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어김없이 신의 이름을 찾고자
망설임없이 제단 앞에 엄숙함으로 나의 마음을
바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집에 오자마자 허기 스러움이 밀려온다.

허기가 진다는 느낌보다는 막연한 외로움

혹은 그리움일지 모른다는 생각도 해본다.

 

성질이 급한 나로서는 그 허기짐을 참기가 참으로 힘들다.
금방이라도 위 속의 모든 기관은 긴박감으로 나를 죄어온다,   
매일 매일 관성의 법칙처럼  밥상에 오르는 반찬보다는

뭔가 특별한 것을 먹고 싶어 졌다,


그래서 오랜만에  국수를 삶고 정성스레 지단도 만들고

신에게 봉헌하 듯 내 몸 화단에 풍성하고 비옥한 꽃들을 피워냈다.  
보잘것 없는 상차림이지만...

내가 만든 음식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었다,
다음부턴 교회 식당에서 밥을 먹던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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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아득한 합창처럼 창으로 밀려온다.
주말의 아침은 늘 편안하고 현실이 알몸으로 드러내는 평일보다는 여유 스럽다.
오늘은 친구 딸이 결혼을 하는 터라 다른 약속을 잡기에는 애매한 상황이다


한생애에 한 사람의 반려.
이건 뼈아프게 준엄한 인간적 원칙이다.
결혼은 요행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결혼 생활을 해 본 최종적 결론이다.


자신이 참여하여 경작하여야 할 농지이며 개척해야 할 황무지여야 한다.
결혼은 사랑하기 때문에 이뤄져야 할 필연의 이유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 행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을 이루기 위해서 " 가 결혼의 동기가 되어야 한다,


결혼은 사랑이 변신한 무덤도 아니며 기화요초 찬란하게 만발한 낙원은
더욱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신부의 자리는 내 인생을 그 앞에 내놓고
함께 지키기 위해 어렵게 획득한 자리여야 할 것이다.


사랑과 신념과 성실, 이것이 가장 큰 결혼의 지참금이 아닐까 싶다.
친구 딸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랑에는 긴 묵념과 기도와 인내와 희생이 있어야한다.
그래야 세상을 관용하게 되며 인생을 참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혼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갑자기 한 여자가 생각난다.
결혼을 해보고 싶어하는 여자. (어패가 있나?)
사람 사는 것에 무슨 특별함이 있냐고 한 남자 만나 즐겁고 행복해진다면
그것이 사는 삶이라고 자기 반려자를 찾는 그 여자..


그러나 인생의  첫출발을 내딛고자 하는 또 다른 발걸음을  찾는다는 게 쉽지않은가보다
그래도 늘 준비하고 만나고 그 결혼을 위해 행보를 걷고 있으니 이번 가을엔
꼭 결혼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그래서 그녀의 가슴에도 천혜(天惠)의
이슬이 맺혀 지길 간절히 기도를 해본다.


가을이다.
곳곳에서 내게 결혼 청첩장을 무슨 고지서처럼 전해준다.
나도 이처럼 자신 있게 결혼 청첩장 내밀어 책임을 다하고 싶어 진다.
나이가 과년한 내 딸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 진다.
딸 가진 부모들 다 똑같은 입장일 것이라 생각이 든다.


내 딸은 언제쯤 하얀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그곳에 안착할 수 있을까? 이 가을에 아름답게 성숙한 내 딸의 안위가 갑자기
물어보고 싶어 진다.


무엇보다 친구 딸 결혼식..
슬기 넘쳐진 미래를 바라보는 결혼이 되어 지길 바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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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나를 마냥 기다려 주질 않는다는 너무 잘아는 이치를 까맣게 잊고 살고 있다.
너무 더워서, 너무도 잘알기 때문에 나는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것이 아닐까?
서늘 바람의 가을이 후회처럼 비를 뿌리고 내 곁에 성큼 성큼 다가온다.


상처도 없으면서 상처 깊은 마음이 되어 자기 상실과 구속을 느낀다.
그래서 남자는 가을엔 지나가는 여자에게도 위로 받고 싶어 지는게 아닌가 싶다.
가을을 반기는 여성은 성모마리아이며 나는 그 가을을 탕자처럼 되돌아 축복 마저도
상처처럼 느끼고 좁은 가슴에 얼굴 묻고 울고 싶어 지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래서일까 ?
주변의 남자들이 (혹시 게이?/오해 마시라) 나를 유혹한다.
아마도 남자는 가정으로부터 해방되고자 하고, 여자는 가정 속으로 묶으려 드는가 보다,
가을에 남자는 흔들리고 철없는 남자가 되고 싶어한다.


지난 주일 그 유혹의 불씨를 못 견딜 구속으로 받아드리고,  동갑내기 친구들과
1박2일 을왕리와 강화에를 다녀왔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감미롭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려고 했겠지 만 남자들 넷은 밥 먹고 잠 자는게 가을을 가장 아름답게 보내는
방법으로 아는 듯.. 고독의 항례를 마치고 결국 집으로 돌아갔다.

 

 

을왕리 해수욕장에 모여진 젊은이 들..
나도 한때 저렇게 산맥과 산줄기 같은 야망을 지닌 젊은 날의 한때가 있었다.
동화처럼 의 꿈도 있었고 찬란하고 눈부시었던 꿈의 도전도 있었다.

 

언제부터 일까?
나는 내 별 찾기를 잊어버렸다.
버리고 잊으며 살아온 수많은 것들과 함께 내 별 찾기의 숫된 꿈과

내 별 키우기의 젊은 야망도 절로 잊혀진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 저 백사장에 모여진 젊은이들..
한잔 술과 군무를 이루는 춤과  사랑의 줄을 놓기 바쁜 폭죽 터트리기 ..
운명의 별,.  행운의 별, 행복의 별을 찾는 지금의 순간들..


그저 한없이 편안해지고 방해 받지 않는다면 그 안에 내 마음도 던져버리고 싶다.

하지만 나이가 든다는 것은 자기 찾을 자리를 찾는 명분과 함께 하는게 아닌가 싶다.
내가 흘리는 땀방울의 농도와 내 손마디의 굵기에 정비례하여 자리를 차지하는 것 같다
내 마음은 그곳 춤추는 행복자리에 나가고 싶지만 그것은 욕심일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오늘 나와 함께한 초로의  중년 친구들..
마음에 가을은 분명 부활의 계절이 아니었을까 싶다.
다시 태어나는 마음의 부활.. 가을에 남자는 부활하여 남자의 이름을 건 아들이 되고
그 남자 아들을 껴안는 부활의 성모가 되는 여자 곁으로 잘 돌아갔 길 빌고 싶다.


살다 보면 누구나 자기에게 맞는 적응 방법, 생활유지 방법, 위로 받고 사기를
돋구어 가는 자기만의 독특한 방법을 발견하고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이젠 이것으로 주말의 휴식은 끝났다. 하루분의 상처와 하루분의 피곤과
하루분의 신경질과 하루분의 휴식과 모든 게 어느정도 치료되고 씻겨지고 다독거려진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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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울음이 그칠 듯 하더니  맺고 맺었던 것들을 쏟아내는 것인가?..
새벽부터 지금까지 일만마디로 되돌아 우는 것은 한계절의 사슬을 벗기 위함인가?
살갗에 솟아 오르던 땀이 가시어 까슬까슬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래도 온몸으로
울 수 있었던 여름을 놓아 버린 것 때문일 것이다.


비가오는날, 오전에 가장 기쁨을 주는 것은...
때가 묻어 잿빛 된 보자기 속에 숨겨졌던 자그마한 일 하나가 성사되었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경쟁 입찰을 벌였던 정부 산하기관의 TV-CM 제작 업무가 우리에게 로
낙찰이 결정되어 오늘 최종 통보가 왔다.


그날의 긴장했던 일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기쁨이 앞선다.
9개 업체가 경쟁을 했던 터라 거의 기대보다는 참여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는데
아직은 너도 죽지 않았다는 용기를 주려는 신의 가호인지 모르겠지만
동반 성장 위원회 측의 축하합니다 라는 메세지와 함께 사무실 전 직원들이
마음껏 포효하듯 웃음을 웃을 수 있음에 탐욕을 털어버린 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일게 한다.


무언가 일을 했을 때의 성취감은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희열감 같은 걸 느낀다.
가슴에 맺혀진 게 그 무엇인가라도 저절로 풀어져 바람에 날아 갈 것 같다.
이러한 쾌감은 가을비에 젖어 들며 몸을 터는 수풀같이 아릿한 느낌을 갖는다.
오늘의 기분은 많은 것을 느끼고, 많은 것을 누리며 살았다고 느껴지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무엇이 나에게 자유를 주는가?
종교가, 황금이, 명예가, 아니 오복이란 것이 나에게 자유롭게 해줄 수 있는 걸까?
비가오는 오늘 한통의 전화가 한 조각 구름처럼, 한 잎 가랑잎처럼,
가볍게 홀로 서도 빙긋 웃을수있는 기쁨의 소리였다는 것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기쁨은 어쩌면 잠시일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제작업무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일차 제시한 콘티를 수정하여 세부 콘티로 만들어 클라이언트측과 최종 기술협약을
맺어야 하는 절차도 남았고 정부 캠페인인 터라 시점에 맞춰 홍보영상이 on-Air
되어야 하기때문에 그 시간을 맞추는 것도 여간 까다롭지 않을 것 같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을 해야 하는 타임인지도 모르겠다.
가을이 이제 깊어지기 시작한다. 깊어지는 만큼 내게도 정결하고 정진할 수 있는
가슴 깊숙이 종교의 향내음처럼 삶에 대해 머리 숙여 묵도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지길 간절히 바래 본다.


그동안 제게 마음으로 응원해 주셨던 많은 지인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크고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것이었기에
이런 경쟁에서의 승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응원해준 여러분들이 계셔서
이뤄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시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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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어요.
따가운 햇살의 커튼을 밀어 올리며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좁다란 하늘의 가슴을 차츰차츰 넓히며 가을이 온 것을 느끼게 됩니다.


3일 연속의 8월의 마지막 연휴가 시작되면서 홀로 여행을 생각했습니다.
특별히 어디를 갈까를 고민하지 않았어요. 혼자였던 관계로 떠나면 바로 그곳이
여행지이기 때문이죠. 그래서일까요? 떠나기 전의 흥분됨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을 생각하고 떠나려는 사람의 표정이 마치 아픔을 겪는 사람의 표정이라니
무표정에 나는 당황하고, 그 무표정이 또 다른 표정임을 인식하려 깊은 생각을 합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무표정이 표정이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바로 그 표정 속의 의미는 생활이라는 표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지인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얼마 전 낙향한 후배한테 가자는 제안을 하더군요.
정말 보물섬을 향해 가는 탐험가의 마음처럼 설렘이 왔습니다.
일초의 망설임도 필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임실로 내려가는 길은 정말 이게 고속도로인가 할 정도로 완전 주차장이었습니다.
아마도 마지막 연휴를 즐기려는 피서객들의 탈출방법이겠지요.
모든 게 정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흐름은 있었나 봅니다.
평소 시간보다 두 배나 더 걸렸지만 단절로부터 맥박 뛰는 파문을 받게 합니다.


보고 싶었던 사람들과의 조우...
한 평생 삶의 도처에서 그들과 마주치고 부대끼고 스치고 손잡을 수 있음은 행복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살아 헤어지면서 다시는 못 만날 것처럼 생각이 들었지만
며칠 전 본 사람들처럼 스스럼없이 대화가 시작되고 음식을 나누고 백 년도 살지 못할 것이지만
만날 때 마다 설렘이 드는 사람들..


진정으로 후생을 두려워하지 않을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세월의 흔적이 이끼처럼 끼기 시작한 오랜 만남의 흔적들이 우리들에게는 있는 것 같습니다.
염려와 격려, 그리고 또 다른 표정을 안도감 있게 배려하는 손길,
잠시 잠깐 머물다 올라온 하루였지만 버려두고 갈만 한 것이 없는 만남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날 듣고 싶은 교향곡 하나가 있다면 부르크너 교향곡 8번입니다.
브루크너 교향곡의 최고는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이 브루크너 교향곡의 최고는 8번을 선정 합니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9번이 미완성 작품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 개인의 선곡방법으로는 브루크너 8번은 최대의 작품이고 최고는 9번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이유는 바로 9번 교향곡의 아다지오이기 때문입니다..
혹 나중에 제가 브루크너 9번을 뮤직에세이로 쓴다면 더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


교향곡의 완성도 면에서도 사실 매니아 층은 환장을 할 만큼 좋아하는 걸 보면
8번이 주는 위상은 대단한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해봅니다.
8번은 두 번의 수정이 있었습니다.. 초고 판과 수정 판의 미묘한 차이…


제가 아직은 브루크너를 평가할 만한 사람도 아니고 음악적 지식을 전문가처럼 가지고 있지
않는 터라 깊이 있게 말씀을 드릴 수는 없지만 가장 큰 차이는 1악장의 피날레 입니다.
초고는 fff로 끝나는 반면에 수정판 이하는 ppp로 끝을 냅니다. 여기까지는 제가 알겠는데
더 미묘한 차이는 솔직히 모르겠네요.. 공부를 더하고 나중에 말씀을 드리죠. 쩝~~


그리고 브루크너 교향곡 중에 관현악의 편성 규모가 커지는 것도 8번 교향곡부터입니다.
7번 교향곡 까지는 2관 편성 이였는데 8번부터는 3관으로 편성이 바뀐다는 것..
이것도 특이한 편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2악장의 스케르초의 시작되는데 배치만 보아도 브루크너가 베토벤을 이상으로 삼고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을 것 입니다. 스케르초를 과감하게 2악장으로 배치한 이유는 7번의 성공으로
브루크너 자신이 작곡가로서 위치가 생겨서 베토벤을 모방했다는 비판에 브루크너 스스로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3악장을 8번의 하이라이트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분명 거대하고 아름다움을 간직한 아다지오임에 틀림없습니다.
하프의 로맨틱한 선율 속에서 천상의 세계를 발견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모든 지휘자들 역시 3악장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4악장이 좋습니다. 길고 긴 어둠의 터널을 떠나 마지막 피날레의 금관의
최강주를 듣고 나면 가슴속이 후련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조의 대표주자는 바로 베토벤 입니다.
그래서 저는 교향곡 8번의 모델은 베토벤 9번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1악장의 어둠 2악장의 투쟁적인 스케르초, 3악장의 숭고한 아다지오, 4악장의 환희에 찬
피날레 역시 평생을 베토벤을 이상으로 삼았던 브루크너 입니다.


개인적으로 수없이 많은 연주자의 손길을 통해 음악을 들어왔지만 그 중에 한 명의
연주자를 뽑으라 하면 저는 주저 없이 첼리비다케를 뽑고 싶습니다.
물론 제가 좋아하는 푸르트뱅글러의 연주를 무시 할 수는 없겠지만..브루크네리안을
자처하는 지휘자를 뽑으라면 바로 첼리비다케이기 때문입니다.


소소한 음표 하나에 내포된 고저의 굴절을 다스리는 연주자라고나 할까?
턱없이 긴 호흡, 지속음까지 안배하는 각 악기의 울림. 시시각각 변천하는 각 악기의
섹션간 밸런스. 덕분에 다른 연주자에게서 중첩되지 않는 성부들이 제 모습을 찾는다 고나 할까?


갑자기 내지르는 캬라안이나 인발 같은 연주자 보다는 음의 덩어리를 다잡아 유유히
몰고 가는 것이 아름답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브루크너의 교향곡 8번을 처음 들으면 바로 매력을 느끼는 연주는 아니지만
들을수록 빠져드는 연주임에 분명합니다 .이게 바로 제가 생각하는 브루크너의 모습이지요,.


연휴의 두째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단 5분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세상이지만 또 다시 만날 해후를
생각한다면 가을의 한 가운데 서있어도 맥박뛰는 설레임으로 기대 넘치는 삶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Anton Bruckner - Symphony Number 8 in C minor
Version 1890 - Edition: Leopold Nowak
Münchner Philharmoniker conducted by Sergiu Celibidache
Live Suntory Hall Tokyo, 20 October 1990
1. Allegro moderato
2. Scherzo. Allegro moderato - Trio, langsam
3. Adagio. Feierlich langsam, doch nicht schleppend
4. Finale. Fierlich, nicht schn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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