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아득한 합창처럼 창으로 밀려온다.
주말의 아침은 늘 편안하고 현실이 알몸으로 드러내는 평일보다는 여유 스럽다.
오늘은 친구 딸이 결혼을 하는 터라 다른 약속을 잡기에는 애매한 상황이다


한생애에 한 사람의 반려.
이건 뼈아프게 준엄한 인간적 원칙이다.
결혼은 요행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결혼 생활을 해 본 최종적 결론이다.


자신이 참여하여 경작하여야 할 농지이며 개척해야 할 황무지여야 한다.
결혼은 사랑하기 때문에 이뤄져야 할 필연의 이유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 " 가 결혼의 동기가 되어야 한다,


결혼은 사랑이 변신한 무덤도 아니며 기화요초 찬란하게 만발한 낙원은
더욱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신부의 자리는 내 인생을 그 앞에 내놓고
함께 지키기 위해 어렵게 획득한 자리여야 할 것이다.


사랑과 신념과 성실, 이것이 가장 큰 결혼의 지참금이 아닐까 싶다.
친구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랑에는 긴 묵념과 기도와 인내와 희생이 있어야한다.
그래야 세상을 관용하게 되며 인생을 참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혼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갑자기 한 여자가 생각난다.
결혼을 해보고 싶어하는 여자. (어패가 있나?)
사람 사는 것에 무슨 특별함이 있냐고 한 남자 만나 즐겁고 행복해진다면
그것이 사는 삶이라고 자기 반려자를 찾는 그 여자..


그러나 인생의  첫출발을 내딛고자 하는 또 다른 발걸음을  찾는다는 게 쉽지않은가보다
그래도 늘 준비하고 만나고 그 결혼을 위해 행보를 걷고 있으니 이번 가을엔
꼭 결혼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그래서 그녀의 가슴에도 천혜(天惠)의
이슬이 맺혀 지길 간절히 기도를 해본다.


가을이다.
곳곳에서 내게 결혼 청첩장을 무슨 고지서처럼 전해준다.
나도 이처럼 자신 있게 결혼 청첩장 내밀어 책임을 다하고 싶어 진다.
나이가 과년한 내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 진다.
딸 가진 부모들 다 똑같은 입장일 것이라 생각이 든다.


내 딸은 언제쯤 하얀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그곳에 안착할 수 있을까? 이 가을에 아름답게 성숙한 내 딸의 안위가 갑자기
물어보고 싶어 진다.


무엇보다 친구 딸 결혼식..
슬기 넘쳐진 미래를 바라보는 결혼이 되어 지길 바라면서 ...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 그만 잊어도 되겠지...  (0) 2014.09.09
주일 낮 먹거리..  (0) 2014.08.31
가을 나드리..  (0) 2014.08.24
즐거운 쾌감..  (0) 2014.08.21
작은 속삭임을 위한 일상 탈출.. 대부도..  (0) 2014.08.0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