 충실할 뿐
솔직함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사람을 정말 사랑하기 힘들 때, 가식적인 면이
다분한 관계용 언어가 편한 면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불편하고 익숙해지기 힘들다.
당신을 충분히 사랑하지 않았다라고 솔직히 고백하기도 힘든게 관계형 언어의 맹점이다.
맞다. 당신을 충분히 사랑했더라면 나의 고독형 언어와 관계형 언어의 괴리감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춤을 추지 못하는 사람이 춤을 추는 사람을 잘 묘사할 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좋은 착상이나 현실의 제대로된 포착은, 남들이 춤을 출 때 같이 춤을 추면서
자신의 힘을 한줌 남김 없이 소진시켜버렸을 때 생기는것이 아닐까?
미쳐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한 발짝 물러나서 관찰하면 많은 것이
보이기도 하는 것 같다. 정적인 고독에서 잠시 쉴 수 있는 여유가 춤추는 사람들을
제대로 포착할 수 있는 어떤 착상의 베이스가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고독형 언어는 그래서 중요하다.
하지만 고독형 언어에 너무 익숙해져 그것에 신물이 났을 때는 이런 의문이 든다.
고독형 언어라는 건 충분히 속물이 될 재능이 없는, 가식적인 관계형 언어에
익숙하지 못한 루저들의 언어일 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
이런 생각이 강하게 들면 일부는 그 뻔한 관계형 언어를 사용하는 속물적인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들의 고독의 언어로써 표현되는 착상은 뒷전으로 물려진다 생각이든다.
루저의 언어가 뭐 대수겠는가?
그럭저럭 관계형 언어에 적응하면서 속물적으로 살다가 어느날 문득 충분히
속물이 된 자신에 환멸을 느낄 때가 오면 다시 그 오래전, 루저의 언어라고 불렀던
고독의 언어가 그리울 지도 모를일이다.. 그러고보면 우리 삶은 이래나 저래나 고단하다.
주말에 컴퓨터를 켜놓고 혼자 있으면 친구들이나 후배들이 주말인데
누굴 좀 만나서 즐기지 왜 하루종일 집에 있냐라는 이야기를 한다.
주말에 혼자 남을려는 이유는 아마도 평일의 관계형 언어에 신물이 나서
혼자만의 고독의 언어를 즐길려는 심리 때문이 아닐까?
가만 생각해보니까 블러그라는것도 고독형 언어와 관계형 언어의 다툼지역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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