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무실 코너를 돌자마자 모퉁이에 간이 꽃시장이 열렸다.
자그마한 손수레 위에 무더기로 피어난 색채의 향연들이 내 눈과 지나가던 사람들의
눈을 사로 잡고 호객 행위를 한다.
빨강 노랑 원색의 진한 헝겊 같은 꽃 이파리 위에 화려한 호랑나비 죽지같은 팬지꽃
화분 한개가 이천원밖에 안하네.. 살까 말까 망설이다 봄냄새라도 맡아보자고 베고니아
두개를 사들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참으로 봄이되면 아름다운 행복들이 가까이에서 이렇게 싸게 나를 부르고 있는데
세상의 각박함 때문일까? 그냥 지나치고 만다.
노천 카페의 빈의자와 끝없이 구구대는 비둘기떼 속에 풍겨오는 커피 향기는
오랫동안 잃어 버렸던 나의 오만과 치부를 동시에 일깨워준다.
마치 한폭의 미완성된 수채화처럼 오월 잿빛의 긴장과 외로움이 더해만 가는데...
어쩌면 행복도 기쁨도 아름다운 꿈도 그토록 지천에 깔려있기에..
거리에서 눈이 파란 외국인이 무료로 나눠주는 성격책같다 여겨져 약간은 어떨떨하고
낯선것이라 여겨 지는 것일까?
사무실에 들어와 내가 산 사철 베고니아를 보니 조용필씨가 흥겹게 부르던 노래가 생각난다.
♪~ ♬ 베고니아 화분이 놓인 우체국 계단, 어딘가에 엽서를 쓰던 그녀의 고운손
그 언제쯤 나를 볼까 마음이 서두네. 나의 사랑을 가져가 버린 그대....
내일은 우체국 계단앞에 서서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써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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