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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반드시 새벽은 오고야 만다
희망이 있는 사람에게는 밤이 결코 두려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밤이 희망 앞에 서 있을 때 그것은 아름다운 새벽을 위한 재창조의 침묵이라고 항변하고 싶다.
하지만 사람들은 희망을 이야기하면 믿지를 못한다.
마치 희망이 개미가 진딧물을 빨아먹기 위해 진드기의 똥구멍을 쿡쿡 찌르는
그런 것 과 같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희망은 희망사항 일 뿐.. 현실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사회적, 보편적, 현대적(?) 기준으로 어딘가에 들이밀기엔 조촐하다 못해
참담한 스펙이고 살면서 그러한 필모그라피를 만들어 온 당사자가 다름 아닌
내 자신이고 보면 딱히 다른 것을 망하거나 탓할 이유는 없는 듯도 하다.
어른과 아이를 가르는 기준은
자신이 행한 일에 대한 책임을 지느냐 안 지느냐임을 깨달은 이후론
사회가 날 이렇게 만들었다는 객쩍은 소리도 안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난 죽어야 될까?
없는 살림에 성인 몰에서 SM 전용 로프를 사다가 목이라도 매달아야 할까?
개인적으로 SM 전용 로프라는 상품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빨랫줄이나 박스 끈, 나이롱 끈으로 묶으면 "대한SM표준기술위원회" 에서 제재라도 가하나?
철물점이나 편의점, 동네슈퍼에서도 구하기 쉽고 널린 게 끈일 텐데 왜 굳이..??? 암튼..
나, 좀 살면 안되나?
내가 누구처럼 생판 모르는 누군가를 막 썰고 저며서 몰래 파묻기를 했나?
내가 누구처럼 장애인 따위는 갈아서 비누로 만드는 게 낫다고 주장한 적 있나?
내가 누구처럼 멀쩡히 잘 있는 금수강산을 파헤쳐 운하를 뚫자고 헛지랄한 적이 있나?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반문할는지도 모르겠다.
'누가 너보고 뒈지라 그랬냐'고. '왜 아닌 밤중에 자명고 찢어지는 소리냐'고...
모든 이들이 자신의 눈높이와 자신의 처지와 자신의 욕망을 적정한 수준에서 타협하고
그 객관적 조건 이면에 숨겨진 자신만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타인의 가치를 재발견
혹은 존중과 관용과 사랑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 이렇게 썰 을 푼다
판 자체를 바꾸는 것은 얼핏 대단히 번거롭고 불가능해 보일런지 모르지만
어떤 면에 있어선 가장 효율적이고 대단히 확실한 방법이다.
아프리카의 큰코 원숭이는 '배가 젤 많이 나오고 코가 가장 큰 놈'이 무리의 우두머리가 된다고 한다.
나는 큰코 원숭이의 '왕'이 될 가장 강력한 자질과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런 얘기를 했더니 내 주위 분들, 오른쪽 눈으론 경멸의 시선을, 왼쪽 눈으론 경외의 시선을 보내 주었다
그래도 왼쪽 눈시깔 덕택에 열심히 희망을 이야기 하며 돈을 벌고 행복해 하고자 한다.
요즘 진심으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은 건 '완전한 내 편' 이라는 믿음이다.
가령 차 사고가 났을 때 바닥에 난 스프레이 자국을 살피다가
"들어온 방향을 보니까, 이건 네 잘못이네" 라고 말하는 사람은 필요 없다.
내가 좀 잘못을 했더라도 내 편한테 삐끗했으면 넌 그날부터 가문의 원수다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내편이 아닌 사람에게 어디서 만나도 그들에게
내가 할 말은 "우리 집에 왜 왔니" 뿐이다.
완전한 내편에 대해서 요즘 생각을 많이 해본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만큼은 죽을 때까지 '완전한 내편을 고집하자고 약속 또 약속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