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26일 현충원 앞 하늘)

 

 

오늘 하늘 잿빛구름은 마치 바람에 찢긴 지연(紙鳶)이 전신주에 매달려
상승과 낙하의 두가지를 못하게 된 것처럼 불투명한 진공속에 방황하는 듯 합니다
어둡고 끈적거리는 수질을 살펴줄 일 없는 오늘,  주말 토요일...


서성이고 기웃거리며 외곽을 도는 일에 시간을 써버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사무실에 나와 다음달에 있을 독서모임 발제 책인 리스본행 야간 열차를 읽으면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이런날의 쓸쓸함은 오히려 감미롭습니다.
한잔의 차를 마시기위해 물을 아주 뜨겁게 끓입니다.
차가 식으면 마음이 더 쓸쓸해지는 것 같아 마시다가도 식으면

다시 데워 마시는 이상한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름철 아이스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데..
뜨거운 차의 열기가 목구멍으로 내려 갈때 느껴지는 알싸함과,
뜨꺼운 찻잔을 두 손안에 받치고 있으면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친구는 늘 내게 얘기 합니다.
애정결핍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난 놈이라구요..
정말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브람스가 생각났습니다.
언젠가도 뮤직에세이에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올려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평생 한 여인 만을 바라보며 살았던 브람스..
타인의 아내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브람스..
김남조 시인의 표현을 잠시 빌려보자면 숙명의 창문을 열어 놓고 있는
슬픈가옥같은 사람이 브람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요,
오늘 한 여름 날.. 정말 브람스와는 전혀 맞지않는 계절이지만 날씨가 주는
격렬하고 산란함이 염원처럼 브람스를 찾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싶네요.
어쩌면, 그의 고독과 벌거벗은 진실을 주저없이 얘기 해주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은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들어보면 어떨까싶습니다.
브람스 교향곡들은 어느 연주를 들어봐도 실망스러운 연주는 없는 것 같습니다.
워낙 곡이 알차서 그렇기도 하고. 브람스 매니아님들 앞에 솔직히 무언가를
소개한다는 것이 웃기는 짬뽕이 되는터라..내가 새로 소개할 건 없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브람스 교향곡 4번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브루너 발터의 음반입니다.
카라얀의 파사칼리아, 클라이버의 3악장 등등..떠오르는 것들은 많지만.
오늘 따라 유난히 브루노 발터의 교향곡 4번이 듣고 싶네요.


누가 왜냐하고 묻는다면 브루노발터 4번 1악장에서 유난히 강조되어 들리는 트라이앵글
소리가 마치 오헨리 소설 "마지막 잎새"에서 마지막 남아 있는 잎새를 연상시킨다는게

개인적인 이유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교향곡 4번의 이야기를 조금 해본다면.. 많은 전문가분들이 평하시길..
첫번째는 '인생의 가을' 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 브람스의 고독감과 체념이
강하게 표면에 나타나 있다고 하는군요.
두번째로는 지금까지의 어떤 곡보다 한층 고전적인 형식이나 기법에
중심을 주고 있는 점이랍니다.


교향곡 1번과 같이 조금은 어둡고 비극적이거나 2번 교향곡 같이 목가적이고
밝거나 기쁨이 별로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1번부터 3번까지의 교향곡과는
다른 감정을 내포하고 있는건 초짜인 제가 들어도 알것 같긴한데요.


브람스 음악 대개가 우수에 찬 것이지만 교향곡 4번처럼 처음부터 영혼에
깊이 호소하고 고립된 느낌을 준다는것 그것이 다름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요.


그래서 브람스 애호가들에게는 편집광적인 면이 있지않나 싶습니다.
조금은 웃기는 얘기지만 한마디로 잘난 뽕이라는 것인데..


말러를 좋아하는 말러리아, 브람스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대중적인 인기곡이나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멜로디나 색채감 있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어떤 경멸감 같은걸 가지고 있는 듯 보입니다.


맞는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남들이 어렵다고 하는 음악을 듣고 있다는 자랑같은 것을 엿볼 수 있단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브람스 음악엔 그만한 특색이 있는 것일까요?
그들만의 병적 취향은 아닌지? 분명 그의 음악에는 그만한 특색이 있습니다.


사진이나 스케치로 보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 특색을 짐작하게 만드는데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이나, 산책을 하고 있는 배불뚝이 그의 모습에서
정열과 중후감을그리고 시류에 편승하지않는 완고함, 자기 자신의 예술에 대한
육중한 확신을 충분히 읽을수 있으며 동시에 엄격하고 비타협적인 독신 남성의
괴팍스러운 면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부르노 발터..
짜임새가 아주 단단하고 빈틈이 없어 보입니다.
어디 느슨함과 비어있는 곳이 없어 보일만큼 잘짜여진 건축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르노 발터만의 특유의 현을 삽입하는 것과 저음부 화성의 음악적 밀도를 높혀
연주를 한다는 점.. 음악보다 운동량을 느끼게 하는 음악같다고나 할까요?
그 운동량은 대하 밑을 흐르는 도도한 물줄기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브람스 음악은 단순히 듣기 좋은 음악도 가벼운 위안을 주는 음악은 아닌듯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고독과 비애 갈등과 어두운 욕망으로 짓눌려 있을때 우리 내면 깊숙히
가라 앉혔다 그 절망의 심연으로 부터 우리를 다시 솟구치게 하는 그런 음악인 듯 싶습니다.

 

 

 

Symphony n°4 op.98

I. Allegro non troppo 0:00
II. Andante moderato 12:13
III. Allegro giocoso - Poco meno presto - Tempo I 24:22
IV. Allegro energico e passionato - Più allegro 30:29

New York Philharmonic
Bruno Walter
Studio recording, New York, 21.II.1951
.

 

 

 

 

드러내고 싶지 않는 치욕스런 아픈 과거!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리 쉽게 접근 하고자 하지 않는...!
세상에 드러나 있지만 자세히 알려고 하지않는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쉰들러리스트(감독:스티븐 스필버그)"  "피아니스트(감독:로만플란스키)" 를
보면서 인류의 전쟁과 그 특정 집단의 만행에 따른 비극적인 아픔을
이야기 하고 슬픔을 이야기 하고 감동하며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이제 우리도 일본군 위안부들의 인권유린 문제를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전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신념이 이번 경쟁 프리젠테이션을

하게 된 동기이고 그 사명을 광고회사와 같이 하고 싶다는 것이 영화 제작사의 얘기다.


7월과 8월을 겪어낼 새로운 프로젝트 첫번째
몇개 광고 회사와의  경쟁 프리젠테이션이 될 것 같다.
과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려는지 걱정부터 앞서긴 하는데.

그래도 경쟁프리젠테이션을 많이 해본 경험 때문일까 하면 될 것이라는

어설픈 위안도 한 몫을 한다.  그래 잘해낼 거야...

 

광고비와 프로모션 비용까지 합치면 꽤나 큰 금액이 움직이는 영화,

돈의 문제도 우선이지만 이 영화가 많은 이들에게 어필되고 성공적으로
안착되어 많은 이들이 영화를 봤으면 하는 마음이다,

특히 나이 어린 청소년들이 이 영화를 꼭 봤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고민은 관객의 집 객을 어떻게 유도할 것 인가

하는 것이 아마도 우리회사와 같이 고민하는 경쟁 참여 회사의 숙제가 아닐까 싶다.
위안부라는 영화의 전체 컨셉은 너무도 뻔하기때문에 크리에이티브와

설득력 있는 카피의 싸움이 될 것이다. 어떤 내용으로 접근을 해야 고객들로부터

긍정적 의사표시를 받을 수 있을려는지 머리가 아프다.


너무도 뻔한 스토리 건만 실제 촬영한 영화 일부를 보면서 너무도 분노가
터져 나와 격분하여 마음의 진정이 되질 않았던 영화다.
마치 언제 밟혀 죽을지 모를 길가의 꽃처럼 위태함을 겪었던 위안부들.
일본, 그들은 진실로 사람다움이며 양심에 순종하고 마음 씻는 일을
우선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사람 다와 질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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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락 그늘도 없이 맨몸으로 받아내는 뙤약빛 여름 하늘.
여름 하늘에 잠겨있는 고뇌는 푸르름의 무게로 다가오고
목을 꺽고 늘어진 허전함은 오늘도 나를 향해 다가온다.


습관적으로 찾아오는 주말의 기억과 행동..
그 기억을 공포처럼 소스라치게 애써 외면해야 하는
춥고 서러운 아픔.. 기억장치를 부셔버릴 수만 있다면

과감히 던져버리고 싶다.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삼키며,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냐며
나를 달래는 모습속에 가슴이 덥혀 짐을 느낀다.
이제는 잊을 만도 되었는데 왜 이리잊지를 못하는 것인지?


결국 마음을 달래려 미술관 모임에 참석을 한다.
그제서야 번쩍이고 요란하던 삶의 비늘들이 안정을 찾는다.
아픈 기억의 조각들이 조용히 떨어져 흩어지기 시작한다.


미술관 모임 사람들을 만나 가슴 속살 스며드는 정겨운 대화는

마음 가득 담았던 아픔의 자리를 환한 웃음으로 즐거움을 만들고
조용히 마음 자리 맑은 바람으로 받아 이해하여 주시는 지인들,
너무도 감사한 사람들이다.


나를 가장 먼저 가슴으로 이해하고 배려하시는 분
빛마루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다.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시는 분 답게 내게 용기 주시고 목청 떠나가게 질책하시는 분,
그 덕에 자각의 눈을 뜨는 것 같다. 그래서 무조건 고맙고 감사하다.


내 앞에 뻗어 나간 세월이 휘어져 돌아오는, 그래서 고통과 오욕의
시간을 보상 받을 수 있다면 발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쳐다보고 싶다.
내 삶을 기름지게 하고 좋은 밑거름이 되어주던, 눈물 씻어 정결한
마음 자리로 살아갈 용기를 허락하신 하나님의 말씀 책 앞에 기도하고 싶다.


"눈물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자기 단을 가져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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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막한 사무실 미칠 것 같았던 일 하나가 끝을 보고 세상밖으로 나간다.
지난 몇칠간을 고민하고 또 갑론을박하던 일,
한 두마디로 충분했던 것들을 되풀이하여 강조하고 설명하게 만든다.

 

될수록 생각을 정리하고 아끼려 했던 나의 행동이 어수선하게 변해진다
아직까지도 조금은 덜 정리된 듯한 마음이지만 긴 사연이 담겨진 편지처럼
건조한 나의 일상에 촉촉함을 던진다.


일이 하나하나 영글어가고 제대로 풀려간다면 나의 생활에도 변화가 오겠지.
아직은 내 공간에 아무것도 이뤄내지 못한 일 뿐이지만 간절하게 마음을
담으면 이 여름날 시원한 바람 한점 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다.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오른다.
햇빛이 마구 쏟아지던 날.. 지독히도 더웠던 여름
미류나무 아래 서서 교실을 향해 서있으면 내가 좋아하던 동요를 치는
풍금소리가 들렸던 기억, 조약돌이 환히 들여다 보이는 정갈한 시냇물
흐르는 소리도 들리는 듯 하다


풍금소리에 접고 내려앉은 햇빛의 무늬와
햇살에 반짝이는 물비늘 터는 시냇물 소리도 요즘처럼 신록이 고울 때엔
가식 없는 표현으로 반갑게 맞이하고 싶어 진다.
일을 마치고 난 다음 마음 속 담백함이 나를 편하게 만든다.


몇 줄의 글 안에 진실을 담아 담아 세상에 뿌릴 수 있다면 그래서 가슴 시린
허무의 공간이 부셔져 버릴 수 있다면 너무나 좋겠다.
쓸쓸하고 어렵던 손바닥만한 나의 자존심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아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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