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름보다 겨울을 좋아하는 건, 말하자면 이런 이유에서이다.
더운 여름날 푹푹 찌는 더위를 느끼다 들어온 에어컨 바람의 시원한 청량함보다는,
귀까지 빨개질 정도로 추운 겨울날 종종 걸음으로 들어온 아랫목의 따뜻함이 더 좋다고 할까?


내리는 비 소리를 듣는 것도, 내리는 비를 맞는 것도 너무너무 좋지만..,
한번씩 내리는 한 겨울의 함박눈에 뛸 듯이 조여오는 심장소리와 알 수 없는 기대감으로
온 얼굴 주체할 수 없는 가득한 웃음을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학교에는 여름과 겨울에 모두 방학이 있는데, 왜 회사에는 여름에만 휴가가 있을까?
정작 내게 필요한 건 한 겨울에 기나긴 겨울잠을 잘 만큼의 휴가인데 말이야.
그래도, 어찌되었건 한번은 쉬고 가야지. 작은 일 하나를 마치면 바로 고고씽 해야 할텐데.…

 

무겁게 짊어지고 가야했던 인연의 서러움도 끝이나고 마음안에 앙금이 없어지니

홀가분한 것이 세상을 가리다시피한 내마음에 희망이 피어난다.

내 가슴에 갑자기 뻐꾹새 소리가 들리니 신선한 별하나가 뚝하고 떨어질 것을 기대한다.

 

'짧은글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의 온도  (0) 2013.08.23
망각...  (0) 2013.08.05
오늘은 하늘이 너무 내려앉았어...  (0) 2013.03.20
변명!!!   (0) 2013.03.14
가을이 오는 소리..  (0) 2012.08.23

 

 

인생이란 무엇일까?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한다고 할 때, 그때 상정한 내일은 과연 언제일까?
나는 인생의 게이지 어디쯤 와있는가?


다음에, 다음에 하고 미루는 다음은 언제인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계속 함께할 수 있을까?
여유로운 시간이 언젠가는 올 것인가?


벌써 7월이 마감되고 있는데 생각만 많고 실현된 것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다른 것에서 이유를 찾을 것 없이 다 실행하지 않았으므로 실현되지 못한 것이다.
실행하지 않은 것, 즉 몸을 움직이지 않은 것이다.
크건 작건 성취라는 상자에 넣을 수 있었던 것들은
모두 몸을 움직여 얻은 것이건만 왜 이렇게 되버린 것일까?


늘어 놓은 일만 십여 가지다.
이러니 일이 제대로 굴러갈 턱이 없다.
하나 손에 잡아 먼지좀 털고 지난 기록을 뒤적이다가
얼마간 보태고 나면 다시 손에 잡아질지 알 수 없다.


펼쳐 놓은 책이 수 권이요, 조만간 만나자 한 이들이 십여 명이요,
마치지 못하고 질질 끌고 있는 일이 대여섯 가지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지키지 못한 약속이 또 얼마간일지 모른다.
배우고 싶다고 싸지른 잡기는 또 두어 가지에다가
새로 벌리고 싶은 것이 두서너 가지쯤 될 것이다.


목표와 계획이 없으니 잔모래처럼 부스러질 뿐
어느 하나 영글어 손에 쥐어지지가 않는다. 한숨만 나온다.
결기도 독기도 없다. 그것을 주고 나는 무엇을 얻은 것일까?
인생의 끝에선 한 것보다 하지 않은 것이 더 아프다지..


몸은 가만히 앉아 마우스만 딸깍이고 있는데
생각은 이미 서너 가지 일을 이랬다 저랬다 휘두르고 있다.
하지만 잠시 후 정신을 차리고 보면 아무 것도 변한 것은 없다.


생각을 먼저 하고 일을 하라고 하지만 어쩌면 먼저 행동하고 나서
생각하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운동해야지, 하는 생각은
여러 차례 할 수 있어도 일단 신발끈을 묶고 밖으로 나서면
적어도 한두 바퀴는 돌게 될테니. 실행하자. 나만 시작한다면 세상이 달라진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쉼...  (0) 2013.08.07
이별은 왜?...  (0) 2013.07.30
우미갈 카페 관람 후기..  (0) 2013.07.15
같이있어 행복한 사람들...  (0) 2013.07.09
외로움은 자극제이다..  (0) 2013.07.03

 

 

 

하필 화장실이였을까? 
나에게 독특한 독서 습관이 있다면 내손에 닿을 곳에는 책이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지독히 책을 안읽는 내 습성을 나 스스로 아는터라 어느 상황에서도
손에 집히는 것을 읽도록 스스로 준비를 해둔 탓일 것이리라.


화장실 소품 바구니에 덜러덩 놓여져있던 책..
평소에 다른책들 틈에 짓눌려 기도 못펴고 숨어있었던 책,
언제 구입을 했는지 기억도 없다, 왜 읽지 못했는지 정확한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 책의 가장 돋보이는 특장점은 가독성이었다.
마치 후루룩 국수 먹듯이 눈으로 쭈욱~,  생각을 별로 안하고 봤다는건
주제를 감싸는 그안의 결론은 당의정 정도가 아닌 그야말로 걸죽한 꿀물이지싶다.
아마도 이 소설을 쓴 박현욱이라는 사람,  축구 마니아임에 분명하다.


어쩌면 이렇게 축구에대해 생생한 자료와 절묘한 에피소드를
사랑과 인생에 대비해 썼는지 한마디로 깜놀이다.
축구가 대중을 현혹시키는 방식은 이 작품에서도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하루키에 있어서 가독성을 증폭시키는 도구가 ‘섹스’라면,
박현욱은 ‘축구’를 선택한것이 아닐까싶다.


폴리아모리(비독점적 다자연애)도 좋고, 일부일처제의 허상도 좋다.
그런데, 이를 말하는 그녀가 나쁜 인간이란 점이 아쉽다.
그녀의 무책임한 정직은 유아적이다. 그 참담한 정직마저 주변인들에 대한
거짓과 기만으로 쌓아올려진 것이라는 점은 아이러니이다.


그녀는 상황의 직면을 회피하고, 교활한 눈물로 호소하고, 몸으로 덤빈다.
그녀의 이기주의는 절대 타협이 없다. 현실의 사내가 그녀를 좀 더 이해할 수 있게
작가가 도와줬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했다. 결혼과 성이주는 고정관념과 행복에대한
이상적 관념을 작가는 아주 치밀하게 배치를 했다고나 할까?
긴장감을 유지와 재치가 나름 있었던 작품이긴하다.


이 책에대한 나의 결론...
흥미롭고, 불쾌하며, 재미있고, 언짢은 작품이다. 

 

습기 찬 차창으로 보이는 세상은 눈물인 양 내 마음 안에도 흐르는 것 같습니다.
지겹게도 내리는 비 오는 날의 풍경은 참으로 삭막합니다.
매일 지나다니는 강변 길, 홍수로 밀려간 그 자리에 뿌연 황토 빛 구정물하며 부유물들이
마치 내 마음을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계절의 바람이 스쳐가 듯 6월의 시간이 지나고
7월의 하늘은 우리에게 기다림과 인고의 시간을 허락 하는 듯 합니다.


7월의 우미갈정모…
마침 나가려 하는데 쏟아지는 빗줄기가 한참을 망설이게 하게 만들더군요.
하지만 작은 약속도 분명 약속일진데 함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나를 플라토 미술관으로
향하게 하고 있었습니다. 약속이란 원래 즐겁고 행복한 일의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약속은 인간이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자신들의 불문율이 아닐까 싶습니다.


플라토 미술관에서 무라카미 다카시의 전시는 언젠가 본 엔디워홀과 흡사하다고나 할까?
나도 오덕후(otaku)의 끼가 있어 그랬는지 아니면 아주 오래 전에 봐왔던 아주 익숙한
코코 피규어와(?) 사진을 보아서인지 보는 내내 아주 가벼운 흥분을 느끼고 봤다면 슈퍼플랫
원더월드 고급스런 전시회 에게 민망스런 관람이었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그가 만든 문양 안에 빠지면 마치 ADHD에 걸린 어린아이처럼 정신이 혼란스럽습니다.
그나마 해바라기 문양과 캐릭터를 보고 있노라면 어린 동심이 올라와 기분이 좋아지지만요
정말 말 그대로 키치적이고, 오타쿠적이다 라는 말을 대변해주는 작품도 있지만 밝고 환한
모습의 강요되지 않는 웃음도 내게는 신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시각적인 환상이 현대미술로의 승화된 모습이었다고 하면 50분 동안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영화는
관람료 5000원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두번째 미술관으로 고고씽…
약간의 빗줄기가 이동상에 불편함을 주었지만 일민 미술관까지의 나눔은 또 하나의
색다름이었습니다. 탁월한 협업 자들 이란 타이틀의 미술 전시(?) 행위전시(?)
미술에 무뢰한인 나로서는 조금은 당황스럽게 만든 현대미술의 진수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들의 미술관이나 철학적 가치를 분명히 전시에 담으려 애쓴 흔적이 보였다고나 할까?


제대로 그들의 철학을 미술관을 인식할 수 없었음에 미안함이 앞섰지만 그들에게 미술이란
하나의 삶의 절벽은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벽이란 뒤로 물러설 수도 없고 앞으로 나갈 수도 없는 한계상황을 말하는 것인데 절체절명의
실존의 극지를 말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솔직히 누구의 작품인지 인지하지 못해서 다만 미안할 뿐이지만 아마도 내가 관람하는 날
오디오만 나오는 독립된 공간, 앉아서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잠시의 휴식공간이라는
생각을 하며 눈을 감고 그 소리에 몰두 했었습니다. 마치 그 소리는 제사를 위한 진혼곡 같은
소리로 들렸습니다. 낮은 신음소리는 마지막 생명을 장식하는 장렬한 음악 같았는데..
사실 그 소리가 정확한 소리인지 잘은 모르겠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천사들의 흐느끼는 소리에
더 가까웠던 것은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누가 천사는 울지 않는다고 했던가요?
그것은 바로 인간의 처참한 사슬을 비통해하며 그 사슬을 찢고 신 가까이로 다가갈 때 육신의
고통이 너무 처절하여 흐느끼는 천사의 울음소리는 아니었을까? 무한히 부드럽고 깊은 데서
솟구치는 고통과 희열의 소리는 아니었을까 하는 복잡한 심경의 소리는 내가 느끼는 인간의 마지막
음악소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이렇게 몰두하는 모습을 보니 예술 작품이 따로 없네요


7월 정모의 미술전시 관람은 극과 극을 체험한 것 같습니다.
좀 색다른 표현일지 모르겠습니다만 …
여인의 맨몸을 찍은 똑같은 사진인데, 하나는 흑백으로 하나는 컬러로 찍은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컬러 사진을 볼 때 살의 건강한 빛깔과 매끈한 질감이 느껴져서 정욕(情慾)이 일렁였던 기억이 납니다.

살의 빛깔이 초록과 어울리면, 살의 질감은 손가락 지문 사이마다 살아나서,

감각은 어느덧 촉각으로 전환되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똑같은 맨몸을 흑백으로 접할 즈음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 정욕은 흔적도 없습니다.
빛과 어둠에 의해 조율된 하나의 대상이 자리잡고 있을 뿐입니다.
몸이 간직한 아름다움은 풍경의 아름다움처럼 다가올 뿐입니다.


더러 빛에 의해 부각된 젖가슴이나 둔부, 샅 등을 볼 적에도 몸이 지닌 아름다움,
또는 몸에 기록된 삶의 흔적, 몸이 표방하는 삶의 양태 등이 읽혀지는 것이니,
흑백은 단조롭되 보이지 않는 나름대로의 깊이와 넓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삶의 양상을 기록으로 그려내는 일을 흑백이 맡게 되는 것은 이러한 이치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무엇보다도 단선적이고 직선적인 성향이 강한 흑백의 필름에는 감정이 틈입(闖入)할 사이가 없지요.
객관적으로 삶의 실체를 바라보는 일은 그래서 편안하지 않습니다.

 

따지고 보면 우리들의 삶이란 것도 편안한 것은 아니질 않나 싶네요.
삶이 힘들었다는 둥, 그래도 좋았다는 둥 하고 생각이나 감정을 집어넣는 것은 때가

다 지난 뒤의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컬러 필름보다 흑백의 필름에서 얻는 반응이 느린 것도

그런 까닭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미갈의 모임은 주제넘은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옆집 할머니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혼자 사시는데 그분은 세탁을 할 때에도 밥을 지을 때도 청소를 할 때에도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란
성가를 부릅니다. 손바닥만한 연립주택의 뜰에다 온 힘을 다하여 예쁜 꽃씨를 뿌리고 하루하루
꽃들을 가다듬고 찬송가를 부르며 꽃 넝쿨을 위로위로 올려줍니다


그녀에게 삶이란 외로운 함정도 가망 없는 절벽도 아니며 신에게 예쁜 꽃을 바치는 봉헌의 예식
입니다. 그녀에겐 노인네들의 혼자 사는 청승도 저주도 없습니다. 그녀 여생의 나날 위에
아름다운 수실로 평화의 무늬를 놓아주는 것 같습니다.


우미갈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이들이 모여 미술 관람을 하는 일, 마치 화단을 가꾸는 할머니를 연상케 합니다.
각자의 마음 화단에 유난히 풍성하고 비옥한 꽃들이 피는 것은 바로 우미갈이라는 작은
마음의 모임이 있어서 더욱 더 빛이 나는 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이 모임 안에는 늙어서 투명해진 할머니의 착한 평화가 있습니다.
그 투명한 혜안 안에는 참을 수 없는 위기 안에서도 슬기롭게 행복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우미갈에서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나는 즐거운 미사의 시간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7월의 향연이 끝났습니다.
8월이 기다려지는 건 행복함을 마구 전해줄 그 무엇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기적이 없다는 것이 또 하나의 기적이라고 얘기했던 그 누군가의 얘기를
떠올리면서 우리의 우미갈 카페의 결속을 정모를 통해 기적을 만들어 봤으면 합니다.


이번에 모여주셨던 40여명의 우미갈 식구들 만나 뵈어서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우미갈 운영위원들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별은 왜?...  (0) 2013.07.30
비그친 오후...  (0) 2013.07.24
같이있어 행복한 사람들...  (0) 2013.07.09
외로움은 자극제이다..  (0) 2013.07.03
진단 결과...  (0) 2013.06.27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