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사무실 미칠 것 같았던 일 하나가 끝을 보고 세상밖으로 나간다.
지난 몇칠간을 고민하고 또 갑론을박하던 일,
한 두마디로 충분했던 것들을 되풀이하여 강조하고 설명하게 만든다.

 

될수록 생각을 정리하고 아끼려 했던 나의 행동이 어수선하게 변해진다
아직까지도 조금은 덜 정리된 듯한 마음이지만 긴 사연이 담겨진 편지처럼
건조한 나의 일상에 촉촉함을 던진다.


일이 하나하나 영글어가고 제대로 풀려간다면 나의 생활에도 변화가 오겠지.
아직은 내 공간에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한 일 뿐이지만 간절하게 마음을
담으면 이 여름날 시원한 바람 한점 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햇빛이 마구 쏟아지던 날.. 지독히도 더웠던 여름
미류나무 아래 서서 교실을 향해 서있으면 내가 좋아하던 동요를 치는
풍금소리가 들렸던 기억, 조약돌이 환히 들여다 보이는 정갈한 시냇물
흐르는 소리도 들리는 듯 하다


풍금소리에 접고 내려앉은 햇빛의 무늬와
햇살에 반짝이는 물비늘 터는 시냇물 소리도 요즘처럼 신록이 고울 때엔
가식 없는 표현으로 반갑게 맞이하고 싶어 진다.
일을 마치고 난 다음 마음 속 담백함이 나를 편하게 만든다.


몇 줄의 글 안에 진실을 담아 담아 세상에 뿌릴 수 있다면 그래서 가슴 시린
허무의 공간이 부셔져 버릴 수 있다면 너무나 좋겠다.
쓸쓸하고 어렵던 손바닥만한 나의 자존심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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