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눈부시다.
그렇게 말하고 눈을 감았다.
감은 눈 그 위로 붉은 빛이 한가득 내리고 있었다.

 

좀 피곤하네.
그렇게 말하고 눈을 감았다.
잠시 쉬는 동안 내 뇌에는 따스한 기억이 떠올랐었나보다.

 

간직하고 싶은 것들은 손을 뻗치면 닿을 듯 닿을 듯한 곳에 있다.
그곳은 멀리 있지만, 눈에 보이고 손을 뻗치면 닿을 것 같아,
결코 먼 곳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곳이다.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라.
눈을 뜨면 한바탕 내 눈에 내 가슴에 쏟아져 내리지 않는가.
손을 뻗치면 손가락 끝에 별이 걸려 있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사람
(왕자든 공주든, 아니면 기사든 여왕이든)이 내 눈앞에 있다.

 

다가가도 언제나 그 거리는 좁혀지지 않는다.
눈앞에 빤히 보이므로 언젠가는 그 거리가 좁혀질 거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그래서 그것들은 더욱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그 가치가 가벼울 것이고, 아마 아름다움은 빛이 바랠 것이다.

 

동화는 현실에서 구현될 수 없는 것들이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논리적 이성보다는 감성에 비중을 두고 전개되는 그러한 동화에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한 것들이 있고, 사람과 짐승의 경계도 없으며, 무엇보다도 해피엔딩이라는 점에서 슬프지 않다.

 

삶이란 그와 같지 않아서 그런 동화의 세계를 진실로 믿었을 땐 낭패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동화를 연구하는 어떤 이들은 아이들에게 삶의 진실을 가르쳐주기 위해서는
사필귀정과 권선징악의 동화를 읽게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나이가 들면서 세상에 절망한다나 어쩐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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