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본성을 생물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용기가 필요한 작업일 것이다.
자존심이 강한 호모사피엔스는 스스로의 위치를 신과 동물 사이로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토템사회에서는 동물이 신과 인간의 사이를 차지했겠지만- 연구자는 온갖 종류의
인간중심적 신화와 터부, 심지어 여성주의와도 싸워야한다.


용감하기 짝이 없는 이 책은 인간의 생물학적인 특성과 감각을 과학적으로 해설하면서도,
저자의 풍부한 교양을 바탕으로 마치 잘 쓰여진 인문서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게한다.
정보의 가득률도 높고, 대단히 흥미로운 책이지만,
인간이 그리 간단한 존재가 아닌 것은 저자 역시 잘 알고 있으리라. Good. 별다섯개를 주고 싶은 책이다.

............................................................................................................................................
 

- 오디세우스는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가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아무도 아니라고(Personne)"대답했다.

 

- 마누시(집시)끼리만 아는 부족에서의 이름이 있고, 이방인들,
즉 가드제에게 알여주는 이름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름인 비밀 이름이 있다.
비밀 이름은 엄마가 갓난아기를 안고 일생에 단 한 번 귀엣말로 불러주는 이름으로,
오직 엄마 한 사람밖에 모른다.

 

- 유혹하기, 그것은 우선 타자에게 비춰진 자신의 이미지를 사랑하는 것이다.

 

- 결혼 전의 밀고 당기기에서 장난이나 대결을 이끄는 주체는 처음부터 끝까지 여자이다.
여자는 처음에 상대의 마음에 불을 지른다. 그녀가 무엇을 감당할 수 있을지를 도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일종의 상징적 성교, 즉 진한 키스를 나눈다.
그리고 결국 다시 순진한 표정으로 돌아가서 지나친 흥분으로 남성의 야수성이 깨어나지 않도록 막는다.

 

- 대개 사랑의 고백은 두 사람 사이에 너무나 큰 불안을 야기하기에,
래티시아 보나파르트가 말한 대로 "그 마음이 지속되기만 한다면"이라는 생각이
- 차마 입 박에 내놓을 수는 없지만- 곧장 뒤에 따라오게 마련이다.

 

 - 헨리 4세는 마늘 냄새로 유명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아름다웠지만 다소 뻔뻔했던 정부 가브리엘 데스트레는 그에게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폐하, 폐하는 참으로 제왕다우십니다. 폐하한테서는 시체냄새가 진동을 하니까요."

 
- 나는 왜 아직까지 어떤 공상과학소설 작가도 인간의 단성생식이라는 소제를 다루지 않았는지,
오히려 그 점이 놀랍다. 90킬로그램의 체중을 지닌 성인이 세 명의 아이를 낳는 대신 30 킬로그램짜리
세 명으로 분영하면 안된다는 법이 있는가?
그 각각의 개체도 원래 개체의 모든 유전자, 모든 기억, 모든 역사를 온전히 간직하고 있는 완전한 개체들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젖병, 기저귀, 감기, 도리도리 까꿍 등은 모두 필요 없으리라.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