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 것,
그것을 우리는 비밀이라고 말한다.
요즘 계속 힘들게 만드는 것이 내 비밀스러움을 타인들이 공유하고 까발려진다는 것 이다.
 

자고 일어나면 정보유출 문제로 시끄러우니 이제 뭐가 자유로울까?
나를 내 옆 친한 친구보다 타인들이 더 잘 알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걸까?
얼마 전 카드 정보유출로 심란하게 만들더니 오늘은 보험사 30여곳에
정보 유출이 되었다 하니.. 참으로 인터넷강국이 맞기는 한 것인지?


비밀번호라는게 참 그렇다.
처음 정할 때는 별 의미 없이, 그냥 그렇게..
그 비밀번호를 사용하는 곳이 한두 군데에 불과할 적에는
다른 것으로 바꿔도 별로 힘들지 않게,
그냥 잠깐 바꾸고 새 비밀번호에 적응하면 그것으로 그만이다.

 
그런데, 비밀번호가 사용하는 곳이 많아지게 되면
더 이상은 함부로 바꿀 엄두가 나질 않게 된다.
기억이 잘 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칫하다가는
영원히 그 아이디를 잃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비밀이라는 것은 언제나 자기를 보호하려고
마음 안에 설치한 은둔의 섬이 아닌가 싶다.
그 섬은 내부에서 가장 강하게 쉼 쉬는 생명력의 미욱한
근본이 되어지는 것처럼..


마음도 마찬가지겠지.
처음 마음을 주고, 신경을 쓰고 하다가 그 마음에 변화가 있거나
상대방이 변하면 그저 잠깐 신경을 기울여 대상이건, 마음이건,
그렇게 바꾸어버리면 된다.
 

하지만, 어떤 대상에게 온 마음을 기울이고 나면,
마음을 옮기는 일은 태산을 옮기는 일만큼 무거워 져버린다.
그 태산을 움직이는 힘을 가진 것은 시간이라는 장사(壯士)밖에
없다고 말들을 한다,


이별을 싫어함은 그를 사랑하기 때문이지만 나를 상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처럼, 동질의 것이면서
서로 대치되는 이별, 사랑, 두 개념의 변증법적 논리는 감정에
새로운 해설을 내려줄 순 없는 걸까?


가끔은 걱정이 된다...
그 장사(壯士)가 해낼 수 없다면...
태산을 마음 한구석에 그렇게 놓아둔 채 살아가야 하는 것인지?
몇 걸음 앞에 놓인 감정적 곡선은 때마다 새로운 과제로 남아
시작도 끝도 없는 선회를 계속한다. 마음의 비밀도 괴로운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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