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와 함께 보러가기로 했던 라이프 사진전...
서로 만날수없는 간극으로, 참을성없는 나의 의지력때문에 결국 후배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먼저 사진전을 다녀왔다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라이프지의 위대한 사진작가,
안드레야 파이닝거, 고든 파커스, 마가렛 보우케 화이트, 알프레드 아이젠 스타트,
유진스미스의 사진작가들이 찍어논 역사의 장면들속에 온전히 나를 맡겨
때론 1930년대, 때론 1960년대, 때론 1970년대를 오가며 그림같은 세상속에 행복감을 느꼈다.
삶에대한 일상적인 기록은 라이프지의 본바탕이며 역사이다.
인간이 겪는 삶의 주요 사건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한장 한장 사진에 자신의 기억을
대입시키다보면 예기치않는 기쁨이 나를 반기는것 같다.
사진이 인류의 역사에 남겨준 발자취는 위대하다.
망각을 보완해주는 문자와 더불어 사진은 과거라는 궤적 위에 현재를 세우고,
그 위에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아닌가싶다.
라이프지의 사진 이미지들 속엔 역사가 있고 추억이 있다.
추억의 갈피들이란 게 책장 넘기듯이 순차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아니다.
여러 파편(破片)들이 얽히고 설켜서 추억이라는 하나의 덩어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가.
기억의 파편들이 조합할 적에는, 나름대로의 질서를 가지고 있어서 정연하게 이어지기도 한다.
진위 여부는 희미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틀림없이 그러했다는 영상이 머릿속에 강하게 자리잡는 것이다.
부정할 수 없는 논리의 정연함 때문일 터인데,
마음의 밑바닥에 남아 있는 소망 또는 욕망이 논리를 이끌 터이고,
영화나 소설 속의 풍경이 어쩌면 낭만적인 풍경의 색채를 입힐 지도 모르겠다.
추억이라는 것이 욕망에서 비롯된 이미지들이 조합된 것이라면,
혹 내가 바라보는 현실이라는 것도 이미지에 의해 구현된 것은 아닐까?
실체, 이미지, 실체, 영상 ….
실체라는 것이 이미지가 빚어낸 영상이라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허상일까. 꿈일까. 현실과 꿈은 같은 것인가, 아니라면 그 경계는 있을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의 실체는, 이미지의 얼마만한 깊이에 감추어져 있는 것일까.
라이프 사진전은 2013년 가을을 맞는 내게 새로운 이미지로 다가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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