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경지를 체득하고 삶의 의미를 아름다운 낱말로 바꿀수 있다면 이순(耳順)의
세계로 접어들어도 내 삶은 아름다운 삶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어제는 일년에 한번씩 있는 대학 동창 모임이 있었다. 진정으로 늙는다는 것의
의미와 아름다운 삶의 의미를 친구들을 통해 조금 더 깊게 알아가는 것 같다.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날때와는 전혀 느낌이 다른 끝없는 한가로움 속에 유장(悠長)한
음률을 들으며 차한잔 마실 수 있는 향기를 지닌 모임이 바로 대학 동창 모임이다.
별종으로 불린 날라리 신자인 나를 포함한 20 여명이 모이는데.. 대부분이 목사이고
한교회의 장로로 재직중인 사람들도 몇병있다.
솔직히 하나님을 알고자 공부를 했다 하지만 그 전공의 일은 내 능력밖의 일이라
알길이 없고 내 자신의 신념하나로 종교라는 울타리안에 거하고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전히 친구들과는 이해와 믿음으로 동창모임을 갖는것이고 꾸준하게 이 만남을
지속해오고 있다는 것도 참 고마운일이다. 그런데 다른 일반 대학 동창들과는 조금은
색다름이 있다면 년령별로 차이가 좀 난다는것이다.
같은 동기이긴하지만 목회를 위해 대학을 졸업하고 편입을 한 사람부터 사회생활을하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신학을 한 사람부터 천차만별이라 일반 대학의 학부 학생들과는
조금은 다른 성향을 띠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래도 어쩌랴.. 나이와 관계없이 목사가 되기전에는 형이나 대충 얼버무리고 맞짱뜨곤
했는데 이제는 어엿한 목사님들이라 같은 나이라도 목사님... 사모님이라 호칭을 부를수밖에
없는 조금은 애매모호하다고나 할까?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이 동창 모임에 나가는 이유는 단 한가지 뿐이다.
서로 젊은날 희망과 좌절을 같이 만들어낸 친구들이라는 이유 딱 한가지이다.
모임에가면 식순에의해 무언가 정해진 틀을 만들고 거룩거룩.. 찬양하고.. 말씀듣고
식사하고 자기네들 목회 관련 얘기만 딥따 하다보니 나하고는 전혀 무관한 이야기들이라
그 소통의 공간에서 내가 끼어들 무언가 존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친구들과 분쟁이나 충돌만 안일으켜도 참 다행이다 싶다
적어도 지금은 그런 입장일 수 밖에 없다. 스쳐가는 바람과같은 나의 신앙에 그래도
친구들이라고 늘 기도해주고 권면하고 숨어있는 작은 창을 만들어 빛을 넣어 내 삶이
윤택해지도록 기도를 해주는 친구들이다.
세상에 있는것을 그대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사물에 대한 명징한 인식을 통해 하나님께로 갈 수 있다면 세상을 왜곡되게 바라보면서
살아온 내게 적어도 기독교란 종교를 통해 순수한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는 모티브가
주어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겠노라 공부를 했지만 목사가 되지 못한 내 마음 속 심연에
두렵고 어둡고, 감추고, 숨기고싶은 그 모든 것들을 툴툴 털어버릴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 같아 12월 마지막 달이 들어서고 대학 동창모임이 있는 날이면 하나님의 긍휼하심에
감사함을 더 느끼는것 같다.
또 다가오는 한해에도 역시나 하나님을 배신하고 또 세상과 타협하면서 살겠지만
무언가 분명히 인식하는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한다면 종교적으로 조금 더 성숙해지고
내삶에 자신감과 행복감을 가지려 자존감을 극대화 시키려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벼운 시대에 빗장을 풀고 더 가벼워지길 원하는 세상에 적어도 안으로 움추려들지않고
가벼워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싶다. 욕망의 더미에 눌려 숨 쉴틈 없는 시간들이 나를
옥죄어도 부끄럽지않는 신앙인으로서 조금은 최선을 다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빠진날... (0) | 2011.12.23 |
---|---|
기억의 선택.. (0) | 2011.12.17 |
잊혀진것들이 생각나는 비오는 날.. (0) | 2011.11.30 |
바꿔야 할 것은 마음이 아니고 마음을 움직이는 뇌다.. (0) | 2011.11.28 |
미화된 연애사는 구리다.. (0) | 2011.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