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독특한 빛깔과 매력을 갖고 있지요.
동시에 자신에게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상대방의 파장에 반응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이것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대인관계의 폭이라는 것이 생기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 좋은 사람, 싫은 사람, 미운 사람 등등. 특정한 사람과 연애를 하고,
특정한 사람과 결혼을 하며, 부딪치는 사람과 싸우고 결별을 합니다.
이것이 마음의 감응점일 것 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은 누군가?  싫어하는 타입은 누군가?
특정한 감응점을 갖지 못한 채 무수히 많은 타인들에게 전부 감응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어떤 타인을 접하든지 상대방이 보여주는 다채로운 스펙트럼 중 하나에 홀리는 타입이면
호감은 쉽게 갖지만 안정된 관계를 영위하지는 못하게 될 것입니다.


이런 타입을 소위 바람둥이라고 부르는데 이 경우는 타인에게 반하는 행위에 적극적으로
몰입한다는 뉘앙스가 들어 갑니다. 그런 것조차 없는 사람에겐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놀라울 만큼 찬란한 빛을 내면서 곁을 스쳐 지나가는 것만 보입니다.
감정을 멈추어서 영원으로 만들 수 없기에,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상대방이 보조를
맞출 방법이 없다는 것을 알기에 공기처럼 자신을 감싸 안도록 가만히 내버려 둘 뿐 입니다.


시선을 돌릴 때마다 마음을 끄는 편린들을 발견하고는 감정에 무슨 가치가 있는지
마음이 별똥별처럼 환한 빛을 내며 흘러 갑니다. 지나가고 나면 아무 흔적도 남지 않는 찰나...
박살나 있는 금성이 불러일으키는 변덕. 상대방의 파장을 온전히 흡수해 취해 버립니다.


흐름이라기보다는 번갯불처럼 스위치가 켜지는 것이어서 '사로잡히는 것'이지 '느끼는 것'이
아니기 때문 입니다다. 호감이라고 부르기에는 강도가 지나치게 세지만, 사랑이라 부르기엔
지속성이 너무 짧습니다.

 
타인, 그 자체에서 느끼는 에피파니. 이것이 나란 사람의 패턴이라는 것을 알기 전까지
삽질은 또 얼마나 했었는지?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는 탓에 성 정체성도 종종 헷갈려 가면서
의미화를 시켜보려던 순간들. 지나치게 강렬한 자극과 파동이라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의미 부여를 하지 않는다면 이 감정은 퍽 소중 합니다.


나는 상대방이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시선을 멈추게 하는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진심으로 체험 합니다.
그 느낌을 되살리거나 다시 경험하지는 못한다고 해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몇 번의 경험을 통해 나는 이 단발적인 사로잡힘을 관계로 연결시켜서 안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상대방이 내 인생에서 특별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매력을 잠깐 증폭시켜서 느끼는 것이니깐.

무엇보다도 이것은 일방적 입니다.
타인의 파장에 휩쓸리는 것이지 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 입니다.
나를 사로잡았던 것들은 얼마 안가서 흩어 집니다.
 

안정된 관계는 오히려 무언가를 같이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사람하고만 가능 합니다.
배려 깊은 동반자이자 재능 있는 협력자, 훌륭한 파트너로서의 연인은 그래서 내게
무척 중요 합니다. 나는 그 이유로 상대방을 사랑하기 때문 입니다.

 

여전히 타인의 존재가, 영혼이, 순간적인 반짝임이 전신을 짓눌러서 숨을 쉴 수가 없는

경험을 하곤 하지만 이젠 명확하게 압니다. 사람의 특정 한 순간을 포착해서 반응하는,

의식적으로 되는 게 아니라 기질 혹은 본능으로 갖고 태어난 미묘한 감응점이

내겐 상당히 명확하고, 강렬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내가 태어난 순간 밤하늘의 중요한 별들은 모조리 처녀좌에 있었던 까닭일까?
타인의 한 부분이 내 별무리와 좌상을 이루면서 지나갈 때 그것이 곧 나라는 사람 전체와
관련 되어 깊고, 격렬한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일까. 의지와 상관없이 아득하게 몰려왔다가
사라지는 파장들. 덕분에 사람에게 영매를 당하는 느낌 입니다.
 

타인은 그렇게 쉽게 나를 뒤흔들고 지나 갑니다.
강렬함에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 같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곧 관계에 대한 욕구는 아닙니다.
덕분에 인연을 관조하는 법을 배웁니다. 운명이라면 그 모든 관념과 터부를 넘어서 그사람은
내게로 올 것이기 때문 입니다.


지속적인 호감으로 중첩된다면 모든 상황이 나를 그의 곁에 있게 만들 것입니다.
마음의 자기 폭풍에서 길을 잃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 생각 합니다.
스스로의 의지가 아니라면 더욱 더 그렇겠지요?

 

 

사랑은 창밖의 빗물같아요.
양수경의 노래로 유명 하지요?
왜 사랑이 창밖의 빗물같은가?


잊을만하면 느닷없이 쏟아져오기 때문이고, 그러다 또 거짓말처럼 비가 그치듯
잊혀지기 마련인것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그래서 사랑은 창밖에 빗물같습니다.
작사가가 누군진 모르지만, 정말 멋진 비유 입니다.
오늘은 약간의 봄비가오고 왠지 마음에 인연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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