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예측불허인 드라마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싶네요..
그래서 그저 평범한 일상들이 펼쳐지기를 바라고 고난이나 극복하지 못할
좌절은 주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으로 사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열심히 일한만큼 노력하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주시는 상급은 클 것이라 생각하는데
아직은 그런 때가 되지 않아서인 걸까요? 아직도 제대로 심어지지 않아서
자그마한 시련을 주시는 것인지 내게는 아직도 세상이 시끄럽네요.

 

그래서 봄이 되면 작은 소망을 가지고 기다림을 가지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봄이 되면 왠지 슈만과 클라라가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슈만의 연가곡집 시인의 사랑의 첫 곡인 아름다운 5월에는 이라는 대표적인
사랑 노래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말이죠.

 

그러다 보니 바리톤 디트리히 피셔카우와 테너 프리츠 분더리히도 자연스럽게
상기가 되고 따뜻한 봄을 맞고자 하는 연인들에게는 연가 곡들을 들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벚꽃이 활짝 핀 4월의 봄은 왔는데도 아직은 내 마음이 추워서일까?
활짝 핀 수다보다는 침묵보다 깊은 한마디의 위로가 더 내게 갈급함은
민들레 꽃씨가 한 끝 깃털에 온 생애를 맡기듯 목이 말라 있기 때문일 겁니다.

 

내 작은 몸짓은 아직도 꽃과 바람과 구름으로 맺어지지 않고 방황 하 듯
고독과 울분에 이르고 있으니 내게도 황홀하고 눈부신 꽃망울 터지는 찬란한
봄날이 오길 기대해봅니다.

 

그래서인지 이 봄날에 다들 슈만의 연가 집을 연상하고 떠올리지만 난 고통의 이마 위에
반짝이는 슈만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마이너 곡이 내 마음 상태를 나타내주는 것 같아
깊이 있게 다가옵니다.

 

아마 슈만이 작곡을 했을 때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 같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슈만은 바이올린 소나타 2곡을 남겼는데 그 중에서도 1번 곡은 개인의 삶과 조직의
삶이 뒤엉켜 정신적으로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작곡을 했던 터라
조금은 우울하고 암울하고 먹먹한 느낌을 주기에 딱 좋은 소나타라 말씀 드리고 싶네요.

 

특히 그의 바이올린 소나타는 바이올린이 주는 서정성과 피아노가 주는 정열적인 감정을
복합적으로 표현, 조금은 거칠고 통 열한 느낌으로 다가와 무겁게 가라앉은 선율로
느껴지게 하지만 낭만적인 서사를 잃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음악세계가 얼마나
성찰적이고 시적 감각이 있었는가를 나타내 줍니다.

 

올해 제가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마이너를 듣게 된 귀한 시간은 올해 초 내한 공연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공연에서였습니다.
그날의 연주는 상상 이상의 아름다운 공연이었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사실 그날 그녀의 연주 백미는 슈만 바이얼린 소나타 보다는 바하의 파르티타 3번을

연주한 것이 인상에 남았는데 한치의 오차도 없는 템포감각으로 흠잡을 때 없는

인토네이션을 주는 연주는 가히 장관이었다고 자신 있게 얘기 하고 싶습니다.
.
하지만 내게 더 감동으로 다가온 것은 슈만 바이올린 소나타 1번 마이너 곡이었습니다
그날 연주회 초대는 제가 늘 아끼고 내게 힘을 주시는 분의 초대였기에 더 기쁜 마음이었습니다.,
아마도 마음 고통 속 방황을 눈치채고 제게 작은 위안을 주려고 초대를 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보며 늘 고맙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날 슈만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은 내 의식을 잠재우려는 게으름과 자포자기한 자조와,
흐느적거리는 흐린 시력과 멍멍한 청력의 나사에 기름치고 닦고 조여서 열정을
회복시켜 주는 귀한 선곡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힐러리 한의 연주는 너무나 부드럽고 서정적이어서 오히려 듣는 내내 슬픈듯한
느낌까지 드는 그래서인지 마음이 정돈되는 것 같았습니다.
힐러리 한을 얼음공주라 표현하는데 과연 감성적 극치를 보여주는 연주를 들으며
얼음공주라는 표현은 과한 표현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물론 제가 듣는 귀가 아직은 열려있지 않고 내 감성에 맞춰진 표현을 생각하다 보니
평론가나 매니아들이 평가하는 냉정하고 평정 심을 잃지 않는 연주가로서의 정확한
평가를 스스로 왜곡되게 생각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힐러리 한이 연주한 슈만곡을 블러그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어 유투브를
찾아 봤으나 아무리 봐도 없네요. 조금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힐러리 한을 능가하는
기돈크레이머 바이올린 연주와 마르타 아르게히의 피아노 연주는 엄청난 힘을
우리에게 전할 것입니다.

 

원하건대 봄의 날에 우울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신께서 펼쳐놓은 생명들 안에 신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고, 만져 느낄 수 있게
나를 깨어있게 해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뿌리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Sonata no.1 in A minor Op.105 1st movement Mit leidenschaflichem Ausdruck

 

Violin Sonata no.1 in A minor Op.105 2nd movement allegretto 

 

Sonata no.1 in A minor Op.105 3rd movement-Lebha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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