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글을 쓰려고  블러그 문을 두드립니다.
마치 어딘가에 홀린것처럼 습관처럼 찾아와 잡문을 쓰고 혼자 감탄 하고
그러기를 거의 몇년이 다 되어 가는듯  싶습니다.


나의 열정도 이젠 가라 앉을만 한데 제어가 잘 안되는건 뭣때문인지?
오늘 아침엔 하늘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듯 내려준 봄날의 햇빛을 보면서
기분이 좋았건만 나의 일과가 시작 되면서  몇칠 밤잠을 설치며 준비한 중소기업청
클라이언트 영입 작업중 몇 개가 무위로 끝나면서 오후부터 무겁게 가라앉기 시작 합니다.

 

그렇다고 기죽을 내가 아닙니다.

18개 어플라이한 것 중에 몇개이니 분명 맥시엄 클라이언트를 얻을수 있을 겁니다.

요즘 법정소송에 신경쓰다보니 일 마무리가 잘못되었는가 봅니다.


너무도 한심스럽게 몇개를 놓친 자책땜에 오늘은 쉬자는 기분으로 멍하니
음악을 듣기 시작 했는데 황당한 일이 벌어 졌습니다.
책상서랍속에 버려진 CD 한장.. CD를 구입한 지 벌써 해가 바뀌었는데
오늘에서야 처음 표지를 봤다는 사실 입니다.


내가 원래 무언가 구입을 해서 어딘가에 처박어 두는 습관이 있긴 하지만...
그리고 소스라치게 놀라고 너무 재밌어서, 혼자 꼭 미친 사람처럼 내 책상앞에서
낄낄거리고 있습니다. 마음의 울적함이 언제 달아났는지 모르게....감동스럽다고나 할까?
"역시 Monk다!"라는 탄식이 절로 나옵니다.
다름 아닌 텔로니우스 몽크 (Thelonious Monk)의 1968년작 "Underground" 입니다.

 

 

표지는 정말 어지럽고 유머와 해학이 가득차 보입니다.
수류탄과 다이나마이트가 나뒹굴고, 시한폭탄이 폭발을 기다리며,
끝도 없는 전선이 어지럽게 실타레로 엉켜 있는 지하방이 그 배경인데....
그 속에 나찌의 장교 하나가 포박되어 앉혀져 있고, 술병이 가득 놓인 사이로 몽크가
피아노를 치고 있는 장면 입니다, 총을 맨 레지스탕스의 모습으로.......
그러곤 흘끔 노려 봅니다, "왜, 그러면 안돼?"하는 표정으로 말 입니다.


처음 표지를 보며 깜짝 놀라고 나서 괜히 혼자 생각했습니다.
이 표지 그림에서 몽크가 말 하고 싶은 건 뭘까하고.
글쎄, 나찌즘으로 표현된 기존의 질서와 통념, 혹은 사회적이거나 음악적인 권위주의에
대한 저항이 아닐까? 그도 아니면 재즈라는 또 하나의 틀 속에, 그 형식 속에 갇혀 버린
불쌍한 재즈의 자유에 대한 해방의 걸개 그림이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속지를 슬쩍 읽어보았습니다.
망연자실.
그러곤 어이없이 또 혼자 낄낄거려야 했습니다, 부끄러워 하면서.....
그건 참 어이없고 겉치례의 현학으로 꽉 채워진 내 허약한 감성에 대한 비웃음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습니다.


속지의 내용인즉슨,
몽크는 원래 2차대전 당시 나찌에 저항하는 프랑스 레지스탕스의 일원이었다 합니다.
그러한 몽크 자신의 경력과, 또 그러한 비감성적 배경에서 성장한 몽크적 음악에 대한
스스로의 선언적 채색 작업이 바로 이 표지의 그림이라고 얘기 합니다.


그러니 결국 그냥 몽크의 모습이랄 수 있습니다, 과거든 현재든.......
하기사 과거에 자유로운 현재가 있을 수 있남....
그걸 두고, 뭐 기존의 음악적 메너리즘과 견고한 틀에 대한 저항적 표시 운운 하였으니,
나 스스로가 가소로울 수밖에..... (쌩뚱~허탈~)


하여튼 이 표지는 한마디로 작품 입니다.
속지 내용을 보니, 음반이 발매된 1968년도에 표지 부문 글레미상을 수상하였다고 합니다.
그만큼 멋있고, 깊이가 있다는 반증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몽크이니까 할 수 있는거라 생각 했습니다.
멋있다라고 감탄을 할수밖에....


하지만, 진짜로 멋있는 건 사실은 이 음반에 담긴 음악 입니다.
유머가 가득하고, 그러나 감동의 깊이는 거의 까마득 합니다.
수록곡 모두가 다 좋지만, 4번째와 6번째 트랙의 "Boo Boo's Birthday"와
"Green Chimneys"가 내겐 가장 땡기는듯 싶습니다.


두 곡 모두 즐거운 경쾌함이 가득  합니다.
터치는 너무나 가볍고, 흡사 따뜻한 봄날 나비가 춤을 추며 나는 듯..
"Boo Boo's Birthday"는 계속 됩니다.  여기 "Boo Boo"는 그의 딸 "Barbara"의 별명 입니다.


그래서 더욱 가볍게 곡은 날아가고 있습니다. 당연히 행복함이 있고 귀여움도 있습니다.
"Green Chimneys"는 어깨춤이 절로 나게  합니다.
경쾌하게 시작되고, 흥겨움이 배경이 되고, 정체 모를 흥분 혹은 호기심으로 가득 합니다.
어린애들이 운동장에서 고무줄 뛰기도 하고, 축구도 하고, 구석에서는 개구쟁이들이
멱살잡이라도 하고 있는 느낌 입니다.


리듬은 당연히 스윙하고 있으며, 다소는 왈츠의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여하튼 흥겹고 즐겁습니다. 속지를 보니, 글쎄, "Green Chimneys"는
다름 아닌 "Barbara"가 다닌 초등학교라고 써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곡의 해설은 더 이상 필요 없다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음반은 몽크의 소편성 퀄텟 연주의 마지막 앨범이며, 어쩌면 "몽크"다운 몽크 재즈의
마지막 음반 입니다. 몽크가 가장 에너제틱하게 질주하는, 미친 듯 제소리로 아우성치는
바로 그 때의 음악 입니다. 가볍지만 치열하고, 해학적이며 더욱 관조적이고....

 
그건 바로 몽크 음악의 극상의 드라이브가 아닌가 생각을 해봅니다!
이 글을 보시는 님들도 한번 감상 하시면서 나처럼 낄길 거리며 웃음으로 하루를 지내시면
어떨까해서 추천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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