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있어서 겨울의 시작점은 아프면서 시작이 된다.
년례행사처럼 다가오는 심한 오열를 동반한 몸살 감기..
마음이 텅비어 있어 오는 허탈감 때문일까?


가을이 끝나가는 싯점, 11월의 중순과 하순사이..
정말로 나의 몸 컨디션은 늘 일정치가 않다,
그래서일까. 나는 몹시 불안하다. 마음이 안온해지지 않는다.
어찌되었던 한번의 열병을 앓고나야 본격적인 월동준비의 시작이 될텐데..


그저께 까지만 해도 참으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나를 옧죄오는 그 불안감은 뭔지?
그 참으로 다행이다라는 말이 떨어지기도 무섭게 아니나 다를까 다가온 열병..
결국 내게는 피해 갈 수 없는 계절을 앓고 아픔이 다가온 것이다.


어제 아침 사무실을 나올때 차안 공기가 별로여서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를 반복
어느 순간인가 부터 목이 칼칼하고 코 끝이 맹한게 이상 기운이 돌더니
어젯밤에는 고열에 시달리고 누군가 내게 전화를 여러 차례한 것 같은데
그 소리조차 감지 못하고 앓아  누워있었던 것 같다.


겨우 아침에 정신을 차리고 병원에서 주사와 치료약을 받고 하루 일과를

시작했지만 오늘 하루 무리한 스케줄을 강행 했는지 다시금 온 몸은 식은땀과

신음소리로  그리움을 토해내고 있다.


감기가 걸린다는 것,,,
누군가의 손길과 그리움에 북받쳐 일어나는 일련의 마음앓이가 아닌가 생각한다,
감기가 걸리면 정말 외롭다. 어쩌면 그 외로움이 나를 광포하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불안감이 온몸을 덮고 자꾸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포장을 잘하고 지내왔지만 결국 아픔앞에서 혼자라는 것은

내가 흔들리는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늘 혼자여서 자유로웠고..

누군가에 구속받지 않는 느낌이라 그 달콤함에 내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가벼히 흥분하며 살지 않았나싶다.


겉보기만 강하게 보이지 여리디 여린 감성을 지닌 내 존재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싶기도하고 지나가는 바람 한자락에도 흔들리는 잎새처럼, 나는 상처를
잘 입는 사람이 아닌가 싶다. 그 상처를 치료하지 못해 그늘 한 모퉁이에서 조각난
영혼과 몸을 어찌하지 못하는 그런 존재가 아닌가싶다.


퇴근을 앞둔 시간 책상앞에 놓은 거울을 문뜩 보다가 깊이 베어져 버린 내 상흔
모든것이 뒤죽박죽 되어버려 자신감을 잃어 버려 존재 가치를 확인할 길이 없는
나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과 나는 어떻게해야 자존감을 살릴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 부랴부랴 노트북 워드패드에 자기 성찰의 요리를

한나쯤 만들어 친구들에게 맛보이면 어떨까싶어 레시피를 적어본다.

 

요리의 테마는
자신감을 잃어버린 사람을 위한 요리, 자존심 소스를 곁들인 냉채를 만들어 볼까 한다,

 

// 재료 - 1인분 //


깊은 어둠 : 50g
갖은 양념
비발디의 첼로협주곡 b단조 : 50g
망각 : 10g
초콜릿 가루 약간
자존심 소스
(자존심 : 1큰술, 누군가에게서 받은 선물에 대한 기억 : 1큰술
행복했던 순간의 사진에 담긴 자신의 미소 : 1큰술)

 

// 만드는 법 //


1) 깊은 어둠은 잘게 다져서 갖은 양념과 함께 골고루 반죽한다.
    어둠의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될 때까지 반죽해야 맛이 부드러워진다.


2) 비발디의 첼로협주곡 b단조는 와인에 잠깐 적셔두었다가
    촉촉해지면 손으로 잘게 뜯는다.


3) 망각은 머리와 뿌리를 떼어내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곱게 채썬다.


4) 자존심 1큰술과, 누군가에게서 받은 선물에 대한 기억 1큰술,
    행복했던 순간의 사진에 담긴 자신의 미소 1큰술을 골고루 섞어 자존심 소스를 만든다.


5) 커다란 접시에 준비한 어둠과, 비발디, 초콜릿 가루, 망각을 돌려 담고
    자존심 소스를 곁들인다.  먹기 전에 소스를 끼얹는다.


주의 : 망각재료는 반드시 정량을 지켜야 한다. 망각의 양이 지나치게 적거나
         지나치게 많으면 자기사랑 혹은 자학에 빠질 수 있다.


포인트 : 이 요리에는 '사랑'이라는 양념을 반드시 첨가해야 한다.


사람마다 각자의 아픔이 다르고 체험이 다르니 특별히 주문 하나를 더한다면
자존심 소스에 '홀로 이겨냈던 어둠의 여행 끝에 마신 소주 한 방울' 정도를

첨가하는것도 별미 중에 별미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요리사가 술을 마시지 못하는 관계로다 술을 첨가 한다는 사실을 깜빡했다,


내가 아는 여인이라면 여기에 이런걸 더 첨가 하지 않을까 싶다.
'슬픔의 늪에서 건져낸 눈물 한웅큼'을 하나 더 첨가하지 않을까?


블러그 친구분들....

여러분들의 자존심 요리엔 무엇을  첨가하고 싶은가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