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을 주는 곳마다 초록의 세계가 열리고 있다.
하늘 아래  또 하나의 초록 하늘을 열기위해 작은 속삭임은 시작되고 있지않나싶다.

속닥 속닥... 뭉개구름이 피어오른다.


주말의 하늘 날씨가 태풍의 영향때문에 불안한 상태였지만
대부도 인스토리 카페로 푸르름을 한아름 안고 도착한다.
따뜻하고 아늑한 품이 되어줄 것이라 믿음을 가지고...


오늘 나는 그동안의 답답함을 뒤로하고 모임에 참석을 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의 모임을 작은 속삭임이라 말하고 푸르름이라 명하고싶다.


우리는 이야기 한다,
푸른 것을 우리는 하늘이라고 말하기도하고.
아니... 바다라고도 이야기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희망이고 신선하고 건강한 것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로 내가 떠난 8월의 첫여행은 바로 이런 푸르름이 용솟음치고 뻗어나는
힘의 원천을 가진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손에 닿으면
진하게 묻어 나올 것만 같은 살아있는 푸른색의 리듬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


천지를 뒤 덮을 것 같은 녹음과 하늘 빛에서도, 바다의 물짓에서도 생명과 사랑을
보는 것 같다. 오늘 여행지는 바로 대부도에 위치하고있는 인스토리다.
가공되지않고 장식되지 않은 정갈함이 자연의 미를 더해 주는 언덕위의 하얀집(?}
카사비앙카를 연상시키는 3층 집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멀리는 대부도 바다가 한눈에 보이고 서정주 시인의 " 대낮" 의 시 한귀절처럼
농도짙은 원색의 녹음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사랑과 정을 품은 사람들만이
출입을 해야 할 것 같은 인 스토리.


몇명 안돼지만 모여 먹는 즐거움에 빠지게 한 바베큐 파티와
2차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 상 음주가무 빠질 수 없는 타임.
마치 한잔 술을 일배하 듯 순서를 정해 노래 솜씨를 뽐내고
함께 오빠는 풍각쟁이야가 되어버린 시간...시간들...

아... 나는 이 시간에도 여전히 모범생이였다. 쩝~


마음 바닥에 정이 없었다면 이런 희망의 세계를 보여 줄 수 있었을까?
여행지엔 누구에겐가 다가가고 싶은 어울림의 상징같은게 있는것 같다.
간절히 원하는 황홀경의 느낌은 없어도 서로를 보듬고 사랑을 할 줄아는
인간성의 씨가 보인다는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반드시 빛과 화평과 희망이 마련되어 있어야 하는 것 처럼
캄캄했던 마음 갈피마다 적막함이 피고 외롭고 괴로왔던 아픈날에 소낙비 같은
행복을 안겨준 이번 대부도 잠시의 탈출은 즐거움이였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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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저물고 있다.

저물고 있는 내 안의 사람도 있다.

요즘 세대는 정말 기억하고 잊고 하는 것 자체가

속도전을 벌리는 듯하다,

 

난 순간보다 지속성을 즐기는 편이라,

잊고 버려지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빠른 템포의 속도는 가슴이

서늘하고 어렵기만 하다.

 

하지만 내 느릿한 중량의 가치에 속도를 낼

필요가 생겨졌다.

 

빨강 파랑 수건과 네모난 상자.

모자와 긴 막대기, 기막힌 마술을 부려내는 건

순간의 속도를 이용한다, 나도 마술의 주인공처럼

속도를 즐기는 사람이고 싶고 즐겁게 해주고 싶다.

 

오늘 오랫동안 길러왔던 머리를 잘랐다.

나의 안일과 안식으로부터 한번쯤 속도를 내어

나의 구속을 떨쳐내 보고 싶다.

나를 묶고 있는 것은 누구도 아닌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경직된 사고, 시간의 낭비, 묶어져 버린

일상의 서정으로부터 탈출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과감히 머리를 자르게 만든 계기가

된 것인지 모르겠다,

 

의식을 마비시키는 나를 절망의 손에서

내어 버리고 싶다는 생각의 간절함은

앞으로 다가올 내 삶의 변화가 크지 않을까 싶다,

 

나의 비어 있는 손에 누가 푸른 쟁기를 들고

올지 모르겠지만 푸른 날 대지 깊숙이

숨겨져 있는 영혼의 붉은 흙을 파내어 새로운

길을 창조하고 픈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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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경건한 주일..
늘 버릇처럼 예배 들어가기 삼십 분전..
교회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휴식을 잠시 취한 후 본당 성전에 들어 갑니다. 
 
문제는 오늘 나의 금붕어 기억력 땜에 화장실 가는 걸
잊어버리고  자리에 앉아 여유 스럽게 주보도 살피고
말씀도 미리 챙겨보고 경건함에 기도도 드렸습니다. 
 
이때까지 만 해도 충분히 참을 만 했으니 깐
괜찮겠지 했는데. 갑자기 예배도중,  
목사님 설교말씀이 시작될 무렵..
커피를 마신 이뇨작용 때문인지 화장실이 가고 싶어 지는데.. 
 
이 절실한 비극을 어찌 헤쳐 나가야 할지
머릿속으로 오만 생각이 흙탕물 속 미꾸라지
마냥 헤엄치기 시작합니다,

얼굴이 처음엔 빨개지다가 하얗게 변해지는 걸 느끼겠 더군요,

눈물이 찔끔 나오더라구요,
오줌을 참다가 오줌을 지리는게 아니라
눈물을 찔끔 지리는 건 무엇입니까?  
 
계신분들 예배에 집중해서 다행이지 내 모습을 봤다면

실소를 금치 못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목사님 말씀에 감동해서 눈물 흘리는 걸로 오해 했을지도 모를 일이죠,  
 
목사님 정말 죄송해요, 말씀에 감동해 눈물을
흘렸 어야 했는데 안타깝게도 죄송합니다.
정말, 안개꽃 뭉개 뭉개 피어 오르고
오늘의 에베소서 말씀이 애배소서로 느꼈단 말 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어찌 그 시간을 참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목사님 축도가 끝나기 무섭게 내가 움직이는
속도가 거의 빛의 속도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화장실 쪽으로 일단 문은 활짝 개봉하고...
세변 기 앞에 서니 왕 소름이 쭉 타고 올라옵디다.
마구 마구.. 아. 빨리 좀 나가야 되는데..
이놈의 오줌빨이 식을 줄을 모르고 계속 나옵니다. 
 
이런 뱃속에 오줌만 가득 채우고 있었나.
그만 좀 나와라... 애도.. 애도..
정말 한참 쏟아지데요. 겨우 마무리 하고 옥체삼탁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싹 돌아 나오는데.. 세면대의 거울이
섬뜩 하더군요.. 이런 날 내게 다시는 오지 말아야 할 텐데..

유비무환이란 말 절실히 공감했습니다.

 

 

                                      (2014년 7월26일 현충원 앞 하늘)

 

 

오늘 하늘 잿빛구름은 마치 바람에 찢긴 지연(紙鳶)이 전신주에 매달려
상승과 낙하의 두가지를 못하게 된 것처럼 불투명한 진공속에 방황하는 듯 합니다
어둡고 끈적거리는 수질을 살펴줄 일 없는 오늘,  주말 토요일...


서성이고 기웃거리며 외곽을 도는 일에 시간을 써버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사무실에 나와 다음달에 있을 독서모임 발제 책인 리스본행 야간 열차를 읽으면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이런날의 쓸쓸함은 오히려 감미롭습니다.
한잔의 차를 마시기위해 물을 아주 뜨겁게 끓입니다.
차가 식으면 마음이 더 쓸쓸해지는 것 같아 마시다가도 식으면

다시 데워 마시는 이상한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름철 아이스 커피를 잘 마시지 않는데..
뜨거운 차의 열기가 목구멍으로 내려 갈때 느껴지는 알싸함과,
뜨꺼운 찻잔을 두 손안에 받치고 있으면 눈물이 날 것 같습니다.


친구는 늘 내게 얘기 합니다.
애정결핍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난 놈이라구요..
정말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갑자기 브람스가 생각났습니다.
언젠가도 뮤직에세이에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올려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평생 한 여인 만을 바라보며 살았던 브람스..
타인의 아내를 사랑할 수 밖에 없었던 브람스..
김남조 시인의 표현을 잠시 빌려보자면 숙명의 창문을 열어 놓고 있는
슬픈가옥같은 사람이 브람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요,
오늘 한 여름 날.. 정말 브람스와는 전혀 맞지않는 계절이지만 날씨가 주는
격렬하고 산란함이 염원처럼 브람스를 찾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싶네요.
어쩌면, 그의 고독과 벌거벗은 진실을 주저없이 얘기 해주는 것이 자연스럽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은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들어보면 어떨까싶습니다.
브람스 교향곡들은 어느 연주를 들어봐도 실망스러운 연주는 없는 것 같습니다.
워낙 곡이 알차서 그렇기도 하고. 브람스 매니아님들 앞에 솔직히 무언가를
소개한다는 것이 웃기는 짬뽕이 되는터라..내가 새로 소개할 건 없는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브람스 교향곡 4번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게 브루너 발터의 음반입니다.
카라얀의 파사칼리아, 클라이버의 3악장 등등..떠오르는 것들은 많지만.
오늘 따라 유난히 브루노 발터의 교향곡 4번이 듣고 싶네요.


누가 왜냐하고 묻는다면 브루노발터 4번 1악장에서 유난히 강조되어 들리는 트라이앵글
소리가 마치 오헨리 소설 "마지막 잎새"에서 마지막 남아 있는 잎새를 연상시킨다는게

개인적인 이유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교향곡 4번의 이야기를 조금 해본다면.. 많은 전문가분들이 평하시길..
첫번째는 '인생의 가을' 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낀 브람스의 고독감과 체념이
강하게 표면에 나타나 있다고 하는군요.
두번째로는 지금까지의 어떤 곡보다 한층 고전적인 형식이나 기법에
중심을 주고 있는 점이랍니다.


교향곡 1번과 같이 조금은 어둡고 비극적이거나 2번 교향곡 같이 목가적이고
밝거나 기쁨이 별로 없어 보인다는 점에서 1번부터 3번까지의 교향곡과는
다른 감정을 내포하고 있는건 초짜인 제가 들어도 알것 같긴한데요.


브람스 음악 대개가 우수에 찬 것이지만 교향곡 4번처럼 처음부터 영혼에
깊이 호소하고 고립된 느낌을 준다는것 그것이 다름이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요.


그래서 브람스 애호가들에게는 편집광적인 면이 있지않나 싶습니다.
조금은 웃기는 얘기지만 한마디로 잘난 뽕이라는 것인데..


말러를 좋아하는 말러리아, 브람스에 빠져있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대중적인 인기곡이나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멜로디나 색채감 있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어떤 경멸감 같은걸 가지고 있는 듯 보입니다.


맞는 얘기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남들이 어렵다고 하는 음악을 듣고 있다는 자랑같은 것을 엿볼 수 있단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브람스 음악엔 그만한 특색이 있는 것일까요?
그들만의 병적 취향은 아닌지? 분명 그의 음악에는 그만한 특색이 있습니다.


사진이나 스케치로 보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는 그 특색을 짐작하게 만드는데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이나, 산책을 하고 있는 배불뚝이 그의 모습에서
정열과 중후감을그리고 시류에 편승하지않는 완고함, 자기 자신의 예술에 대한
육중한 확신을 충분히 읽을수 있으며 동시에 엄격하고 비타협적인 독신 남성의
괴팍스러운 면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끝으로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부르노 발터..
짜임새가 아주 단단하고 빈틈이 없어 보입니다.
어디 느슨함과 비어있는 곳이 없어 보일만큼 잘짜여진 건축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르노 발터만의 특유의 현을 삽입하는 것과 저음부 화성의 음악적 밀도를 높혀
연주를 한다는 점.. 음악보다 운동량을 느끼게 하는 음악같다고나 할까요?
그 운동량은 대하 밑을 흐르는 도도한 물줄기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브람스 음악은 단순히 듣기 좋은 음악도 가벼운 위안을 주는 음악은 아닌듯 싶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고독과 비애 갈등과 어두운 욕망으로 짓눌려 있을때 우리 내면 깊숙히
가라 앉혔다 그 절망의 심연으로 부터 우리를 다시 솟구치게 하는 그런 음악인 듯 싶습니다.

 

 

 

Symphony n°4 op.98

I. Allegro non troppo 0:00
II. Andante moderato 12:13
III. Allegro giocoso - Poco meno presto - Tempo I 24:22
IV. Allegro energico e passionato - Più allegro 30:29

New York Philharmonic
Bruno Walter
Studio recording, New York, 21.II.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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