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한낮..

뜨거운 섬광이 나를 쉽게 지치게 하지만 코발트 빛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서 카푸치노를 마시고 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섬의 풍광.

하늘과 바다의 빛이 하나처럼 펼쳐지는 곳..

푸른 물결 사이 바둑 돌처럼 섬과 섬이 서로를 대치하고 있지만

그것 조차도 정겨움으로 다가옴은 여행의 흥분 때문일까? 


거제 외도와 해금강.

물 맑은 바다..

너무 맑아서 일렁일 때마다 동그라미 파장이 여러 겹 이는데

그 안에 존매든의 코렐리 만돌린(captain Corelli’s Mandolin)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나는 그 아름다운 바다를 보고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 열병이 도지고 있다.


열병이 가당 키나 한 것일까?

지나가는 것들은 회한과 추억이 쌓여 옷을 벗은 듯 부끄러움이 앞서는데

망각증에 걸렸으면 하는 일에 무엇인가를 더 보태려 선명하게 떠오름은

마음 끄트머리를 태우는 일임이 분명하다.


누군가 여름은 하나님을 잃는 계절이라고 말한 기억을 새삼 떠올리며

나 역시 하늘을 껴안아 보겠다고 줄타기하며 여행 길에 오르지 않았던가?

넘어오는 바람으로 몸을 씻으며 긴 날 땀과 소망을 꿈꾸며 내 속의

것들을 털어 버리는 여행이 되길 바랬다.


내 안에 타인을 몰아내고 나 자신과 온전히 친해질 수 있는 여행길..

빌딩의 숲. 줄을 선 자동차. 개미처럼 점 찍은 사람들..

희구하는 미래가 이곳에 있음에도 일출에 밀려 여명이 사라지는 것처럼

나는 파도 치는 바다 기슭에 여름을 벗어 던져 버리려 여행을 선택했다.


삶을 에워싼 모든 것들이 순조롭게 생각처럼 되지 않는 다는 전제 위에

삶에 열애하고 존중할 수 있도록 분발하는 작은 여정이 격조 있게

다가와 나를 들뜨게 한다. 나를 둘러싼 많은 인연들에게 민폐 끼치지

않도록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쉬는 타임.

이 편안함에 감사 드리고 내 영혼이 쉬 임에 나와 사랑을 나누는

모든 이들에게 더 없는 행복을 드리고 축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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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은 사뭇 다른 느낌의 하루를 보내는 것 같다.
지독히도 괴롭히며 나를 쫓아 숨막히게 적시던 빗방울.

나에게 엉겨 붙으며 몸을 감싸는 빗방울이 가끔은 포근한
느낌의 고통을 주는 듯하여 즐겁다..  
 
아마도 변태적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겠지.
그렇게 치부하고 설명을 강요하지 않았음 좋겠다. ㅋㅋ

그러던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오늘은 하늘이 높다.  
 
내리쬐는 햇빛이 나를 덥게 하고 다시금 욕망이 꿈틀거린다.
많은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는 인천 공항 로비에 나는 서있다.

하나도 바쁠 것 없는 표정으로 이동하는 사람들..
솔직히 쪼금 그들이 부럽다.
아니 엄청 부러워 시샘이 난다.  
 
비상하는 기체에 몸을 묻고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여유로움이

그저 부럽기만 하다. 새처럼 자유롭게 비상하는 사람들 속에
나는 고립된 섬을 느낀다.   
 
폐쇄된 마음 공간, 절연된 섬 속에 결연과 개방을 마음껏 열어

젖히려고 안간힘을 쓰는 내 모습이 어쩌면 여유로움을 만들려는
나름의 고육지책은 아닐까?  
 
휴대폰이 울리고 있다.
내가 맞을 사람이 도착했나 보다.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는 서유석의 노래가 흘러 나온다 
 
돌보지 않는~~ 돌보지~~ 돌보지~~ .  
 
다시 육중한 콘크리트가 버무려 올라가는 건물들 그 건물들

사이로 정겨운 삶의 터전이 풋풋한 얼굴로 나를 반긴다.
그래 내가 있을 곳이 여기인 것이지..  
 
오늘 하루도 뜨겁지만 내일이면 그를 준 사람 조차

잊어버린 아이처럼~~ 돌보지 않는~ 돌보지~ 돌보지~~
욕망을 덜어내는 것.. 그것이 진실을 바라보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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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가 어느 날 호랑나비가 되어 꽃을 탐하고 놀던 꿈을 깨고 보니
내가 장자인지 호랑나비인지 모르겠더라는 짧은 우화 하나가 생각난다.  
 
현실과 꿈의 본질..
아마도 꿈이란 자신의 욕망을 투영하는 것이 아닐까?
추억도 마찬가지리라..  
 
어쩌면 정교한 질서를 가진 것들이 마음으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여러 파편이 얽히고 설켜서 추억이라는 덩어리로 조합되어 소망 또는 욕망의
논리를 만드는 것은 아닐까?  실체.. 이미지.. 실체, 영상..   
 
그 경계 안에 얼마나 많은 깊이가 감추어져 있을까?

기억은 과거라는 궤적 안에 현재를 세우고 그 위에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일까?
상처가 덧나기도 하고 찢어지기도 하는 것 같다.

망각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복이라고 생각했던 지난 시간이 지금 내 마음을 비추고 있다.   
내 추억도 사실 욕망의 이미지에 다름 없다는 사실에 깜짝 놀래며 기억의 편린들이

오늘은 덥게만 느껴진다. 

 
오늘은 케이윌의 꽃이 핀다라는 노래 한곡으로 월요일을 마감해야 겠다. 
 
바람꽃이 날리고 해가 길어져 가고 이젠 이 길을 밤새 걸어도 걸어도
손 끝이 시리지가 않아  
무거운 너의 이름이 바람에 날아오르다 또 다시 내 발끝에 떨궈져
아직 너도 날 떠나지 않는 걸까 
 
아주 가끔은 널 잊고 하루가 지나고 아주 가끔은 너 아닌 다른 사람을 꿈꿔도
나의 마음에선 너란 꽃이 자꾸 핀다.  가슴에 no no no no  아픈 니가 핀다 .
 
-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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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든걸 다시 시작해
이렇게 여기서 끝낼 순 없어
내겐 아직도 시간이 있어
지금 이렇게 지금 
 
나는 여기서 멈출 순 없어
이제 모든걸 다시 시작해
나는 여기서 멈출 순 없어
이제 모든걸 다시 시작해 
 
중략 - 
 
자신을 넘어선다는 것.
마음에 담긴 모든 욕망으로부터 벗어난다는 것.

나 같은 사람에게는 정말 쉬운 일이 아니겠다.

따지고 보면 현재에 만족하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지금보다 더 편안해지고 부유해지고 싶은 것도

자신을 넘어서려는 욕망이요 노력이 아니겠는가?

이러한 욕망이 넘어서 집착으로 변하고
있으니 점점 마음의 병이 생기는 것 같다.
재화. 명예의 욕망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쉽지 않다.

하물며 오욕칠정에서 벗어나는 일임에랴..
현실 적응이 조금씩 어려워지니 이런 모습에 집착이 심해지는 것 같다.
사방 겹겹이 안개다..

아마도 욕망의 끝이란.
마치 새끼 개구리 앞에서 한없이 배를 부풀리다죽고만

어미개구리처럼, 결국 그렇게 삶을 닫는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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