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는
연극과 같다.


텅빈 극장에서
관객없는 연기는 무척
쓸쓸하다.


연극이 영화보다 좋은 것은
동작하나 하나의
관객의 숨소리와 웃음,환호성을
바로 느낄 수 있어서다.


요리가 즐거운 것은
그 요리를 시식해주는 대상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요리와 연극은
마치 섹스와 같다.
그건 혼자가 아니라,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공연후 텅빈 무대의 청소는
마치 떠나가는 그(녀/놈/년/쉑히)의 등을
점차 가리는 브래지어의 끈을,
또는 와이셔츠 뒷면의 주름을 보는 것과 같다.


혼자 맛있는 밥과 요리를
텅빈 공간에서 먹고 있을 땐,
'누구신데 전화를 하시는 거죠?'라며
한 때 수백번 통화를 했던 이의 음성을 듣는 것 처럼
비참하다.


그래서
만찬 후의 함포고복含哺鼓腹보다는
식사중에 포크와 수저,젓가락의 소리가 좋다.
그건 애무중에 듣는
그(녀/놈/년/쉑히)의 숨소리와 교성같다.


연극의 리허설은
전희와 같으며
조리를 위한 재료준비는
전희와 같다.


반대로
혼자먹고 설거지하는 것은
자위의 허망함이고
텅빈 관객장을 바라보는 것은
‘2차’의 상실감이다.


결국은
식탁과 무대는 침대

(때에 따라서는 화장실,자동차,사무실등 당신이 행했던 곳 어디나)
다시,
결국은
식탁과 무대와 침대는
당신을 위한 존재이다.


그곳은
인스턴트식품이,짧은 동영상이,그리고 ‘사정’만이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바로
당신과 함께하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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