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가을의 싸늘함을 더해 주 듯 비가 추적거리고 있습니다.

이 비가 그치고나면 아침 저녁의 기온차를 더 많이 느끼겠죠?

긴팔을 꺼내 입고 겨울날 채비를 준비해야 할 것이구요.


이렇게 오는 비는 사람의 감성을 좀 비겁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깊이 빠지기엔 어설프고 그렇다고 이성적인 마인드를 가지기엔 왠지
마음속 우울함이 나를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더 깊은 우울 속 낭만을 가지기 위해서 어릴 적 읽었던 동화책 한권을

생각해내고 추억 속 동심에 빠져보게 되는데요..블러그 친구분들도 같이 동참을...


요즘 아이들은 텔레비전으로 만화영화를 봅니다. 그것도 무려 만화채널이 6개나 됩니다. 
내 어린 시절은 텔레비전이 귀했던 시절이라 만화영화를 볼라치면 만화가게나
부잣집 친구 집에 놀러 가 황금박쥐. 아톰 같은 만화영화를 겨우 시청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장 가까이 했던 것이 책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두터운 명작동화의 활자 사이로 나 자신을 감정 이입했던 당시의 감동은
아직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어찌나 소리를 내서 울었던지..


잠자던 엄마가 놀라 방에 들어와 ″무슨 일 있느냐″며 물어보던 일이
지금도 새롭습니다. 그때 당시에 읽었던 책 중에 하나가 프란다스 개입니다.
눈물의 홍수. 국민(초등)학교 1학년 때 읽은 세계의 명작 씨리즈.


시도 때도 없이 촐랑거리기 바빴던 그 나이에도 이 책만은 밤을 꼬박 새고
통곡을 하며 독파했던 기억이 납니다.
책갈피 군데군데 내 눈물방울이 번져 얼룩졌던 기억이 납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파트라슈와 함께 우유를 배달하던 네로.
자신이 존경하던 루벤스의 벽화 아래서 파트라슈의 따뜻한 털 속에
파묻혀 동사해가던 네로의 모습을 그린 삽화.
사랑하는 여자 아이??? (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가 네로의
싸늘한 시신을 발견한 순간의 애절함.


그 후 이만큼 눈물을 쏟아내며 본 책도, 영화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가끔 극진한 모정을 묘사한 영화나 소설을 보며 과거를 회상하느라
일시적으로 코가 찡해진 적은 있지만, 통곡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흥 하며 거리를 두는데 그만큼 익숙해진 탓일 것 입니다.
눈물이 흐를 때 맘껏 흐르도록, 웃음이 넘칠 때 마음껏 웃음이 내 허파 속을
가로지르도록, 방기해볼 순 없을까? 가끔은 그 시절로 순수하게 돌아 갈수는
없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내가 가슴을 사막으로 만든 건 사막의 세상을 믿는,
내 사막 같은 개똥철학 때문일 터이고....
내 사막의 오아시스는 어디인가? 거기 습기 흥건한
그곳에서 습기 어린 내 눈물방울을 아낌없이 뿌려보고 싶습니다.


그 어릴 적 시간을 회상하며 한번쯤 순수의 시대를 만들어봄은 어떨지?
그 순수의 시대를 만드는 것은 여행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점점 만추가 다가올 수록 어다론가 떠나고 싶어질 것이고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질 것이고, 단둘만의 밀어를 속삭여보고 싶어질 것이고..

 

그래서 가을은 추억을 만들기 가장 좋은 계절이 아닌가 싶습니다.

울긋불긋 산야가 멋진 수채화 물감에 덧칠을 해도 저는 가을에 가보고 싶은곳은 바다 입니다.

철지난 바닷 가의  그 쓸쓸함과 적막함.. 몰아치는 파도의 일렁임..
바다를 바라보며 세상을 씻고 오는 시간을 가져봤으면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오늘도 하루를 보내고 싶습니다. 블러그 친구님들도 어디론가 떠나는 상상속에 행복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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