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새벽녘, 쌀과자 씹는 소리가 들렸다
싸르륵 탁탁 싸르륵 탁탁... 꼭 그렇게 들렸다,
내 귀에 그렇게 들렸다,  봄비다..라고 생각했다.


무겁게 짓눌렸던 겨울의 한기가 3월의 봄비로 내 마음을 여는것이라 생각했다.
무정형의 마음이 연두색으로 변하는것 같은 심정이였다고나 할까?
창문을 열였는데 비는 없고 물기만 남아 있다. 그래도 마음은 연두색을 그리고 있다.


요즘의 나에게 있어 화두는 무엇일까?
인생에 규칙이 너무 많은게 내게있어서 문제인가?
규칙을 만든다는건 바로 나를 가두는 것이고 집착케 하는 것인데..
사람들이 가진 본래 성격의 윤곽은, 생각지도 못했던 이상한 일 앞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요즘 내가 완벽을 기하고 싶어 집착하고 집중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일이다,  참으로 쉽지않은 것 같다.
하긴 그렇게 쉽게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면 지금의 내가 이꼴로 있겠는가?
교과서처럼 주어지는 진심 혹은 진실의 마음은 명쾌함과 확실함은 있는데
행동화할때 얻을수있는 기대는 그리 크지 못한것 같다.


그 진심이 상대 마음에 안착될때까지 수없이 많은 오해의 질곡을 겪어야 하고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그렇고 비지니스와
연관된 여러 사람들에게도 마찮가지다. 사람의 마음을 얻어내는일...
끝이없이 이어지는 나의 갈등은 주일 아침 내리는 쌀과자 씹는 소리같이
내 마음을 흔들고 있다.


그래서 대체적으로 무엇을 하면 집중하고 완벽하게 해내려는 마음과는 달리
실제로 완벽주의 자들을보면 기피하고 싶어진다. 완벽함을 기하려는 사람 옆에 있으면
왠지모를 불편함때문에 아무말도 안하게 되거나 반대로 지나치고 강하게 반대의견을
내세워 열을 올리기도 한다.


아마도 느껴지는 긴장감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주책스런 방어기제가 아닌가싶다.
살다보면 더러는 혼자 겪어내고 삭여내기 힘드는 일과 부딪칠 때가 얼마나 많을텐데..
인간적인 결함도 많고 실수도 자주하고, 주로 타인을 배려한다고 하면서 내중심의 타인배려가
나중에 상대에게 황당함을 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기에 완벽함이란 의욕만 앞선 허술함의
또 다른 표현이 아닐까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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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하고 싶은 말은....
지난 주말은,  휴식개념의 2일이라는 입체감을 전혀 느낄수 없었다.
금요일에 늦은 퇴근을 하고 돌아와
월요일 아침이 될 때까지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긴 꿈을 꾼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계획하고 일정을 따지지 않아서 생기는 일은 아닌데 말이지?


요즘 산다는 것에 마음 상처가 깊어져서일까?
조심 조심 발끝 세우고 걱정과 두려움에 시간을 보내서일까?
암튼 전체적으로 컨디션 난조를 보인끝에 결국 병원에가서 마이어스 칵테일 주사 한방
몸을 조금 이완시키는데는 성공한 것 같은데...


생명의 리듬이 표백된 채  컨디션 저하로 아픔의 고통이 나를 누른다.
하긴ㅡ그렇다고 해서 입체감을 만들어내는 삶을 살고자 어거지를 쓴다면
그건 무슨 의미일까?  내가 만나 행하는 모든것에 온전함을 얻어야 할
사려깊음이 우선이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월요일 퇴근시간의 넋두리.
무조건 오늘은 일찍 가서 쉬자..

 

2월도 벌써 한 주만 지나면 다시 오지 못할 시간이 되겠지요?
특별한 이벤트도 서스펜스한 드라마 같은 일들도 없는 무미건조한 나날들..
굳이 핑계를 대자면 일을 하느라 그냥 저냥 지내고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은데
솔직히 양심에 찔려서, 그렇게 일도 바쁘지 않는데 사람들에게 허당처럼 보이고
싶지 않은 마음에 위선을 떨며 바쁘다 하고 삽니다.


그래서인지 음악을 가까이 하지 않은 상태에서 2월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광고주와 선약은 되어있는데 점심식사를 같이 할 만큼 절친한 상태가 아니어서
식사하자고 먼저 말하기 쑥스럽기도 하고 해서 약속만 정해놓고 사무실에 앉아
지금은 찾아 가보지도 않는 카페, 한참 때는 자주 찾고 사람들도 만났던 카페에

들어가보니 제가 쓴 정말 오래된 글 하나가 있네요. ㅎㅎ 이런 것을 대박이라고 합니까?

 
그래서 이 글을 뮤직에세이에 그대로 들고 와 옮겨봅니다.
아마 그때 음악을 같이 듣던 분들과 교류를 많이 하던 시절이었나 봅니다 
오늘 왠지 한번쯤 다시 찾아보고 싶은 음악이 있다면 바로 스탠다드 재즈 입니다.

스탠다드 재즈하면 전형적인 재즈라기 보다는 재즈화된 팝이라고나 할까요?

 

오늘은 이런 스탠다는 재즈 곡 중에 하나를 뮤직에세이에 올려볼까 합니다. 
이 곡을 떠올리면, 아니 솔직히 말씀 드려 험프리 보카트가 먼저인지 이 곡이 먼저인지
구분할 수 없게 엉켜져있는 추억이 뭉터기로 저한테 다가옵니다. 
 

My one and only Love 혹은 Misty 같은 곡들은 영화와 연결시켜 말씀드릴 수 있겠지만,
이 곡은 뭐 굳이 연결 자체가 필요 없는 일체형입니다.
특히 저같이 흑백 TV를 보며 자라온 세대들에게는 더욱 더 깊은 추억을 느끼게 하지요.

 
깃 넓은 회색 바바리와 중절모,
짧은 말보로 담배는 여러 터프가이들의 스탠다드 심볼이되 버렸지만,
1942년 이 영화가 개봉될 당시만 하더라도 [말타의 매(Maltese Falcon, 41, 존 휴스턴)]의
스페이드 (영화속 험프리 보가트가 분한 사립탐정)를 위한 준비물이었을 뿐입니다.


지금도 가끔 EBS에서 방영되곤 하는 [카사블랑카] 에서도 잉그릿드 버그만
(아무리 봐도 이렇게 유니버설 하게 아름다운 여인은 찾기 힘들다는 게 제 생각^^) 이라는
역시 불세출의 스타와 함께 역시 그 모습 그대로 출연하여, 사랑하는 사람들의
영원한 로망을 만들어 버렸죠.


많은 분들이 영화 속에 흘러나왔던 멜로디를 입술로 기억하면서도
제목은 떠올리지 못하시는 곡이 바로 이 곡 'As Time Goes By'입니다
제가 본지가 좀 오래돼서 영화 전체에 대한 기억은 흐릿합니다만,


아마 극중 보가트가 운영하는 클럽으로 찾아온,
그러나 이미 남의 여자가 되어 버린 잉그릿드를 만났을 때 클럽의

흑인 피아니스트 샘이 연주했던 곡이 바로 이 곡일 겁니다.

 

그리곤 보가트는 샘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don't play it again, Sam.."

 

저에게 이 곡은 그 어떤 명 보컬과 연주보다도 Chet Baker로 남아있습니다.
어느 분께 일전에 이야기 했던것인데 ....


담배연기 가득 찬 칙칙한 바에서 우울하게 울려 퍼지는 나지막한 소리처럼....
Jazz를 인식하고 즐기고 있었을 때 만난, Chet Baker의 이 곡은
'my funny valentine'을 밀어내 버리고 해가 지고 혼자 남을 때면 틀어놓는
침잠모드의 시작 곡같이 되 버렸습니다.


사실 이 곡의 멜로디가 너무나 유려하고 단조 풍의 흐름이 어느 정도 애상을
자아내기 하지만, Chet Baker 만큼의 비장 감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어찌 보면 과도한 감상이라고 할까요? ㅎㅎ.


개인적인 선호도를 기준해서 권해드린다면 ...

최우선적으로 Sonny Stitt 의 연주를 꼽고 싶습니다.
As Time Goes By 를 많은 연주자들이 연주했을 것이라 생각을 하시겠지만

실상 찾아보면 아주 적습니다.

 

7개의 연주가 있는데 각자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어 등록된 연주가 적은 수임에도
즐겁게 비교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그 중 Sonny의 연주는 다른 곡들이 이모셔널한 감상 이입에
중심을 많이 둔 반면, 일단 힘을 쫙 빼고 멜로디를 타면서 약간의 임프로를 즐길 수 있는
정석적인 단순함이 오히려 연주를 차별화시켜 귀에 달라붙게 만들고 오직 그 연주 자체만으로
끌어들이는 강한 힘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누가 연주를 해도 As Time Goes By 곡은 좀 색채가 진하지 않은
무채색 같은 연주라고 느껴집니다.
한번 들어 보시면 옛일을 떠올리며 따뜻함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드네요

 

영화 카사브람카 OST



Sonny Stitt (ts,as), Walter Davis (p), George Duvivier (b), Jimmy Cobb (ds)

Sonny Stitt Quartet - As Time Goes By
Album:Sonny Stitt / The Last Sessions"
Recorded:New York City, June 9, 1982


 

 

 

 

 

 

 

프로방스하면 물론 프랑스를 젤 먼저 떠올리지만 파주 지역의 예쁘게 꾸며놓은
아로마 허브향기가 물씬 풍겨나는 레스토랑과 허브랜드가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내내 머릿속에선 발사믹 소스가 잘뿌려진 스테이크 한조각과
방금 막 구워낸 빵과 버터.. 봄이 느껴지는 상큼한 딸기 드레싱으로 버무러진

샐러드가 연상된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로 감각적인 문체와 위트가 넘치는 프로방스의 생활 상을
상세하고 담담하게 에세이 형식으로 엮어졌다는게 무엇보다 책을 읽는 사람의
마음을 평온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나와 같은 광고쟁이였다는 점에서 흥미가 생긴다.

나도 광고쟁이를 떠나면 이렇게 글을 쓰면서 살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총 12개의 챕터로 엮어졌으나 1년의 생활 속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프로방스 지역의
풍습을 알게 해주고 그네들의 삶이 결코 관광객들이 본 낭만적이고 유희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그네들의 삶 역시 우리네와 다를 것없이 치열하고 보수적인
사고 틀 속에서 사람들을 상대하고 삶에대해 아주 진진하게 접근을 한다는 것을 알 수있다


읽는내내 내가 그들과 함께 프로방스에 사는 듯한 느낌으로 행복해 짐을 느꼈다.
특히 많이 들어본 음식 얘기나 와인 얘기가 나올때면 여름철 태양빛과 산들바람
목가적이고 전원적인 삶을 동경하는 도시인들에게 힐링을 느끼게 해주지는 않을까?
이 책이 주는 가장 원초적 느낌은 나의 심미안적인 감성레벨을 올려준다는 점이다.


서울이 고향인 나는 가상의 시골 고향을 늘 그리며 살게 되는데 그 고향안에
내가 있는 것처럼 흥미진진하고 여유스런 모습으로 그려져 책의 매력속에
빠지게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간에 쫒겨 책을 읽기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사실 독서모임 발제책이라 급하게 읽었지만
시간을 가지고 다시 한번 정독을 하면 어떨까 생각 중에 있다.


일반적으로 소설책을 보는 사람들은 책의 팩트만을 보는 경우가 있는데

이책을 그렇게 읽게되면  그냥 생활상을 엮어낸 조금은 재미없는 책으로

전락할 수가 있을 것 같은데 번역가인 강주헌씨가 나름 유려하게 유머 코드를

찾아 재미를 더해 준 것 같아 읽는 내내 낄낄대면서 읽은 책중 하나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외국인이 겪는 타국에서의 전원생활에 대한 경험이 진지하게
느껴졌다. 1월의 미스트랄을 묘사하는 것 부터 세월아 네월아 하는 집수리 에피소드
약간은 비지니스적인 이웃들의 공존하는 모습하며 내가 실제로 겪으면 힘들것
같은 경험을 부정적이지않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참으로 훈훈하다고나 할까?
피터메일이 프로방스에 정착하려는 것이 타지의 사람이 아닌 실제의 삶 속에
경험을 하고 제대로 그 프로방스 사람들을 껴안고 살려하는 것이 너무도 좋아보인다


더 기막힌 즐거움을 주는 것은 먹거리에대한 풍부한 정보제공인데..
먹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하고 익히 들어본 음식이
소개되면 흥미진진하게 보게된다.. 아마 프랑스라고 하는 미식가들의 나라의
음식문화를 파리지엥의 느낌이 아닌 우리 시골집에서 느끼는 풍경과 같이
묘사를 해 마치 한폭의 수채화 그림을 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평점을 높게 주고 싶은 책이라고나 할까?

잔잔한 여운을 주는 오랜만에 감정적 콘트롤을 하지않고 읽은 책중 하나이다.

다시말하면 좋지않은 머리 굴리지않고도 술술 잘넘어가는 책 한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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