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이 출연한 비열한 거리 영화 대사중에 식구에대한 정의를 내리는 대목이있다


"식구가 뭔줄알아~!! 식구~!! 먹는 구멍~!! .. 
 우리 일곱명 모두가 한입인거야~!!"


식구와 가족 무엇이 다른 것일까?
가족은 혈연 관계일 때 쓰고 식구는 혈연 관계는 아니지만
함께 밥을 먹는 구성원이라고 구분한다고 하던데... 경계가 애매하다.


한자 뜻으로 보면 꼭 가족이 혈연 관계라는 뜻도 없고
식구 또한 혈연 관계가 아니라도 식구가 된다는 말도 없다.
한 집에 속한 무리나 함께 밥을 먹는 사람이나 따지고 보면 거기서 거기 아닌가싶다.


회사 근처에 작은 숲속공원이 하나있다. 솔직히 처음 알았다.
바람도 불고 인공적으로 만든 시냇물인지 잘은 모르겠지만 물소리의 여유도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그저 일상의 한 부분으로 치부하면 점심 한끼이지만
적어도 공동 운명체라 생각한다면 식구 아니겠는가?


먹는 구멍... 적어도 다 같이 먹는 구멍이 식구인것이다.
그중에 안먹고 먹이지 말아야 할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참으로 아이러니 하게도 밥을 먹는 내내 생각이 드는것이

이런 식구들과 함께하다가 어려움이 닥치면 어떡할까?


어려움이 닥치면 덜 중요한 것들을 정리하는 것이 이치이고 순리이다.
가정에 경제적 어려움이 닥치면 신문이나 우유 따위를 끊고 아이 학원을 줄이고
외식을 끊고 장바구니 수준을 낮춘다. 기업이 어려워지면 덜 중요한 사업부문을 매각한다.


급한 프로젝트에 투입되면 운동을 포기하고 다니던 학원을 정리하고
여행계획을 접고 조기축구회에 발길을 끊는 경우를 흔히 본다.
집중할 준비를 하는 것이다. 다 정리하고 나면 눈앞에 떨어진 커다란 일만 남는다.


그런데 나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해본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끝까지 놓지 않은 무언가는 결국 평생토록 가져가는 것이 되지 않을까.
예를 들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조깅 하나만은 절대 포기하지 않은 사람이
결국은 건강한 몸을 갖게 될 것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겠다고 한 사람은 평생 책을 읽게 될 것이다.
가족과의 시간 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고 하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는
가족과 더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어렵다고 무턱대고 정리하지 말고 끝까지 가져갈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자.
보라, 이것저것을 버리는 아쉽고 쓸쓸한 순간이 중요한 것을 고르는

선택의 과정으로 바뀌었다. 프레이밍의 중요성....


비열한 거리의 조인성에게는 세가지 소원이 있었다.


아픈 엄마, 원없이 약이라도 먹게 해주고
사랑하는 현주에게 따뜻한 보금자리 마련해주고
우리 로타리파 동생들 잘 지낼 수 있게 안정적인 스폰서 하나 얻는 것...
행복해지고 싶었다. 세상을 갖고 싶었다.


나도 이렇게 행복해지고싶다.
서로 얼키고 설키는 것이 아닌 서로 같이 먹을 수있는 안정된 것 하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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