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저물고 있다.

저물고 있는 내 안의 사람도 있다.

요즘 세대는 정말 기억하고 잊고 하는 것 자체가

속도전을 벌리는 듯하다,

 

난 순간보다 지속성을 즐기는 편이라,

잊고 버려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빠른 템포의 속도는 가슴이

서늘하고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내 느릿한 중량의 가치에 속도를 낼

필요가 생겨졌다.

 

빨강 파랑 수건과 네모난 상자.

모자와 긴 막대기, 기막힌 마술을 부려내는 건

순간의 속도를 이용한다, 나도 마술의 주인공처럼

속도를 즐기는 사람이고 싶고 즐겁게 해주고 싶다.

 

오늘 오랫동안 길러왔던 머리를 잘랐다.

나의 안일과 안식으로부터 한번쯤 속도를 내어

나의 구속을 떨쳐내 보고 싶다.

나를 묶고 있는 것은 누구도 아닌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경직된 사고, 시간의 낭비, 묶어져 버린

일상의 서정으로부터 탈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과감히 머리를 자르게 만든 계기가

된 것인지 모르겠다,

 

의식을 마비시키는 나를 절망의 손에서

내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의 간절함은

앞으로 다가올 내 삶의 변화가 크지 않을까 싶다,

 

나의 비어 있는 손에 누가 푸른 쟁기를 들고

올지 모르겠지만 푸른 날 대지 깊숙이

숨겨져 있는 영혼의 붉은 흙을 파내어 새로운

길을 창조하고 픈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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