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명절이 지나갔다.
조금은 지겨울 만큼의 충분한 휴식이었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왠지 모를 미련 감이 몰려온다
이젠 뭘 하고 살지?.. 하루가 지난 지금 마치 희망이 꺼진 사람처럼 공허함이 밀려온다.
그 공허함 속 뒤에 밀려들어오는 것은 아마도 외로움이 아닐까 싶다.
그 누구도 나를 봐주지 않을 것 같은 참담함,
아마도 많은 사람들 속의 북적임 속에 찾아온 적막감 때문일 것이다.
적막감 속의 그리움은 실상 그리움의 본질은 아닐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그리움은 욕정과 맞닿아 있을지도 모른다.
화려하고 무성했던 시절과의 결별.
그 결별로부터 자신의 앙상한 뼈대를 감지해 내는 순간,
아직 자신에게는 불 같은 열정으로 생명을 피워낼 불씨가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하는 몸부림, 그것일지도 모른다.
그리움의 욕정은, 진부하기 이를 데 없지만,
고독의 계절이라는 가을의 이미지와 닿아 있다.
고독이란 열린 세계로의 지향이 아니고 닫힌 세계로의 지향이다.
세상을 자신만의 눈으로 온전히 보려면, 문을 닫아 세상의 간섭을 막고
칩거하거나 침잠해야 할 일이다.
삶을 참 열심히 사는 내 지인이 올려놓은 카스의 글귀절 중..
독일 신표현주의 화가 안젤롬 키퍼의 믿음 소망 사랑 오브제의 글..
믿음 소망 사랑 이 세가지 덕목을 세 날개로 표현한 이 낡은 프로펠러는 돌아갈까요?
돌아갈 것이라 믿는 마음이 소망일 것이고 그 소망을 실체적으로 실현하는 것이 바로 사랑일 것이다.
이 가을 내게 주어진 작은 믿음과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랑이 아닐까?
하나님은 사랑이다라는 성경말씀이 있다.
하나님이 사랑이시니, 그가 지으신 모든 사람도 사랑인 것이다.
그 마음에 사랑을 품고 있을 때만 사람은 사람인 것이다.
사람은 누군가를 사랑할 때만 살아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사랑으로 차있는, 살아있는 자의 목소리는 떨려 나오는 것이다.
나지막하고 부드럽고 따스하면서 연하고, 미세한 떨림을 안고 살아서
움직이는 것이다.
사랑한줌의 사랑 꽃씨를 뿌려 존재 자체를 기쁘게 해주는 일..
그것이 기쁨이란 걸 깨달을 수 있도록 이 가을에 기도 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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