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막연하게 봄이 좋았었다.
찡그린 눈으로 올려다 보는 햇살이 좋았고
가벼워진 옷차림과 함께 내 무거운 짐들도
내려 놓을 수 있을까하는 설레임 때문에 좋았고
흑백 화면에서 처음 컬러 화면의 방송을 보는듯
수줍은 봄의 색들이 좋았다.


무엇보다 시작이란 것이 좋았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시작인 봄..
나는 언제나 봄이 오면 하고 많은 생각과 다짐을 했었다.
 

정작 봄이 오면 사는 것에 치여 품안에

맘껏 안아주지도 못할 봄을 겨울 시작부터
늘 그리워 했었다. 하지만 계절의 봄은 완연하고
벌써 5월의 첫날 시작이다.


꽃은 흐드러지게 요염함을 내뿜고 유혹하듯
하늘과 땅에 부활의 요술을 부리고 지나간다,
크고 높은 산 봉우리에서부터 바위틈에 붙어사는
돌이끼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꿈과 사랑으로 저마다의 생애를 정성 다해
살아가게 부추기고 힘주고 그리고 성취시켜주는
기적의 봄이 자라나고 있다.


하지만 내가 기다리고 깊은 잠에서 부활시켜
살아나게 할 나의 봄은 오지 않을 수 도 있다.
어쩌면 벌써 지나 갔을 수 도 있다.
내게만은 처음부터 봄이란 없었던 계절일 수 도 있다.
아니, 여름이나 겨울이 번갈아 두번씩 올 수 도 있다. 


그래서 5월의 첫날,
그냥...
오늘부터 봄이 시작 되었다고 생각하자.
다른이들과 똑같이 누릴 수 없는 봄이라면
나혼자 먼저 느낀다고 누가 뭐라겠는가?


오랜 시간 봄이 오면 하고 미뤄두었던 많은 것들을 시작하자.
5월의 첫날 나는 오늘 봄을 맞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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