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대학때 알아온 프로이트.
프로이트에 대해 뭣도 모르고 무작정 외우고 교양시험을 치르기 위해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프로이트뿐만 아니라 너무 많은 학자들을 한꺼번에 외우려는 탓에 학자들 간에 주장하는 바를
정확히 캐치하지 못하고 헷갈리기만 했었다.
 
내가 겨우 책을통해 인지했던 학자는 프로이트와 에릭슨 두 학자에서 끝나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그런지 편하게 생각 했던 것은 ‘프로이트’였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릴 때도
프로이트, 무의식, 심리성적이론 이런 제목들만 눈에 들어왔고 그것이 전부였던 것 같다.

 

어느날인가 엔터니 이스트호프의 ‘무의식’이라는 책을 빌리게 됐는데 ‘아차’싶었다.

내가 너무 프로이트라는 위대한 학자를 쉽게 봤던게 아니였나 싶었다.
앤터니는 프로이트의 이론을 자세하게, 논문형식으로 정리해 나갔고 정교함이 있었다.

그 뒤부터는 프로이트라는 학자의 병리학적 이론을 찾아 읽어 내려 갈 수가 없었다. 

 

내 수준에 맞게 쉬운 책들을 찾았지만 찾지 못하고 많은 세월이 흘렀고 그저 프로이트라는

이름만 외우고 지내던 중 독서발제가 ‘프로이트&라캉 무의식에로의 초대’라는 책이어서 흥미로웠다.
솔직히 라캉은 생소했지만 프로이트의 이론을 받아들여 재해석 했다는 글쓴이의 말머리를 읽고
조금은 안심(?)했다고나 할까?
 
프로이트는 책을 쓸 때 자신이 맡은 환자에 대한 사례를 많이 적었다고 한다.
글쓴이도 이해하기 쉽게 개념정리 후에 적절한 예시와 프로이트가 사용한 사례를 적어 놓고,
그림과 단어에 대한 뜻을 따로 표기하여 이해하기 한결 쉬웠다. 특히 영화에 대한 예시는 신선했다.

 

그리고 이 책이 보기 편했던 것은 순서가 기본적인 것(초대)에서 출발하여 점차 심화(만남)되고
그 심화된 것을 정리(대화)하고 마지막으로 현대사회에서 프로이트와 라캉의 이론이 어떠한 점에서
이슈화(이슈) 되고 있는지를 설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만남의 단계에서 정신분석이론을 정리한 프로이트에 대한 개념 설명이 먼저 되어있고 후에 라캉이 나왔다.
프로이트를 설명했다 라캉을 설명했다 왔다갔다 혼동하지 않아서 좋았다.
프로이트의 개념 부분에서는 책장 넘기는 속도가 빨랐지만 라캉부분에서는 몇 번이고 읽고 또 읽고
읽기를 반복했다.

 

처음 접하는 상징계, 상상계, 실재 등... 개념을 이해하고 넘어가야 했기 때문에 예시도 여러 번 보고
정리해야 했지만 지식이 쌓인다는 생각을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읽었다.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심리성적 발달단계에서 구순기(구강기)-항문기-남근기를 지나
잠복기에 대한 설명 없이 바로 생식기로 넘어간 것이었다. 이 책에서 프로이트를 처음 접한 독자는
잠복기에 대한 존재를 아예 모르고 지나쳤을 것이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에서 심리성적 발달 단계 중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대해 설명할 때
너무 남성 중심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남근의 선망. 남자아이는 거세당할까 두려워 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를 하겠지만, 여자아이는 자신이 거세당한 존재로 인식한다는 것은 정말 여자아이는
그런 생각을 할까? 하는 의문이 든다.

 

 학교 수업시간에는 항상 프로이트에 대해서만 배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라캉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되었고 프로이트와 주장이 같은 것도 있지만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고 철학적인 면이 있어 ‘나의 제자다’라고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라캉도 정신분석이론의 학자라는 것을 알았다.

 

프로이트에 대해서 읽을 때는 ‘예전에 만났던 사람’같이 편하고 그에 대한 글이 쉽게 받아들였지만
느낌이었지만 라캉은 친구의 소개로 ‘처음 만난 사람’같이 설레기도하고 어렵기도 했다.
랑캉에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책을 본 것은 아닐까 염려스럽지만 어쨌든 내게 맞는 책을 찾게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생각날 때마다 두고두고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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