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나는 바쁜 사람이다라고 설정을 해보자.
하루의 일과가 일때문에 바쁘면 돈이라는 경제원칙에 벗어남없이 폼날 수 있는데
재화를 벌어 들이기위해 바쁘다기보다는 사유로 인해 바쁘다보니 마음이 어지럽다.
아침에 일어나면 TV를 켜고 스마트폰으로 카톡으로 안부를 날리고,
인터넷으로 블러그 관리와 그날의 기사를 보고 쇼핑몰에 들어가 당장 사지는 않더라도
아이템을 살펴보며 아이쇼핑에 만족을 하고 사는 나는, 내가 아니라 거의 원맨 밴드에 가깝다.
나의 일상은 편집할 시간도 없는 실시간 방송이고, 나는 일인 다역의 재주 많은 배우다.
일하느라 바쁜 것이 아니라 일상으로 돌아올 때 더 바빠진 듯한 느낌이다.
일에 생을 다 바치던 세대들, 집에 와서 아내가 해주는 밥 먹고 잠만 자던 하숙생 같던
남자들의 생이 왜 이렇게 바빠졌을까? 다르게 이야기하면 우리들의 생활이 훨씬 더 풍요로워지고
더 많은 옵션과 선택권이 생겼다는 뜻일 것이다.
이 수많은 옵션과 가능성으로 풍요로워진 일상에 신호가 온 것은 다름아닌 건강의 적신호이다.
일년전 담배를 끊고 내게 돌아온 것은 건강의 청신호가 아니라 담배를 대신하는 그 무언가
욕구를 지속적으로 충족하다보니 몸무게가 늘고 건강은 나도 모르게 점점 나락을 걷고 있었던 것 같다,
병원진단에 의하면 당뇨 초기증상에 순환기 내과 질병이 의심스럽다 등등...
고혈압 진단에 고지혈증.. 뱃살 관리.. 무언가 조치를 취하지않으면 안돼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금 내게는 풍요로워진 일상에 여유라는 가능성을 정돈해 줄 무언가가 필요한 싯점이다.
풍요로움을 손상시키지않고 그 편의성과 가능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커다란 창문은
바로 살을 빼고 체력을 기르는 일이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예전의 건강을 되찾는것은 어떨까 하는 마음에 헬스클럽에 등록을 하고 운동을 시작해서
일주일이 흘렀다. 기초체력 바닥, 할줄 아는 운동도, 기력도 없던 사람이 너무 혹독한 운동을
한 것일까 너무 무리를 했는지 일주일도 안된 지금 벌써부터 몸이 지치기 시작한다.
무언가 시작하면 끝을 보려는 내 성격탓일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부터 무리하면 안된다는 여러사람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생활 속의 내가 아닌
드라마 속의 나를 연상하며 운동을 하는 것 같다, 결국은 어제는 몸살로인해 끙끙앓을 수 밖에 없었다.
이게 뭔짓인지 잘 모르겠다. 내일 아침이면 새사람이 된다라는 엉뚱한 상상에 사로잡혀
나를 너무 혹사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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