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첩 사를 써 붙이고 마음 대문을 열어놓은 지 며칠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3월의 끝날들이 다가온다. 그 동안 바깥소식에 무덤덤하게 웅크리고

지냈던 짧았던 시간 지인들이 서운했던지 내게 소식을 전해온다.

 

어찌 지내는지?
건강은 어떤지?

죽었니 살았니?

바쁘세요? ..
홀아비 겨울 밤 추위에 동사라도 한 것 아닐까 하는 염려 때문일 것이다.

하도 소식이 없으니 서운함에 소통을 끊은분들도 계신다.


그간 몇몇 일들 때문에 소리죽여 지낸건 사실이다.

아직도 최종 결론 난 것 없이 가슴조이게 나를 힘들게하지만 하나하나 매듭이

지어지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일이란 늘 그렇지만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었지만 개인적인 일들때문에 숨죽여 지냈다.

 

그래도 온기가 느껴지는 염려의 소리가 나를 다시금 깨운다.

얼굴 가득히 봄볕을 받고 반쯤 잠긴 눈썹 위에 아른거리는 아지랑이,
우리 삶을 작은 기쁨의 물 비늘로 반짝이게 한다면 지금의 봄을 자꾸 기다리게
될 지도 모르겠다.

 

지독히도 운 없이 하던 일들이 수렁 속에 빠지고 뒤틀어졌어도
또 다른 희망들이 나를 둘러쌓는 것은 날마다 의미를 전해주는 일의 기쁨과
사는 것에 행복이 아닐까 싶다.

 

오늘은 점심을 먹고 사무실 근처 아파트 단지를 산보 삼아 걷는데 단지 내
정원에 동백꽃과 목련이 어우러져 자태를 뽐내고 있다.

아직 동백꽃은 몽우리로 존재되어 있지만 봄의 기운이 더 갈 수도록

고혹적인 자태로 나를 설레게 할 것이다.

 

하얀 순수와 영원히 나를 사랑해달라는 목련과 동백꽃의 꽃말,
작은 소생의 산물들이지만 사랑스러움에 쉽게 눈길을 주고 한참 동안
밝은 마음, 밝은 표정을 짓게 해준다.

 

내게 봄은 허둥대며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잔잔히 겨울의 그림자 흔적
조차도 없이 가득한 봄볕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다가오는 4월은 잔인한 달이 아니라 행복하고 행운이 가득한 4월이 되길 기도해본다.

그만큼 내게 잔인함을 주었으면 이젠 행복함을 기대해봐도 좋지않을까?


내 얼굴에 내 몸에 봄 향기 물씬 풍겨나는 상큼한 봄이 되길 기도해준

나를 아껴주신 모든 분들에게 그 동안 침묵을 지켰던 미안 감을 봄 노래로 대신 채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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