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통신 수단이 인간의 뇌들을 멀티 드라이빙으로 연결해 준다는 것은 점점 의심스러워진다.
어쩌면, 과학이 발달하고 인터넷과 같은 통신 수단이 점점 빨라지는 것은,
우리가 그 남는 시간의 여유를 더 많이 누리기 위한 더 이상 단순할 수 없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왜 사람들은 더 바빠지기만 하는 것일까?
늘 시간이 없다고 한다. 신기한 것은 그렇게 존재하지도 않는 시간 속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어쩌면 진짜 내용물로써의 자신은 더 이상 실재하지 않고,
시스템의 일부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이미 자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채플린의 ‘모던 라이프’가 보여주었던 어두운 눈자위가 떠오른다.
한 때 도시의 중심에 서 있던 내가 더 이상 이해할 수 없는 방법으로 도시인들은 진화해 간다.
나의 진화 역시 그들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점점 발달해 가는 과학기술로 아껴지는 그 시간을,
우리는 자연으로 되돌아가는 길에다가 아낌없이 지불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먼저 우리 스스로가 자연의 일부라는, 너무나 당연하고 평범해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명제 앞에 숙연해지면, 조금 더 숲에 가까워 질 지도 모른다.


오늘도 숲은 비어있다.
아침 햇살은 얼굴을 간질이고 나이든 참나무 아래의 흙을 밟는 발소리는 다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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