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의 첫주말..
가을의 끝이 오는 것 같다..
비는 추적거리며 내리고 내마음은 상념의 안개속을 헤메인다.
오늘 북한산 둘레길을 걷기로 약속하고 준비를 했는데 왠 비가 이리 내리는지?
갈까 말까를 수십번 갈등.. 작은 약속도 약속이니 가서 못가면 파전에 동동주 마시는
장면을 같이 즐기는 것도 좋으리라 마음을 먹었다.
술을 한모금도 못마시는 범생이 아저씨...
그래도 나 사이의 모순은 없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술자리에서 사이다를 마셔도 그들과 잘 어울릴수 있는 자세가 되어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술마시는 그들은 좀 힘들겠지만...
헉... 길을 잃어버리고 딴 소리를...
가을이 꼬리를 감추고 어느새 문득 겨울이 와버린 듯 갑작스런 추위가 나를 감싼다.
" 좀 더 햇빛을 " 괴테는 죽을때 이 한마디를 남겼다 했다.
북한 산 둘레길..
수유리 아카데미 하우스를 뒤로하고 만추의 나무숲은 쓸쓸하게만 보인다.
하지만 깊은 명상이 있고 무한히 걷고 싶은 통로가 보이는 듯 하다.
용기내어 정진해보는 코스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솔직히 나는 산이 두렵다.
호흡을 제대로 못하는 나는 산에 올라가면 땀부터 눈물 콧물 범벅을 하면서
정신줄을 놓아버리는 상태가 된다.
남들이보면 왜 저러면서 산에 올라가지 하는 소리가 이곳저곳에서 들리는 듯 하다..
이건 내게 있어 산에대한 트라우마이다.
그래도 기회가 주어졌으니 열심히 둘레길을 걸어야 겠다는 생각뿐이다.
사랑의 매혹은 존재의 비의(秘義)속에 숨어있는 불가사의 과정이라고 했다.
바로 내 앞에 펼쳐진 북한산 둘레길은 마치 정열과 교태와 매혹과 고혹의 요염스런 여인
카르멘이 되어 내게 다가온다.
유혹처럼 힐끔대는 좁다란 외길이 끝나버릴 것 같았는데 거짓말처럼 위안의 길이되어
아름답게 펼쳐지는게 아닌가? 하늘의 비는 그치고 바람을 소슬대며 부니
자연의 위대성에 매혹이되어 가닥가닥 찢어진 나의 몸이 하나로 만들어 지는것 같았다
신의 얼굴을 보는 것 같은 그 자연의 장관... 언어로 표현하기 쉽지않은 것 같다.
길을따라 걸어가면서의 몸으로 다가오는 힘듬.
숨이 턱까지 차고 오르지만 같이 동반하는 사람들의 응원소리도 정겹게 들린다
감사하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도 든다. 이런게 존재의 행복이 아닌가 싶다.
일상의 시간 속에 보게 되는 세상일,
다른 사람들은 즐겁게 떠들던 그 번화한 시간을 산속 자연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일인가를 알게 해주는 것 같다. 내 인간의 내재된 욕망을 분출할 수 있다는것도
행복이 아닌가 싶다. 주말의 산행은 내 인생 또다른 다큐멘타리를 만들어 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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