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자세히보기

 

아름다운 것을 보면 가슴이 떨리던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고 얘기하던 사람들에게

나는 아직도 그 아름다움에 눈멀어질 수 있는 감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맑은 바람과 햇빛이 가득했던 지난 주일, 잡초새에 숨어 피던 자잘한 풀꽃들.
나는 이 싱그러움을 만끽하고 강렬했던 꽃들의 색깔에 가슴이 벌렁거렸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대화가 살과살의 스킨쉽이라면 자연과의 대화는 영혼의 정결함을

애무하는 눈의 마주침이 아닐까싶다.


원시의 숲속은 껍질을 벗긴채 나를 포용하고 나의 심혼이 결합되었던 은밀한 처소,

멀리 바닷가가 보이는 귀여운 야생의 천리포 수목원.
작은 구릉을 타고 올라가는 곳에 피어있던 무늬둥근 잎 말발도리.
이름이 어려워 핸드폰 메모장에 써놓았던 꽃이름.
귀엽게 모여달린 꽃과 잎에 나타나는 무늬가 아주 이색적으로 느껴졌다.


용의 머리가 연상되는 꽃 마치 입을 벌리고 여의주를 하늘높이 날리는 듯한 느낌의
용머리 후지블루라는 꽃도 내가 처음 들어보는 꽃이름이였다.
신비가 사라지는 나이가 되었건만 신비로움에 한참동안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무엇보다 감동적이였던 것은 이 수목원을 건설하고 평생을 이 수목원을위해
일했던 수목원 주인의 독특함이였다. 미국인으로 한국전쟁때 들어와 정착한 후
평생을 수목원 경작에 몸을 바친 민병갈이라는 한국이름의 미국인..
그의 일생을 비디오로 다큐멘타리를 방영하는 것을 보고 박수를 칠수밖에 없는
감동이 몰려왔다. 싸아하게 가슴이 몰려오는 느낌을 받았다.

 

나의 감동과는 다르게 다른 이들에게는 천리포 수목원이 별로였었나보다.

티겟을 사서 입구를 막 지날때쯤 어떤 남자분 돈이 아깝다며 탄식을 하는 것이 아닌가?

아뿔사!! 이거 잘못온거 아닌가 싶어서 잠깐 후회스러움이 밀려왔다.

 

하지만 수목원 한바퀴를 돌고 나올때쯤에는 그 남자를 욕하며 나오기 시작했다. ㅋㅋ

그 놈은 아마도 어디 놀러가면 주지육림에 빠져 흥청거려야 후회하지 않을 놈이라고

완전 미친놈 취급을 하면서 내 선택에 후회없었음을 자신하기 시작했다. ^^*


하나님도 우리들 인간과의 만남에서 뜨겁고 싱싱한 첫사랑을 요구하시듯
나와 자연과의 만남에도 보이지 않는 요구 조건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살아서 약동하는 생명의향기, 이것이야말로 아름다운 만남의 첫번째 조건이 아닐까싶다.


맑은 햇빛을 받아 하늘거리는 흰 꽃잎의 청초하고 순결한 아름다움처럼 내가 잠시 떠나온
여행의 즐거움 속에는 그 순수성을 되새김질 하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본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동갑내기들의 물들지 않은 순백의 마음이 모여진 모임,
그 마음 빛깔만큼이나 마알간 살빛같은 우정이라고 말하고싶다,


천진한 수줍음 밑에 움트고있는 무지개빛 온갖 감정의 선율까지도 아름답게 느껴지는건
그만큼 오랜세월 곁에 머물러 서로를 알기때문이 아닌가 생각을 하게된다,
좋은 인연으로 만났으니 좋은인연을 평생 같이 가지고 갔으면 하는 바램이 크다.
작은것에 정다움을 느끼는 소박함을 가지는 우정을 가진 모임이였음한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로움은 자극제이다..  (0) 2013.07.03
진단 결과...  (0) 2013.06.27
병원...  (0) 2013.06.18
식구라는 개념..  (0) 2013.06.17
눈이 부신 따스한 기억....  (0) 2013.06.1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